학교 졸업하고 전공 살려서 일 하는데, 원래 좋아했던 분야고, 적성에도 잘 맞아서 즐겁게 살고 있었어
실수해서 깨지는 일도 많고, 신규인 만큼 능력이 모자라서 한탄하는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날이 배우는게 많고 보람 느껴서 너무 행복했음
그러다보니 스트레스 받을만한 상황에서도 항상 잘 이겨낼 수 있었고, 늘 밝은 모습 유지해서 사람들이 나보고 멘탈 좋다고 칭찬도 많이 했었고, 나도 스스로 그렇다고 느꼈는데 아니더라
운좋게 기회가 생겨서 여태 하던 분야를 떠나고, 어렸을 때부터 관심있었던 분야 공부해서 학자 루트로 빠지기 위해 첫 걸음 내딛었는데,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도 급격히 우울하고 현타오는 느낌
분명 내가 원하는걸 다 하고있고, 매일매일이 꿈같은 현실이나 다름 없을텐데... 분명 어렸을부터 원하던 길인데 막상 오니까 정신적으로 점점 지쳐감
기존에 나의 모든 커리어를 떠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부담감+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익혀야 한다는 막막함+그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이 정말 보잘것 없고 하찮게 느껴져서 괴로운 느낌
난 진짜 그동안 내가 자존감 높고 밝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냥 내가 어정쩡하게 쌓아올린 모래성 위에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는걸 제대로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