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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긴 취업 후기 노잼주의ㅠㅠ

무명의 더쿠 | 03-11 | 조회 수 2818
안녕 덬들아
이직 스트레스 심하게 받다가 정말 마지막이라도 생각한 회사에 성공적으로 취업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3n살 덬이야
이번이 한달 수습 끝나고 계약서 다시 쓰고 정직원이 된 기념으로 글 남기고 싶어서 달려왔어! 재미없고 길겠지만 관심 가져준 덬들에게 고마워어어!

나는 좋은 대학도 안나왔고 자격증도 없고 경력도 부족하고 나이만 먹은... 진짜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쓸까? 하는 사회에 도움이 안되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야
우리집도 너무 가난하고 나는 항상 상황이 안좋고 다니는 회사도 오래 못다니는 노답... 내 인생은 구질구질하고 망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며 여태 살아오고 있었어
그치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엄청 노력하기는 해
그 만큼 상황이 잘 안풀려서 그렇지만ㅎㅎ

다니던 회사마다 뭐 같은 상사, 동료 때문에 싸우지 않고 나온 걸 다행으로 생각할 정도로 이상한 일도 억울한 일도 많이 겪었어
회사에 어떤 사건이 크게 터졌는데 나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 뒤에서 내가 실수해서 그런 거라는 식으로 떠들어 댔다던가...여기저기 굴려지고 손목 망가지고 돈은 제대로 못받고 일만 계속 늘어나고 건강은 안좋아지기도 했고... 사적으로 친한 관리자와 동료 때문에 상처도 받고 차별도 받고 맘고생도 했고... 여튼! 오래 못버티고 나오고를 반복하니까 면접 보는 곳마다 경력 인정을 제대로 안해줬어. 당연하긴 하지만!ㅋㅋ 연봉도 낮게 책정이 되고 나이는 많고... 그래서 지인이 가게를 곧 오픈하시는데 진짜 진지하게 그쪽으로 가야하나 싶었어!

1~2월 서류는 많이 넣었는데 면접만 6~7개는 봤나?... 그 과정에서 우울함이 너무 심했어. 원하는 회사는 연락이 없더라, 역시. 나는 안되나 싶었어.. 그러다 2개의 회사에 들어갔는데 희망 연봉 최저에 사람들도, 회사도 너무 최악이고... 심지어 당당하게 퇴근 후 집에서 일까지 시키는 미친 회사를 만나고...(수당 없음) 나이가 나이인지라 불러주는 곳에서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다녀야 하나? 싶었어... 그렇지만ㅠㅠ 마지막에 들어간 회사까지 도저히 너무 나랑 안 맞아서 이건 아니다..싶었고 입사한지 일주일도 안되어서 그만뒀어. 1~2월은 정말 최악이었어. 너무 힘들었어ㅠㅠ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고 안되면 그냥 지인 가게로 가야겠다...했어ㅠㅠ

정말 마지막으로 입사하게 된 지금 회사
회사 문도 제대로 못찾아서 헤맨 작은 회사야ㅋㅋㅋ
면접 보신 분은 젊은 남자분이셨고 친절하게 회사 얘기도 잘 해주시고 내 말도 경청해 주셔서 같이 일하시는 동료라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어! 경력 위주로 대화를 했었고 우리 회사는 이런 회사입니다. 라고 느껴지게 해주셨어. 수많은 면접 경험 중 제일 제대로 된 면접이라 여기 괜찮다! 라고 느끼기 시작했어. 사실 회사 사무실도 너무 작고 뭔가 환경이 좋아보이진 않았는데... 면접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엄청나게 어필을 하고 있었어ㅋㅋ
면접관 분이 "죄송해요! 제가 티엠아이가 좀 많죠^^;"라고 하셔서 "아닙니다! 자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라고 얘기하면서 면접이 끝났어. 합격 여부는 며칠 걸린다고 하더라고!
뭔가 면접보신 분이 너무 심사숙고하는 느낌이 들어서 안될 수도 있다 생각이 들었고 당일 오후에 다른 곳에서 면접 제의가 와서 바로 날을 잡았어. 그리고 그 다음날(면접 다음날) 합격 통보가 바로 온거야! 일단 제일 먼저 면접 보기로 한 회사에 불참 의사를 전달하고 출근 날짜를 바로 잡았어... 잘한 게 맞겠지? 하면서ㅋㅋㅋ

그렇게 지나고(갑자기) 한달이 좀 지난 상황이야!
알고보니 그 젊은 면접관은 20대 중후반에 회사대표였어
출근하고 알게 되었어
회사 규모는 작지만 성장하고 있는 회사고 무엇보다 대표님과 사장님이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진짜 천운이다 싶어.
모든 업무를 대표님이 케어하고 계시지만 그게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넘 좋아! 진짜 일 잘하시고 열정적이신데 신사적이고 차분하고 예의까지 갖춰진 최고의 상사라 같이 일하는데 기분이 참 좋더라ㅋㅋ
"ㅇㅇ님이 하시는 방법 왜 그렇게 하는지 알 것 같아요! 오, 그 방법이 더 좋아 보이네요. 제가 혹시 말을 잘 못해서 이해가 안되셨다면 말씀해 주세요!"이런 식으로 대화 해주시는데 진짜 아 이게 일하는 맛(?)이구나, 싶었어.. 일 얘기가 되고 더 나은 방향을 위해 같이 고민하고 있다는 게 기분이 참 좋더라! 아직 다닌지 한달 조금 되었지만 직원들이 모두 서로를 존중해주고 일도 열심히하고... 분위기 너무 마음에 들어! 앞으로 잘 성장할 것 같아ㅎㅎ
식대는 대표님이 직원들한테 카드를 주셔서 한도없이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되고(눈치보면서 먹긴 하지만ㅎㅎ) 간식도 먹고 싶은 거 장바구니에 담아 놓으면 되고 혹시나 스스로 조금이라도 남아서 야근을 하게 되면 수당 빠짐없이 다 챙겨 주시고 저번엔 야근이 좀 잦았는데 고생한다고 저녁으로 고기 먹고 오라고 본인 카드 주셔서 다른 직원분이랑 회사 밑에 고기집에서 고기 호다닥 먹고 올라가서 다시 일하고 그랬어ㅋㅋㅋ
내가 지금 내 업무 담당자가 혼자인데 업무량이 점점 늘어나서 야근 없는 날이 없는데 대표님이 사람 한명 더 구하겠다고 원하는 시점에 말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당장 구해달라고 하니까 공고문 바로 올리셨다고 하더라. 그 날도 야근 중이었는데 투썸에서 조각케익 사다 주시면서 얘기하더라... 진짜 직원들 열심히 일하게 하는 마법을 아시는 듯... 칭찬도 잘 해주시고 시정해야 할 건 조심스럽고 예의있게 말씀해 주시고... 내 기준 세상 처음 보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상사얔ㅋㅋ
나도 나름 한달동안 내 회사처럼 열심히 일하기도 했고 대표님이 그걸 알아주신건지 수습 한달 끝나고 계약서 다시 쓰는데 연봉도 희망 연봉으로 맞춰주셨어! 그래서 참 기분이 좋아ㅠㅠ 인수인계 해준 분이 일주일 만에 사라지셔서 고생 많이 했는데ㅠㅠ..

너무 길어서 보는 덬이 있을까싶네ㅎㅎ
같이 일하고 같이 힘내는 동료들과 열심히 일해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고 싶은 곳이 진짜 있을까..싶었는데 나도 이 나이가 되서야 제대로 된 회사를 만났구나.. 싶어
지금까지 다닌 회사들은 어떻게든 일 더 시키고 돈 적게 주고 니가 지쳐 나가 떨어지던 어쩌던 노관심~ 이런 곳들이였는데 지금 회사는 하는 만큼 챙겨줄게,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라는 느낌이여서 진짜 인생 천운이 여기에 몰빵인가 해ㅋㅋㅋㅋ(좀 오바지만)

내가 얘기하는 것들이 대단한 게 분명 아닐 수 있지만 내가 경험했던 직장 중에서는 나에겐 제일 이상적이고 맞는 회사라 신나서 썼어!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상태가 진짜 안좋았는데ㅋㅋㅋ 출근이 짜증나지 않은 게 처음이라 신기하다ㅋㅋㅋ 오히려 생각한 것보다 조금은 재밌게 일하고 있어.. 한달 밖에 안된 평가지만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ㅋㅋ(물론 지하철 1호선에 짜부된 호떡처럼 출퇴근 하는 건 지옥이지만)

이직, 취업 준비하는 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힘이 되는 글이였으면 좋겠다.. 끝까지 봐준 덬이 있다면 고마워!
다들 적게 일하고 돈 많이 벌어야 돼!
어케 끝내냐
글 잘 못쓰고 말도 예쁘게 잘 못해서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미안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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