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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덬 출판사 생활 10년에 자존감 박살난 설..

무명의 더쿠 | 05-03 | 조회 수 8026
일단 내 성격을 말해주자면..아니 병을 말해주자면..
강박+불안+편집증이 있는데 병이 곧 적성인가 싶을 정도로 직무에 찰떡이라 일은 주니어 때부터 잘했음 ㅎㅎㅎ

근데 회사 운이 잘 풀린 편은 아니고 출판도 분야가 많다 보니 내가 원하지 않는 분야 책을 많이 만든 편..
그 과정에서 또 내 이익 챙기거나 욕심 부리는 건 잘 못해서 시키는 거나 열심히 하다 보니 이직도 되게 자주함(연봉이 애초에 드럽게 낮아서 이직이 잦은 업종이기도 함)

문제는 남의 눈치도 많이 보고 할 말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유부남 영업자한테 성희롱 6개월 넘게 당하면서 제대로 조치 못 취하고 가스라이팅 드릉드릉하는 여자 상사들한테도 겁나 많이 당함.. 그 과정에서 안 그래도 우울하고 부정적이던 성격 더 아작남ㅋㅋ 자아비대와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으려고 너무 애쓰다가 자학이 심해져서 안 그래도 바닥이던 자존감은 지구를 뚫을 기세고 인간관계도 많이 심플해짐..

안 그래도 불평불만 많고 친한 사람들한테 많이 징징거리는 편이었는데 그런 거 받아주기 힘들어하는 사람들하고 주로 친해서 인간관계 거의 물갈이됐어..ㅋㅋ 참고로 난 들어주기는 진짜 오지게 잘 들어줌.. 누가 불평불만 늘어놓으면 거의 상대방한테 빙의해서 오구오구해주는 타입인데 내가 그래주는 거 기억하는 사람 진짜 아무도 없더라..ㅠㅠ

물론 여전히 주변에 좋은 사람도 너무 많고 나 일 잘한다고 인정해주는 사람들도 많고, 요즘은 프리랜서 하는 데 일 계속 들어와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 경력 많이 쌓고 그거 인정받으면 나름 먹고살 만한 분야가 되기도 하는 듯.. 근데 그 과정에서 원덬이처럼 자존감 박살 안 나고 인간관계도 괜찮으려면 걍 인간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하는 듯. 그리고 등쳐먹으려는 인간 진짜 존-많이니까 똑 부러져야 함.

쓸데없이 정 많고 셈 흐려서 여전히 멘탈 부서졌다 복구했다 하는 중인데 출판에 관심 있는 덬 혹시 있으면 도움될까 싶어서 적어봄.. 그 밖에 궁금한 거 있으면 답해줄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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