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다니다가 친구가 사장인 스타트업에 멤버로 합류해서 지분도 안 받고 월 50만원 100만원 받아가면서 온갖 궂은 일은 다 도맡음. 마지막까지 월 급여 실수령액 160만원ㅋㅋㅋ
정부지원사업 신청-중간보고-최종발표까지 다 맡았고 기타 경영지원 관련된 일(멤버들 연말정산, 취업연계지원금 등등등등)까지 다 처리하고
기획이면 기획, 사무면 사무, 영업이면 영업까지 다 맡아서 처리하느라 작년 여름부터 거의 하루 13~15시간씩 매일 일해가며 공황장애랑 우울증까지 앓았음
나는 미친 사람처럼 내 생활 포기하면서 오는 일 다 쳐내고 있는데 나 빼고 다 소꿉장난질 하고 있는 꼬라지 보고 회의 때 몇 마디 했다가 결국 나가달란 말 들음^^
데이터 사이언스 레벨도 아니고 통계나 데이터에 대한 완전 기초적인 개념만 있더라도 말이 안되는 데이터들을 자꾸 들이대면서 '우린 잘하고 있어요 성장중임!' 이러길래 이런 부분은 왜 안 보냐, 그 계산식은 잘못됐다, 의미가 다르다 등등 몇 마디 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지가 맡은 일이나 똑바로 할 것이지 우리 잘하고 있는데 왜 초치는 거임??'이고
그렇다고 내가 오지랖 떤 게 아니라 실제로 회사에서 어떤 형태로든 1000건 이상의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 있는 사람이 나 밖에 없었음. 나는 500건부터 20만건 50만건씩 데이터 계산해서 제시하는 게 업무 중 하나였고
그 외에 말도 안되는 일들이 겹쳐서 결국 정면으로 들이받고 짤렸는데, 나도 실업급여 함 받아보나 그래 달달하다던데 하면서 설렁설렁 이직 알아보다가
출신대학+외국어능력+전전직장 대기업경력+전직장 스타트업 경력 다 인정받아서 연봉 3배 넘게 받고 4대보험에 대체휴일까지 다 챙겨주는 직장으로 이직하게 되었음
조또 희망도 안 보이는 회사 우정과 의리로 n년 갈아넣어 줬는데 먼저 짤라줘서 고맙다 친구야, 네 덕에 연봉 퀀텀짬뿌 했으니 소고기 사줄게^^
이제 스타트업 6년차인데 소꿉장난 그만하고 빨리 접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