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소스케는 내가 닿아도 되는 존재를 만남으로써, 지속적인 호기심과 테스트의 욕구를 참지 못해 그렇게도 토닥이고 싶던 그림자 쓰다듬이 그 증거지.그리고 그 호기심과 테스트의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약간의 호감으로 하나에게 악수를 건네.
그런데 소스케는 악수하는 그 순간 눈물이 고여. 꿈꿔본 적 없는 악수, 그걸 마주하게 된 첫 상황. 어떠한 감정적 감격보다. 이 행위의 가능함에 대한 감격부터 시작해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손을 맞대며 감정을 교류하는 사소한 행위에 감격을 한단 말야. 소스케가 감격한 건, 그 살이 맞닿으면서 느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에서 감격을 느끼는 게 보여. 더 나아가 자기도 모르게 고여버린 눈물을 발견해 버린 한 여자. 그 부끄러운 표정? 무언가 당혹스럽고 들켜버린 표정까지 잊지를 못하겠더라고.
그리고 이어지는 따뜻하네. 혹은 "따뜻하다" 저 감정적 논조가 "악수가 이렇게 따뜻한 거였다고?"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림막 없이 손을 마주 잡으며 감정적 교류를 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 감격이 느껴져. 소스케가 느낄 따스움이란 커피 한잔. 따뜻한 온천물, 난로 이 정도였겠지. 누군가의 손을 잡고, 아니 그냥 자신의 두 손을 잡아도 깨달아지는 게 있어. 생각보다 손을 마주하는 게 굉장히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공적이면서도 꽤 사적인 느낌이 드는 연결된 느낌이 들더라고. 소스케에겐 무언가의 생물체가 내 손을 감싸는 그 느낌은 수십 년 만이었고 내가 만질 수 있다 보니, 나의 손에 나의 의지대로 들어오지 않는 촉감의 압력이 인생을 뒤집을 순간이었던 게 맞구나 싶었어. 그로 전해지는 마음 그게 악수하게 되는 표정과 이어지는 따뜻하다는 표정에서 화악 느껴지는 게 좋아
이 드라마엔 정말 묘한 어긋남이 묘하게 선으로 이끌어지는 순간이 있거든. 감사하단 말을 전하기 위해서 악수했지만 오히려 그 악수에 위로를 받아버린 거잖아. 감사하단 말을 핑계 삼아 테스트해 보고자 악수를 건냈고, 감사함이 깊이 담기진 않은 악수임에도 스스로 위로를 받아버린 소스케 거든. 감사의 악수를 한 사람이 오히려 위로받는 악수였던 거야.
하나의 입장에서도 그 악수가 굉장히 기점이더라고. 싸가지 사장이 건넨 이 사소한 악수가 하나의 마음을 풀어주는 열쇠였으니까.
하나는 TV에서 르 소베르로 갑자기 찾아온 의문의 재벌 2세 젊은 사장님을 마주하는데, 운명의 상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나쁜 놈인가? 싶을 정도로 경계심을 가져. 그만큼 하나에겐 소스케에 대한 믿음도 신뢰도 어떠한 좋은 감정도 없었어. 당연하지, 첫 만남이니까. 더불어 소상공인의 무언가를 빼앗아 갈지도 모르는 대기업 도련님이니까. 여기에 출근 후 갑자기 날 외근으로 끌고 나간 사장님과 악수 수발, 비닐봉지 수발, 옷가지 수발 등등 온갖 잡일을 하느라 힘든 상황을 맞이하며 상대방을 향한 싸가지력은 올라가고 저 사장 놈이 미쳤다고 밤 11시에 2배 수주 줘서 개빡치는 상황이란 말이야. 그런데 그 악수 하나로, 하나의 평가가 굉장히 빠르게 뒤집히기 시작해.
왜냐하면 하나는 눈물이 고인 소스케의 눈을 보았거든. 하나가 엄마 이외 누군가의 눈을 보게 되면서 처음으로 타인의 눈물을 보게 된 거. 이 사소한 악수에서. 소스케가 너무나도 오랜만에 느낀 감격! 그런 소스케의 감격적으로 적셔진 눈과 소스케의 손의 감각 그리고 말 뿐이라도 감사하다는 그 말. 그 무언가의 이상한 감각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사람의 눈을 지긋이 보게 되고, 다른 눈을 본 게 아니라 눈물이 고인 그 눈을 본 거란 말이야.
저 사람이 악수 하나에도 눈물이 차오르는 사람이었던가? 내가 오늘 한 행동이 고맙다는 표현인가?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적어도 감정적 표현이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된 순간이라. 그 의외성도 합쳐지면서 하나는 소스케가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닐 거란 판단해. 오늘 하룻날이 긴 하나에게 처음으로 눈을 마주하며 고맙다고 말한 존재가 소스케니까.
무언가의 반전, 저 사람이 보여주었던 행동들이 꽤나 막무가내지만 그렇다고 그런 면만 있는 건 아니구나 하는. 그게 어떠한 친절함이기도 했지만, 하나가 처음 보는 눈물과 그 오묘한 감정선과 무언가 감격적인 예상치 못한 반응들까지. 하나에게 유자온천에 간 날은 참 소스케의 여러가지 면을 보게되는 날이구나 싶더라고. 겉으로 보여지는 어떠한 멋진 모습이 아닌, 정 반대의 모습을 가진 정말 날것의 소스케말이지.
더불어, 소스케가 그렇게 눈물을 보였을 존재가 얼마나 있었겠으며, 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잃어버린 하나에게 감정적 따수움을 전할 존재가 또 누구였을까. 그 지점까지 생각해본다면...!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이 드라마엔 정말 묘한 어긋남이 감정적·애정적 정상궤도를 향해 나아가는 순간이 있거든. 소스케는 감사하단 말을 핑계 삼아 테스트해 보고자 악수했고, 감사함이 그다지 깊이 담기진 않은 악수임에도 스스로 위로를 받아버렸어. 본의가 아니더라도 감사의 악수를 한 사람이 오히려 위로받는 악수였던 거야. 하나는 그 악수를 받아주면서 한 존재의 눈물을 보게 되고, 그 사람이 그렇게 딱딱하고 매서운 사람이 아닐 거란 생각. "나쁜 놈"의 틈에서 의문과 질문이 삐져나오는 순간이었던 거지.
볼수록 2화 악수씬이 너무 좋아. 두 사람이 각자 느껴지는 감정선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마음도 서로를 향한 감상도.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호감과 호기심이 가는 흐름도
+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걸 주로 이야기하지, 눈물이 고이는 거에 집중하는 드라마? 이제 나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차마 세상으로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감정적 요소들이, 눈가에 고여버린 눈물처럼 느껴져서 좋았어. 차마 외부로 흐르지 못하고 고여버린 두 사람의 인생과 마음처럼 말야. 마치 마음속 어딘가가 고여져 버린 두 사람의 마음을 고여버린 두 사람이 서로가 처음 발견한 느낌. 그 순간이 참 기적적처럼 느껴졌어. 그렇게 오랜 시간 고여진 눈물을 서로만이 발견하는 시간인 것 같아서 그것마저도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