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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덬이 올려준거 번역해왔어ㅋㅋㅋ
“오랜만에 러브스토리에 도전”
오구리 슌 × 한효주가 Netflix 시리즈 『익명의 연인들』로 그린 ‘어른의 순정’
10월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익명의 연인들』은 결벽증을 가진 재벌 2세와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쇼콜라티에가 펼치는 어른의 로맨틱 코미디다. 높은 평가를 받은 프랑스 영화 『로맨틱스 어나니머스(원제)』를 원작으로, 30~40대 남녀가 각자의 어려움과 마주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현대 일본의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연출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알려진 러브스토리의 명수 츠키카와 쇼, 프로듀서는 『아가씨』 등을 맡았던 임승용, 촬영은 『신 고질라』의 야마다 코스케, 편집은 『기생충』의 양진모 등 한·일 정상급 크리에이터들이 총출동했다.
초콜릿 가게 **‘르 소베르’**의 경영을 맡아 겉보기엔 순항 중이지만, 실은 극심한 결벽증으로 괴로워하는 주인공 후지와라 소스케를 연기하는 이는 일본 엔터테인먼트계를 이끄는 오구리 슌. 그리고 시선 공포증 탓에 사람들 앞에 서지 못하고, **‘익명의 천재 쇼콜라티에’**로서 몰래 초콜릿 제작에 몰두하는 이 하나를 한국의 국민 배우 한효주가 맡았다. 오랜만에 러브스토리에 도전한 두 배우에게,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 연기하며 중요하게 여긴 점, 그리고 술 한 잔 기울이며 추억을 쌓았다는 현장의 에피소드까지 넉넉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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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스태프가 모인 로맨틱 코미디
— 오구리 씨가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는 건 드라마 『리치맨, 푸어우먼』 이후 13년 만입니다. 이번 타이밍에 이 작품 제안을 수락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오구리 슌(이하 오구리): 일부러 러브스토리를 피한 건 아니고, 아예 제안이 없었어요. 오랜만에 그런 제안을 받았죠. 처음 프로트(줄거리)를 받은 게 몇 년 전인데, 정말 탄탄했습니다. 일본에선 보기 드문 제대로 된 롱 프로트였고, 비전이 또렷했어요. 지금과는 내용이 조금 달라졌지만, 그걸 읽고 “꼭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효주가 있으니까요.
한효주(이하 효주): 그때 아직 저 결정 안 됐잖아요(웃음).
— 효주 씨는 넷플릭스 청춘 로맨스 **『20세기 소녀』**에 잠깐 출연하긴 했지만, 주요 캐스트로 러브스토리에 나선 건 오랜만입니다. 이번 출연을 결정한 요인은 무엇이었나요?
효주: YONG FILM과는 『뷰티 인사이드』, 『독전 2』 등으로 함께하며 신뢰가 있었고, 상대역이 오구리 씨라는 점도 있어 일본에서 새롭게 도전해볼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 오구리 씨는 각본 논의에도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나요?
오구리: 원래는 12월 크랭크인이었는데, 이듬해 2월쯤까지 다 같이 각본을 얘기했어요. 한국어로 쓰인 걸 일본어로 바꾼 대본이라, “여긴 직역이 지나친가?”, “내 캐릭터라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같은 식으로 계속 업데이트했습니다.
— 넷플릭스의 한·일 합작 로코는 이번이 처음이죠. 본작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오구리: 로코의 ‘매력’이라 단정하긴 어렵지만, 이야기 중심에는 **일상에서 누구나 지닌 트라우마·콤플렉스의 ‘극단적 버전’**을 가진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이 그것들과 마주하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내려 애쓰는 모습이 이 작품의 울림이라고 생각해요.
효주: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도 크지만, 말 그대로 상처를 지닌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예요. 둘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조금씩 전진하는 과정이 있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응원하게 되고, 동시에 위로받는 작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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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빛낸 ‘진짜’ 초콜릿
— 현장에선 실제 쇼콜라티에가 당일 진열용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줬다고요?
오구리: 맞아요. 그래서 늘 초콜릿 향이 가득했죠.
효주: 디자인도 정말 예쁘고, 실제로 맛도 훌륭했어요.
오구리: ‘르 소베르’ 키친 멤버들도 초콜릿 만들기 트레이닝을 일찍부터 받았습니다.
— 각자 좋아한 초콜릿은?
오구리: 저는 **‘퓨어 켄지’**가 가장 맛있었어요. 의외로 **‘와사비’**도 작중 설명 그대로의 맛이라 맛있습니다.
효주: 저도 ‘퓨어 켄지’, 그리고 **‘스페셜 오랑제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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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역할 만들기
— 역할을 어떻게 해석하고 준비했나요?
오구리: 소스케는 극심한 결벽증이지만, **“타인이 더럽다”가 아니라 “내가 더러워서 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 생각 때문에 스스로 만든 규칙이 점점 늘어나 몸을 묶어버렸죠. 사회적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실제로는 못 하는 게 너무 많아 문제를 일으키며 살아왔을 거예요. 연애는 일찌감치 선택지에서 지워졌고요. 그런 배경으로 인물을 세웠습니다.
효주: 하나는 일본에서 10년 살았다는 설정이라 우선 그 수준의 일본어 숙련도에 도달하는 게 목표였어요. 초콜릿도 배우고, 검도도 하고… 그런 식으로 준비했죠(웃음).
오구리: 효주가 아니면 성립 안 했을 거예요.
— 두 분 모두 극 중 검도를 하던데요.
효주: 재밌었어요! 몸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요.
오구리: 선생님들의 진짜 시합을 보여주신 적이 있는데, 쉽게 흉내낼 수 있는 세계가 아니더군요.
— 결벽증·시선 공포증 같은 민감한 증상을 연기하며 주의한 점은?
오구리: 매 회차 **“무엇은 허용, 무엇은 불가”**의 라인을 세우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가령 2화에서는 “소스케가 온천에 들어갈 수 있나”를 두고 논의했죠. 그 장면은 요네모토 마나부토시 씨가 연기한 **‘쿠마 사장’의 대사(물을 전부 갈았다)**로 **소스케 기준 ‘입장 가능’**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하나를 만나며 소스케도 점점 비닐 없이도 걷고… 성장해요. 그래서 각 행동과 선택에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효주: 촬영 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만나 시선 공포증 환자의 습관을 리서치했고, 현장에서도 오구리 씨 외에는 눈을 보지 않도록 했습니다.
— 완성작을 처음 봤을 때의 소감은?
오구리: 제 작품은 늘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렵지만, 아주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되었고, 초콜릿이 만들어내는 공기의 온도를 느꼈어요.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효주: 저는 보통 제 출연작도 객관적으로 보는 편인데, 이건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첫 관람 때 첫 화와 마지막 화에서 많이 울었어요. 작품 때문인지, 제 경험이 겹쳐서인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 ‘설렘 포인트’는 어디라고 보나요?
오구리: 관객이 “심쿵했다”고 해도 어디가 포인트인지 궁금해요(웃음).
효주: 저는 소스케가 자는 하나의 이어폰을 귀에 대보는 장면이요.
오구리: 신칸센에서의 그 장면, 확실히 좋아요.
— 작품의 축은 **‘전통과 혁신’**처럼 보입니다. 두 분이 느낀 **‘낡음’과 ‘새로움’**은?
오구리: 감독이 왕도적 설렘 포인트를 정확히 눌러서 익숙한 감각이 있고, 동시에 각 인물의 부하(負荷)와 고통을 정면으로 비추는 방식은 새로운 접근이에요.
효주: 주제가 **‘고백’**의 원곡은 제가 고등학생 때 아주 좋아하던 곡이에요. 새 버전 ‘고백’이 주제가가 된 건 의미 있었고, 개인적으로 추억을 불러오는 포인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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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촬영 현장
— 인상 깊었던 로케이션은요?
오구리: 한여름의 가루이자와가 아주 시원하고 좋았어요. 촬영에 쓰인 호텔도 정말 멋졌고요.
효주: 맞아요! 그 뒤 개인적으로도 다시 다녀왔을 정도예요.
오구리: 바비큐 장면 찍고 바로 한 잔하러 가기도 했죠(웃음).
— 현장 분위기가 참 좋았던 듯합니다.
오구리: 한·일 스태프가 정말 사이가 좋았고 즐거웠어요. 미술은 **『기생충』**의 이하준 감독 팀이 와서, 덕분에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효주: 촬영이 끝난 지금도 서로 만나 밥을 먹을 정도로 계속 친밀해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오구리: 삶은 달걀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웃음). 현장 케이터링에 늘 가득 있어서, 아침엔 달걀과 바나나로 시작하곤 했죠.
효주: 저는 “유뗏따마고~ 유뗏따마고~(삶은 달걀)” 노래를 부르며 들어갔어요. 그래서 다들 제 몫 한 알을 꼭 남겨줬답니다(웃음). 빙수, 쌀가루 빵도 최고였어요.
오구리: 한국(그리고 미국) 현장에선 식사가 정말 중요하죠. 이번 팀도 음식의 힘을 잘 아는 현장이었습니다.
효주: 한국에선 **‘밥차’(차량 케이터링)**가 많아요.
오구리: 일본에도 널리 퍼지면 좋겠어요.
— 두 분의 첫 호흡은 어땠나요?
효주: 『꽃보다 남자』, **『크로우즈 ZERO』**도 봤고, 원래 좋아하던 배우예요. 한국에서도 인기 많고요.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뻤어요.
오구리: 저는 **『무빙』**을 포함해 효주 작품들을 몇 편 봤는데, 같이 일해보니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더군요. 금방 배가 고파져서 점심 전엔 늘 “배고파요! 배고파요!”라고 했죠(웃음).
효주: 맞아요. 아침엔 달걀, 점심 30분 전엔 “배고파요!”, 촬영 끝나면 “생맥주 주세요!”(웃음).
오구리: 사계절을 거의 함께 보내서 긴 여행을 같이한 기분이었어요. 마지막은 발리 촬영이었고, 그곳에서 마무리 파티도 했죠. 주제가 ‘고백’에 맞춘 불꽃놀이는 특히 감동이었어요.
효주: 정말 울었어요. 발리 팀의 서프라이즈였거든요.
— 두 분도 술을 자주?
오구리: 꽤 마셨죠. ‘르 소베르’ 팀과도 자주. 숙박 로케면 “오늘은 어디서 마실까”가 늘 화제였어요. 효주는 항상 “생맥주 주세요!”였고, 전 몸 만들기 중이라… 마음속으로는 절제하고 싶었지만(웃음).
효주: 거짓말!(웃음)
오구리: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