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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구리 슌 × 한효주 “오랜만의 러브스토리는… 부끄러웠다”
촬영 쉬는 시간엔 골프로 친해진 두 사람
Netflix의 신작 드라마 시리즈 **『익명의 연인들』**이 공개됐다.
이 작품은 어른들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각자의 상처와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조금씩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을 그린다.
주연은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 오구리 슌, 그리고 드라마 『동이』 『찬란한 유산』 등으로 잘 알려진 한국의 톱 여배우 한효주.
특히 이번 작품에서 한효주는 전편 일본어 대사에 도전했다. 오랜만에 러브스토리에 출연한 두 배우에게 촬영 비하인드와 인상 깊은 장면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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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벽증의 재벌 후계자 × 시선 공포증의 쇼콜라티에
― 오구리 씨는 결벽증으로 사람에게 손을 댈 수 없는 제과회사 후계자 소스케 역을 맡았습니다.
오구리 슌: 결벽이라는 건 결국 ‘자기만의 규칙’이라, 설정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어요. 소스케는 주변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사람에게 손을 대는 게 그에겐 엄청난 일이죠. 그래서 어떤 건 허용하고 어떤 건 허용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 한효주 씨는 시선 공포증을 가진 익명의 천재 쇼콜라티에 하나 역입니다.
한효주: 이렇게 일본어 대사가 많은 건 처음이라, 제게 큰 도전이었어요.
하나는 ‘일본에 산 지 10년 된 한국인’이라는 설정이라 일본어 발음과 억양을 매일 연습했습니다. 또 “르 소베르” 팀 배우들과 초콜릿 만드는 연습도 정말 많이 했어요.
오구리: 효주는 꾸밈이 없는 사람이에요.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줘서
모두가 매료됐죠. 일본어 포함해 매일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었을 거예요.
한효주: 하나는 타인의 눈을 볼 수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연기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목과 어깨가 뻐근해질 정도였죠.
오구리: 등이 굽는 자세라 더 힘들었을 거예요.
한효주: 맞아요. 늘 주위를 신경 쓰며 긴장하는 역할이라 실제로도 몸이 굳었어요.
― 하지만 소스케의 눈은 볼 수 있었죠.
한효주: 네, 하나와 마찬가지로, 소스케와 마주 보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눈을 볼 수 있었어요. 그건 정말 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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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인상 & 대본 작업
―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오구리: “헉, 한효주다” 했어요(웃음).
한효주: 저도 “오구리 슌이다!”였죠(웃음).
오구리: 하나 역을 맡을 사람을 오래 찾고 있었는데,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거라 정말 기뻤어요. 이후 크랭크인 전까지 저와 효주, 아카니시 진, 나카무라 유리 씨, 프로듀서, 각본가가 모여 미팅을 많이 했습니다. 1월 시작 예정이었는데 2월 말까지 계속 회의를 했을 정도예요. 그 덕분에 촬영 시작 전부터 서로 얼굴 익히는 시간이 있었어요.
한효주: 촬영 전부터 자주 만나 친해진 덕분에 연기할 때도 훨씬 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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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의 러브스토리라 부끄러웠다”
― 일본 드라마는 청춘 로맨스가 많지만, 이번 작품은 어른들의 사랑과 상처를 다룹니다.
오구리: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일과 삶, 상처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에 사랑이 스며든 형태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와 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잖아요. 이 작품은 그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예요.
한효주: 마치 학창시절 몰래 보던 로맨스 만화 같은 느낌이었어요. 두근두근하고, 오래된 설렘이 다시 올라왔달까요. 제 또래 여성분들도 분명 좋아할 것 같아요.
― 오랜만에 러브스토리를 연기한 소감은요?
오구리: 솔직히… 부끄러웠어요(웃음).
한효주: 저도요. 연애물을 정말 오랜만에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연기해보니 20대 때의 표정이 나오는 거예요. ‘나 이런 얼굴도 있었구나’ 하고 새삼 느꼈어요.
― 소스케가 하나에게 마음이 생기는 시점도 빨랐던 것 같아요.
오구리: 소스케에게 ‘손을 잡는 행위’는 엄청난 일인데, 그게 하나에겐 가능했잖아요. 그 순간부터 이미 의식하기 시작합니다. 비 오는 장면, 레스토랑에서 마주보는 장면… 혼자 식은땀을 흘릴 정도였어요(웃음).
한효주: 정말 귀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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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니시 진이 연기한 ‘모테 캐릭터’ 히로
― 초반에 하나가 소스케의 친구 히로(아카니시 진)을 볼 때 눈이 반짝반짝했죠.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으로 표현됐어요.
오구리: 히로는 뭐든 잘하는 남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인물이에요. 다들 상처를 갖고 있어요. 정신과 의사 아이린(나카무라 유리)도 알코올 의존증이 있고요.
한효주: 원래 각본 속 히로는 조금 달랐는데, 아카니시 씨의 매력이 더해져 지금의 히로가 만들어졌어요.
오구리: 원래는 더 ‘완벽한 왕자님’ 같은 이미지였거든요.
한효주: 모두가 첫사랑에 빠질 것 같은 그런 캐릭터였죠.
오구리: 그런데 진의 개성이 입혀지면서 훨씬 깊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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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분위기는 ‘골프와 술자리’로 돈독하게
― 효주 씨는 이번 촬영이 큰 도전이었을 텐데, 오구리 씨에게 의지가 된 순간이 있었나요?
한효주: 많았죠. 현장에서도 그렇고, 촬영이 끝나면 다 같이 술 마시러 가기도 했어요.
오구리: 진짜 자주 갔어요(웃음). 지방 촬영 중에는 스태프들도 다 함께 갔고요. 또 다 같이 골프도 치러 갔어요.
한효주: 네! 여러 번 갔어요.
오구리: 효주 씨 골프 진짜 잘해요. 드라이버도 멋지게 치고요.
한효주: 아니에요(웃음). 정말 즐거웠어요. 촬영이 끝난 후에도 스태프가 한국에 왔을 때 만나서 식사하고, 제가 일본에 갔을 때도 “르 소베르” 팀 배우들과 밥을 먹었어요. 그만큼 끈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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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아이템 & 추천 장면
― 작품 속 초콜릿은 ‘순간의 행복’을 상징하죠. 두 분에게 그런 건 무엇인가요?
한효주: 저는 주먹밥(오니기리)!
오구리: 전 커피요. 아, (스태프에게) 뭐라고? “좋은 근육이네요”라고 말해주면 기분 좋다고요?(웃음) 뭐… 맞아요. 기분 좋아요.
한효주: 하하하(웃음).
― 마지막으로 추천 장면을 알려주세요.
한효주: 비 오는 날, “함께 연습해보자” 하면서 서로 안기는 장면이요. 정말 좋아하는 씬이에요.
오구리: 저도 그 장면입니다. 처음으로 서로의 트라우마를 이야기하고 마음을 여는 순간이죠. 꼭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