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옷상즈 러브 -in the sky- 공식북》(2020)
토츠기 시게유키 ― 시노미야 카나메
오퍼를 받았을 때는 ‘나로 괜찮은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제 배우 인생 중에서도 이렇게까지 중요한 역을 받은 적은 별로 없어서 기쁜 마음 45퍼센트, 송구한 마음 55퍼센트였어요. 각본을 받고 시노미야 역의 중요함에 다시금 놀랐고 동시에 쿠로사와 무사시가 너무 재미있어서 소리 내서 웃었습니다. 요시다 코타로 씨하고는 몇 번 무대를 같이 하고 여러 번 술도 마셨기 때문에 코타로 씨 목소리로 생생하게 뇌 속에서 재생하면서 읽을 수 있었죠(웃음).
똑같이 하루타를 사랑하는 역으로서 무사시를 의식하지는 않았고, 그건 시노미야가 ‘하루타를 쟁취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연심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는 사람이니까요. 시노미야 자신도 무사시를 라이벌로 보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내게는 행복해질 자격 따윈 없어.”라는 대사는 진심으로 생각했고 그건 란과 결혼하고 이혼한 것과 관계있겠지요. 그러니까 이혼하고 10년 동안 사랑을 하지 않았는데 어째서 하루타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시노미야는 한눈에 반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보기에 하루타가 기숙사에 와서 함께 지내는 사이에 부성인지 모성인지 아무튼 돌봐 주고 싶은 욕구에서 마음이 점점 깊어진 것일까 싶어요. 매력으로 느낀 건 서툴고 허당이지만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다정한 점. 무턱대고 열심이고요. 하지만 그런 마음도 본인에게 전할 생각은 없었을 거라서 솔직히 5화 마지막에서 시노미야가 하루타에게 고백하는 신은 배우로서 엔진을 고속 회전시켜야 했어요. 그렇게 해서 생각해 보니 고백한 이유는 하루타와 맺어지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마음에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였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어요. 포기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면 그건 시노미야의 스탠스로 합치하죠. 말하자면 추억을 만드는 7일간이었으니까 모든 게 즐겁고 하나하나 음미하듯이 지내고요. 그래서 시험 교제 일주일이 끝난 뒤 “하루타하고는 사귀지 않아.”라고 말하는 신은 안타까운 장면이 많은 시노미야에게도 가장 애틋했습니다.
배우에게 있어서 ‘그 역이 그 신에서 제대로 살아 있는가.’를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는지는 영원한 주제죠. 현실적인 생활을 그대로 따와도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서 균형이 중요하고, 이 작품은 평소 이상으로 사실감을 추구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대본을 잘 읽고 연기 계획을 다듬지만, 크랭크인 직후에 (다나카) 케이 군이 사실적인 라이브감을 원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사전 준비를 하지 않고 대사도 ‘대충’ 외우고 현장에서 확정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대본에 없는 대사를 촬영 전 단계에서 확인하는 것도 너무 하면 사실적인 느낌이 없어지니까 최소한으로. 이런 현장은 좀처럼 없어요. 배우들도 대단하고 전작부터 이어 온 제작진도 대단하고. 4화의 탁구 신은 그중에서도 굉장했죠. 실은 촬영 전에 루토 감독님에게 “전설을 만들어 봅시다.”라는 문자를 받았어요. 그 의욕을 받아서 저도 단단히 마음을 먹었죠. 당일 촬영은 고타로 씨의 공격하는 연기를 받아서 거기에 지지 않도록 연기로 반격하는 것의 연속이라 정말 즐거웠고 방송을 봐도 엄청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거웠고 상대의 연기에 내가 어떻게 되돌려 줄지도 보람이 있어서 행복하기 짝이 없는 드문 현장이었어요. 케이 군은 연기가 뛰어난 건 물론이지만 늠름한 이미지도 있어서 작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끌어 가는 좌장으로서의 든든함에 놀랐습니다.
치바 (유다이) 군도 평범하게 대본을 읽는 것만으로는 나오지 않을 움직임을 해 와서, 상당히 생각하고 다듬었구나 하고 의욕을 느꼈습니다. 6화에서 시노미야가 나루세에게 고백 받는 신은 정말로 치바 군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그 뒤에 “난 너한테 그런 마음은 없어.” 하고 거절하는 이쪽의 죄책감이 엄청나서 그 마음을 꺼내면 이미 성립하는…… 그런 연기를 치바 군이 해 줬으니까 어떤 의미로는 아주 편했지요. 4화에서는 가쓰오부시 삼각김밥만 사 온 나루세가 진짜 귀여웠기 때문에 대본에는 “그게 뭐야(웃음).”라고 쓰여 있었지만 애드리브로 “너 귀엽네.”라고 했어요.
8화의 나루세랑 한 키스신은…… 치바 군이 키스했을 때는 ‘남자 입술이 이렇게 부드럽네.’ 하고 생각했어요. 그 신, 처음에 키스하려고 한 건 시노미야잖아요. 시노미야는 연애에 능동적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 봤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로 본 촬영을 맞았고 이건 뭐 귀여웠던 거군 싶었지요. 귀여운 존재를 앞에 놓고 무심코 키스할 뻔했다가 0.1초 만에 아니 잠깐만, 하고 정신이 들어서 그만뒀지만 그 틈을 나루세가 놓치지 않았다…… 이런 신일까요. 그러니까 나루세를 좋아하게 된다면 이제부터라고 생각해요. 거기서 마치는 건 좋은 끝이라고 봅니다.
이야기 꺼내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어색한 부분은 흐린눈 해 주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