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적어도 응원만이라도
어느날 방과후. 나는 선생님의 부탁을 받아 체육관의 청소를 하게 되었다.
(귀찮구만.... 빨리 끝내고 돌아가자.)
한숨을 내쉬며 걸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호시노가 얼굴을 내밀었다.
호시노 : 아, 혹시 키타하라 군도?
유지 : 도......라니?
호시노 : 아까 선생님에게 청소하라고 부탁을 받아서...
유지 : 아아, 뭐야. 나뿐만이 아니었던 건가.
호시노 : 역시 그랬던 거네. 미나미,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유지 : 그 선생님, 언제나 억지로 시킨단 말이지.
호시노 :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발견되지 않도록 빨리 돌아가자고 생각했는데...
유지 : 뭐, 이렇게 되었으니까 어쩔 수 없어. 협력해서 빨리 끝내...
말이 끝나기 전에, 그녀는 체육관 구석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유지 : 저기... 호시노 상도 걸레질 하라고.
호시노 : 에~ 피곤하니까 싫어~
유지 : ......
유지 : 그럼, 적어도 응원만이라도 해줄게. 힘내~
유지 : 저기 말이야...
그녀는 그 후에도 스마트폰에 푹 빠져서 움직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혼자 할까....)
결국, 청소는 나 혼자서 거의 다 하게 되었다.
4화 - 옥상에서 보는 푸른 하늘
체육관 청소를 하고, 다음날의 점심시간. 옥상에 나가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호시노가 왔다.
호시노 : 있다! 정말, 찾았잖아.
유지 : 무슨 일이야?
호시노 : 언제나 이런 곳에서 점심 먹는 거야?
유지 : 응. 뭐...
호시노 : 모두들이랑 같이 교실에서 먹으면 좋을텐데.
유지 : 아직 여자애들뿐인 반에 익숙하지 못해서.
호시노 : 확실히 남자애는 키타하라 군밖에 없었지.
유지 : 그보다도, 무슨 용무야?
호시노 : 앗, 맞다!
그녀가 내 눈앞에 편의점 봉투를 내밀었다.
호시노 : 어제는 미안했어. 이거, 괜찮으면 먹을래?
유지 : 응? 뭐야, 이거?
호시노 : 딸기빵이야.
유지 : ...어째서?
호시노 : 왜냐면 어제는 거의 혼자서 체육관 청소를 하게 해버렸고...
유지 : 일부러 사온거야?
호시노 : 응. 어제 돌아가고 나서, 키타하라 군에게 나쁜 짓을 해버렸다고 생각해서...
(반성하고 있는 건가... 헤에, 귀여운 구석이 있잖아.)
피식 웃자,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이 머리를 기울였다.
호시노 : 뭔가, 이상해?
유지 :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빵 고마워.
그녀로부터 받은 빵을 먹으면서,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본다.
호시노 : 옥상에는 평소엔 별로 오지 않는데, 바람이 기분 좋네-
그후로 우리들은 오후의 수업이 시작할 때까지, 실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