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는 우는 애들을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옆에서 앞에서 뒤에서 위에서, 사방에서 울고있는 팬들의 소리를 듣는 게 더 힘들고 더 마음아팠어.
어딜 봐도 우는 사람이고, 나 역시 울고 있고, 우는 소리가 공연장 안을 웅웅 맴돌고 있다는 거.
수 없이 많고 큰 슬픔이 공연장 안을 채우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힘들었고.
게다가 공연은 슬픔이 돈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 것을 극대화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니...
막콘에서 울면서 내내 했던 생각은 이 콘서트는 다시 만날날을 기약하는 안녕이 아니라.
그냥 헤어지는 순간의 슬픔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고문에 가깝다는 거였어.
그리고 그 고문장에 내 돈내고 내발로 걸어들어간 내가 제일 병신같다는 생각도 했었고...
앞으로 다시는 아이돌을 좋아할 수 없겠다고 예감한 계기 같은 것도 되었다.
이 순간 이 공간에서 슬퍼하고 있는 멤버들과 사람들의 정신적인 데미지는, 기획하고 연출한 사람들에게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단거잖아..ㅋ
그들에게는 내가 사람이 아니라 정말 ATM으로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
제비제를 좋아하면서 너무 많은 좋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마지막 콘서트에서 나는 아이돌이 정말 '사업', '돈'이라는 민낯을 적나라하게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게 정말 너무 힘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