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나기 츠요시 배우로 좋아하는 편인데(미드나잇 스완 진짜 잘 봤고) 원작도 워낙에 좋아해서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배우 본체가 청인이라 수화(수어) 연기가 힘들다기엔 루미 역 맡은 여배는 나름 비수지기호 열심히 구현하는데 같은 일본수어 네이티브 화자인 나오토는 너무 무감하달까. 아무리 코다로 자라 도움을 구하지도 매달리지도 않는 어른이 됐다고 하지만 뭔가 흠.. 청인이지만 코다는 수어 네이티브 화자인데 뭔가 너무 수지기호만 외워서 하는 느낌이.. 아 물론 2화 중후반 들어서는 초반 보다 나아지기는 하는데 또 막판 어머니 요양원에서는 또 급발진으로 감정 터트리는데 거기선 그렇게 분노가 전면으로 보이는 거 보단 형 배우분처럼 좀 자연스럽게 슬픔과 분노가 다 느껴졌음 하는데.. 음, 네이티브 스피커들이 바로 앞에서 하는 거랑 비교가 안 될 수가 없는 상황이긴 해서 내가 너무 짜게 평가하는가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건 또 아니지만.. 그럼에도 좀 아쉽긴 하다.
그래도 드라마는 잘 빠졌어. 각색이 여러 부분 들어갔는데 맘에 드는 것도 있고 안 드는 것도 있지만(특히 마지막, 치매 앓는 어머니가 농인들이 잘 내지 않는 목소리로 돌아서 가는 자기의 청인 아들 이름을 부르는 그 장면, 돌아서는 쿠사나기의 얼굴은 진짜..ㅠㅠㅠ), 여튼 이렇게 사회에서 마이너리티가 당하는 차별에 대해 다양한 케이스로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라 이 자체로 시의적절하다 싶어. 그 외에도 코다라는 존재가 2중으로 처한 고립에 대해서도 잘 표현되고 있어서, 이게 앞으로 그려질 나오토라는 남자의 성장을 응원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거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 농인 배우분들의 연기가 빛났어. 이렇게도 자연스럽고 생생한 건 역시 그들이 네이티브 스피커이기 때문일 텐데, 그냥 그 분들이 브러운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일 테지. 배우는 무슨 역이든 연기하는 직업이라지만 그래도 소수자 역은 소수자에게 우선 돌아가는 게 시대정신에 맞다고 봐. 강제할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미덕으로는 추천되어야 할 변화. 마지막으로 드덬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래도 나랏돈 쓰는 드라마라 영상톤이 나름 갈끔하다는 거?ㅎ 황사 없는 깔끔함에 눈의 피로도가 낮은 것도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