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blog.naver.com/cine_play/221656770845
# 1.한강, PM 11:00
“혹시 늦은 밤 인터뷰도 가능한가요?” 자정으로 가는 길목, 정확히 말하면 밤 11시, 한강에서 장기용을 만났다. 캐주얼한 트레이닝 바지에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와 하얀색 운동화, 그에 어울리는 작은 힙색을 매고 맨얼굴로 나타난 장기용은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청춘이었다. “당신의 공간을 보여달라”고 제안한 것은 기자였지만 ‘밤 인터뷰’ 아이디어를 낸 것은 그였다. “밤에 이렇게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에요. 기자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또 하나의 추억이지 않을까 싶어서 밤 인터뷰를 슬쩍 여쭤봤어요.” 스케줄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인터뷰를 ‘추억’이라 표현해 주는 이 배우는 은근 낭만적인 구석이 있었는데, 그걸 자기만 모르는 게 또 매력이었다. “저, 무뚝뚝한 경상도 상남자예요”라고 말하는 장기용 안에 숨어 있는 수많은 가능성들. 아직 견고하게 굳어지지 않은 유동성은 장기용이란 배우가 지니고 있는 큰 재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