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결혼식 전날 신랑 회사 체육대회함ㅋ
(난 이것부터 존빡이었던게, 나도 다녔던 회사고 우리 결혼하는거 다 아는 상황이었음 심지어 이번주 다음주 중에 고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직원들이 우리 생각해서 다음주로 투표했는데 윗대가리들이 지들 마음대로 바꿔버림 이럴거면 왜 투표를 함ㅋㅋㅋ 암튼...)
체육대회 넘나 열심히해서 결혼날 새벽에 메이크업 받으러 나갈 때부터 온몸이 쑤시다 어쩌다 체력 얘기 계속 함ㅋㅋㅋ
그런 상황에 긴장되는 결혼식까지 했으니 몸상태 메롱인 상태로 신혼여행 떠나게 됨ㅋㅋㅋㅋ
2.
패키지 아니고 자유여행으로 갔던 신혼여행이었고, 내가 너무 가고싶었던 도시여서 난 진짜 들떠있었음
결혼 준비할 때 신랑은 회사 때문에 바빴었고 난 백수였기 때문에 당연히 여행 계획도 다 내가 도맡아서 하게 되었음
3박 4일로 다녀오는데 하루 일정 짤 때마다 신랑에게 컨펌 받았고 신랑은 그냥 무조건 다 좋아좋아하는 상황이었음
모든 일정 다 짜고나선 이미지 파일로 만들어서 카톡으로 전송, 갤러리에 저장까지 시켜주며 제발 떠나기 전에 한 번만 읽어봐줘ㅠㅠ 했지만
니가 알아서 했겠지~ 하고 무조건 다 좋아좋아!!!! 했었음ㅋㅋ
3.
첫날 오전에 좀 관광하러 다니고 점심 먹은 다음에 쇼핑몰 구경하는데 이때부터 힘들다고 징징거리기 시작함....
워딩이 쎈 것 같지만 정말.... 저절로 저 말이 튀어나오는 상황이었음ㅋㅋㅋㅋ
내가 그럼 카페에 들어가서 좀 쉴까? 쇼핑몰에 있는 의자에서 쉬고 있으면 나 혼자 보고 올게~ 하고 대안을 내놓았으나
인상만 쓰면서 피곤하다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함...
나도 나중엔 짜증이 나서 그럼 먼저 호텔 들어가 있어 나 혼자 보고 들어갈테니까! 했으나
호텔까지 가는 법을 모른다고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친히 갤러리에 호텔 주소며 전화번호, 거기까지 가는 버스 번호 다 나와있는 이미지를 저장해놓았으니 니가 알아서 보고 가라고 했더니
삐쳐가지고 그냥 여기 앉아있을게.. 하고 쇼핑몰 의자에 앉아있음
나 혼자 구경하면서도 괜히 신경 쓰여서 30분도 안 지나서 돌아왔더니 꾸벅꾸벅 졸고 있길래
오죽 피곤하면 저럴까 싶어서 첫날엔 오후 2시에 호텔로 돌아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룸서비스로 저녁 먹고 계속 호텔에만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둘째날에는 어제 쉬어서 그런가 잘 따라주긴 했음
근데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함..... 내가 가고 싶었던 공원이 모기때문에 휴원함.......... 여기에서부터 비극은 시작되었닼ㅋㅋㅋㅋㅋ
오전일정은 제대로 했는데 점심 먹고 난 뒤에 오후 일정이 다 틀어져버렸음
ㅠㅠㅠ
점심 먹고 제법 많이 걸었던 상태여서 카페에 들어갈까? 했더니 싫다 그러고
그러면 간단하게 뭐 먹을 수 있는 곳에 갈까? 했더니 그것도 싫다 그러고
그럼 뭐하자고! 했더니 갤러리 뒤적거리더니 여기 타워만 가면 오늘 일정 끝이네! 하면서 타워에 가자더라
타워에 가는 이유=오로지 야경
현재 시간=오후 1시
갑자기 너무 열이 받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샛끼 내가 보내준 일정 제대로 읽지도 않았구만? 싶어서ㅋㅋㅋㅋ
야경 보러 가는건데 거길 지금 가서 뭐해! 오빠는 내가 짜놓은 일정만 빨리 소화하면 호텔 가서 쉬고 싶어서 그래?
카페에 들어가는 것도 싫다 쇼핑몰 구경도 싫다 뭐도 싫다 뭐도 싫다 이럴거면 왜 여기에 왔어? 차라리 다른 나라에 패키지로 가지???
하고 쏘아붙였더니
니가 가고 싶대서 온거잖아!
하더라.
아니.... 저 말 듣는데 더 화가 나는거야ㅋㅋㅋㅋ 뭔가 오기 싫은데 억지로 왔냐? 싶은 생각도 들고 암튼 저때 초예민하긴 했었음
그럼 난 나 가고싶은데 갈거니까 오빠는 혼자서 호텔 가서 푹 쉬던가 말던가!
하고 바로 등 돌려서 걷기 시작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되면 따라와서 붙잡아야하는데 안 오길래 뒤돌아보니까 신랑도 화가 났던지 나랑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더라ㅋㅋㅋㅋㅋㅋ
내 주머니엔 교통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 호텔까진 돌아갈 수 있겠다 싶어서 나도 더 막 걸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
걷다보니까 흡연구역이 있길래 재털이 옆에 앉아서 엉엉 울면서 담배 연달아서 3개피 정도 피우고 눈물 닦고 화장 고치고ㅋㅋㅋ
다시 헤어진 쪽으로 걸어올라갔음 아마 헤어져있던 시간 한 3,40분은 될 듯
속으론 이샛끼 진짜 나 버리고 호텔 간거 아니야? 이샛끼 말도 안 통하는데 호텔엔 갈 수 있나?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두리번두리번거리다보니까 저~ 멀리에 신랑이 보이더라ㅋ 나랑 똑같이 두리번거리고 있는게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내가 먼저 가긴 싫어서 일단 걷던 걸 멈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나 조금 기다리니까 신랑이 먼저 오더라
근데 나 보자마자 하는 말이, 라이터 내놔, 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또 빡이쳐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이터 주고 일단 호텔 가는 버스 타는 쪽으로 걷기 시작함
걷는 와중에 또 흡연구역 나와서 신랑이랑 나란히 담배 피우고서 또 걸음
호텔까지 가는 내내 둘이 대화 1도 안 하고ㅋㅋㅋㅋㅋㅋㅋ
호텔 들어가서 샤워하고 나도 열받아서 그냥 그대로 자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 떠보니까 7시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난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신랑은 티비 채널만 돌리면서 뻘쭘하게 있다가 저녁 먹으러 나가서 화해함
신랑이 날씨도 그렇고 체력도 딸리고 그래서 자기가 짜증이 났었다면서 미안하다고 먼저 사과해줘서 나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내일은 너 하고 싶은거 다 해준다고 그러고 나 보는 앞에서 내가 저장해준 여행 일정 정독하고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맛있는 안주랑 술을 마시다보니 화난거 다 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단순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근데 뭐 말이 너 하고 싶은거 다 해준다고 했지, 워낙에 걷는 것을 싫어하는 신랑은 결국 계속되는 걷는 일정에 힘겨워했고
셋째날부터는 나도 신랑 취향 신경쓰지 않은 일정을 인정하고 적당히 타협하고 다녔음
마지막 날에는 괜히 마음이 센치해져서 한국에 돌아가기 싫어☆ 상태가 되어서 1박 더 하고 왔음ㅋㅋㅋ
신랑이랑 해외 여행 나간건 신혼여행이 처음이었는데 저때 크게 데인 이후로
그 다음부터 신랑이랑 해외 나갈때는 존~~~~~~~~~~나 널널하게 일정 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도 버스나 전철 있으면 무조건 걍 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