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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곡 사세요" 유재환의 호소.. 작곡가 현실은 더 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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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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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사세요" 유재환의 호소.. 작곡가 현실은 더 냉정하다

김상화 입력 2019.03.25. 13:45

[케이팝 쪼개듣기]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작곡가 유재환의 모습

[오마이뉴스 김상화 기자]

'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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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작곡가 유재환의 고군분투 곡 판매기가 웃음을 유발했다.
ⓒ MBC
"곡 사세요~ 곡 사세요."

지난 23일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선 작곡가 유재환의 유쾌한 일상을 화면에 담아 재미를 선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개그맨으로 오해할 만큼 많은 예능에 출연한 그였지만 <전참시>에선 오랜만에 음악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방영분에선 유재환이 만든 신곡들을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코믹하게 다뤘다. 각종 장비를 짊어지고 직접 김조한, 오마이걸 등 인기 가수들을 찾아가는가 하면 본인의 작업실에 방문한 선배 김연자에겐 춤까지 추면서 선택을 기대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음반 제작 과정을 잘 모르는 이들도 웃음 터뜨리며 가볍게 지켜볼 만했다.

과연 유재환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노래들을 판매할 수 있을까?

소속사 A&R 부서를 거쳐 곡 채택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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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방영된 MBC < 전지적 참견 시점 >의 한 장면. 작곡가 유재환이 그룹 오마이걸에게 직접 자신의 곡을 들려주는 등 곡 세일즈에 나선 모습이 재미를 이끌어 냈다.
ⓒ MBC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작사, 작곡가들조차도 음반 기획사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지난 17일 방영된 MBC <복면가왕>의 패널로 출연한 인기 작사가 김이나는 복면가수로 출연한 그룹 골든차일드 멤버 와이(Y)의 노래를 평가하면서 "해당 소속사 측에 가사를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았다"며 방송을 통해 사장님에게 장난스레 항의(?)하기도 했다. 김씨처럼 일반 가요 팬들에게 친숙한 작가도 작업물이 채택되지 못하는 일이 흔한 마당에 아직 실적을 내지 못한 신인 작가들이라면 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다.

방송에서는 오마이걸에게 들려준 '엄마야', '러브 스피드' 등의 데모곡이 멤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렇다고 해서 곡 채택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정 규모 이상의 기획사들이라면 음반 기획 및 곡 수집을 담당하는 A&R (Artist&Repertoire) 부서 담당자들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음반 제작의 성패, 이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A&R 부서는 국내외 작곡가들에게 수십 곡 이상 의뢰하고 수급 받아 아티스트의 새로 만들 음반 콘셉트에 어울릴 만한 곡들을 간추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때문에 <전참시>처럼 작곡가가 직접 유명 기획사 소속 가수를 만나서 일대일 면담을 통해 곡 채택을 요청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또한 유재환의 곡이 오마이걸 신보에 들어갈 가능성은 사실 높지 않다. 이 팀은 지난 2015년 데뷔 이래 리메이크 음반과 유닛(오마이걸 반하나)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곡을 외국에서 수급해왔기 때문이다. 신혁, 그리고 지금은 회사를 떠났지만 B1A4 진영 정도만 오마이걸 작곡가로 이름을 올린 터라 그 자리를 뚫고 들어가는 건 유재환으로선 쉽지 않은 도전이기도 하다.

치열한 경쟁률 뚫어야... 관건은 곡의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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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 김상화
 단, 예외도 있다. 역시 <전참시>에 출연한 김연자, 김조한처럼 사실상 1인 기획사로 운영되는 곳과 접촉했다면 작곡가가 직접 곡을 들려주면서 가수의 의사를 묻고 채택 여부를 결정짓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1인 업체를 포함한 소규모 기획사들도 프리랜서 형식으로 A&R 업무를 진행하는 외부 인사를 통해 곡을 수급받는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요즘엔 몇몇 대형 업체들이 주기적으로 오디션을 진행해 신인 작곡가들을 발굴하고 향후 소속가수 음반에 그들이 만든 곡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JYP 엔터테인먼트로 이들은 매년 1, 2차례씩 오디션을 진행한다. 지원자는 갓세븐,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JYP 소속 아티스트에게 어울릴 만한 곡을 직접 만들어 제출하고 몇 차례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마지막 관문인 '송 캠프'까지 거쳐야 합격자로 선정된다. 다만 회사의 눈높이에 적당한 지원자가 없다면 최종 합격자 없이 그대로 종료되는 회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문턱이 높은 편이다.

이렇다보니 작사, 작곡에 갓 입문한 초짜 음악인들은 정식 작가로 입문하기 위한 길이 험난하다는 하소연을 종종 하기도 한다. 일각에서 "이 바닥도 결국 인맥이 좌우하는 것 아니냐?"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맥'도 물론 중요하지만 훨씬 중요한 것은 실력, 작업물의 품질(퀄리티)라고 지적한다. 작사가, 작곡가라면 해당 기획사 혹은 가수의 특성을 잘 분석하고 타이틀곡, 혹은 수록곡 여부에 구애받지 않는 열린 마인드의 작업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

마마무 소속사의 대표이자 인기 작곡가 김도훈 역시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곡 입문서를 빌어 이런 충고를 남겼다. 

"친하거나 유명하다고 해서 무조건 그 사람과 일하진 않는다. 그 분들이 기회를 조금 더 많이 가질 뿐, 사실 더 엄격하고 냉정하게 곡을 판단한다. 가수의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곡의 퀄리티가 좋다면 신인이건 고등학생이건 어느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
- 김도훈 <김도훈 작곡법> 중에서.

비록 예능 특유의 과장된 내용도 다수 포함되었지만 23일 <전참시>를 통해 소개된 유재환의 데모곡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제법 큰 호응을 얻었다. 김조한, 김연자, 오마이걸의 이름으로 빛을 볼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점은 향후 정식 발표를 기대해볼만 하다. 유재환의 '웃음유발' 신곡 영업기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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