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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10220 라만차 조동키 낮공 후기/작품이야기(초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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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1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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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라기엔 그냥 내 생각을 나열+다들 아는 사실을
엄청 길게 써놓은 잡담글이라
이걸 후기카테에 올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글 가독성도 안좋고 뉴비라 판 생리를 모르고 해서
어디 올리기도 그렇고..그냥 기록용으로
여기다가 올려봐ㅜ
작품얘기말고 후기는 아래에 있음

이번이 내 첫번째 뮤지컬 관람이었고
작품 관련 사전정보는 거의 없이 봤어
(2막에 그 씬이 나온다는거 빼면...)

스페인은 근대에 종교재판이 제일 성행한 나라였거든
그런 나라에서 무려 교회에 세금을 걷으려 시도했고
건물을 압류까지 해버린 세르반테스는 작품에서
본인이 말하는 것 처럼 이상주의자지만
나는 세르반테스가 까라스코가 말했던 것처럼
완전한 이상주의자라곤 생각하진 않아.
일단 극중극의 결말이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난게 아니니까. 원래 결말인 거울의 기사도,
새로이 추가된 결말도.
결국 돈키호테는 노환으로 죽어버리지
그리고 조카의 약혼자도, 비록 그게 현실주의자인
까라스코를 대변하는 역이긴 하지만 그 캐릭터를 만들어 냈던건 세르반테스였으니까. 어쨌든 본인도 현실을 직시하고는 있어
애초에 그가 종교재판을 받게 된 이유도
단지 규칙대로 행동했다는 것 때문이었고
물론 규칙을 지키는 행동은 이상적이라고 할수 있지만
그게 무슨 규칙이냐에 따라 달라지니깐. 악법도 법이잖아
난 그래서 그가 작품속에 현실을 직시할수 있는 코드를 넣음과
동시에 그걸 굉장히 이상적인 주제의식과 잘 조합한 점이
죄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대표적으로 알돈자/그리고 그 역을 맡은 여죄수를 말야

알돈자와 까라스코는 이 작품에서 현실주의적 성격을
띄고 있는 캐릭터야. 처음부터 극중극 참여에 소극적이었고
특히 극중극속 알돈자는 죽지 못해 살고있는 인물이지
그러다가 비록 미친 할아버지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자신을 인간으로 봐준 돈키호테에게서
희망을 얻고, 그러다가 다시...원래 가지고 있던걸
빼앗기는게 처음부터 아예 없던것보다 더 힘들잖아
그치만 돈키호테는 알돈자가그런 일을 당했어도 그녀를 계속
레이디, 둘시네아라고 칭했지. 둘시네아는 돈키호테의
레이디이자 알돈자의 희망 그 자체야. 비록 알돈자가 몸을 좀
추스르고 돈키호테를 찾아왔긴 하지만 만약 마지막에 알론조가
돈키호테를 기억해내지 못했다면 알돈자는 예전보다 더 비참한, 그나마 가졌던 것마저 빼앗긴 상태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
다행스럽게도 돈키호테가 마지막까지
그녀를 둘시네아라 부름으로서 그녀의 희망은 지켜진거고
마지막엔 자신을 둘시네아라고 지칭하면서 비록
알론조 키하나는 죽었지만 돈키호테는 내 가슴속에 살아있고
자신은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어


이게 지하감옥의 죄수들에게 다가오는 바는 뭐였을까?
아마 누구에게나 희망은 있다 라는 지극히 이상적인
말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지하감옥속 죄수들의 상황과
알돈자의 상황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나는 지하감옥속 죄수들이 알돈자에게
본인을 투영 내지는 이입했다고 느꼈어
내가 느낀게 맞다면 돈키호테에게 감화된 알돈자처럼
죄수들도 세르반테스에게 감화된거겠지
도지사가 세르반테스에게 돈키호테와 당신은
쌍둥이라고 말한 이유도 이거일테고.
돈키호테가 죽지 않고 산초 알돈자와 임드를
열창하며 극을 끝냈다면 이 극은 어쩌면 죄수들에게
외면 받았을 수 도 있었을거야
해피엔딩은 물론 좋지만 그게 극의 완성도를
언제나 올리진 않고 돈키호테가 죽어버린것처럼
세르반테스도 곧 있으면 이 지하감옥을 떠나야 하니까.
돈키호테가 극속에서 알돈자와 계속 행쇼한다고 쳐도
세르반과 죄수들은 아니잖아? 차라리 현실적으로
돈키호테를 죽게 만들되 홀로 남은 알돈자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게 세르반테스로서는 최선이었을듯 해
마지막에 임파서블 드림 부를때도 보면, 알돈자 역의
여죄수가 제일 먼저 뛰어나와서 부르고 말이야

그리고 까라스코는, 끝까지 세르반테스에게
감화되지 않은 인물이야. 다른 후기들에서 나온것처럼
세르반테스가 재판을 받으러 올라가는 마지막 신에서
세르반테스를 보지 않더라고..
그리고 거울의 기사로 분해서
돈키호테에게 현실을 자각하게 만든 것도
까라스코가 맡았던 조카의 약혼자였지.
난 극 전체를 놓고 봤을때 확실히 까라스코가 있는 편이
극의 완성도를 더 올린다고 생각해
일단 객석에 앉아서 이걸 보는 관객들도 돈키호테에게
이입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을테니까
까라스코는 그런 관객들을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고
사실 나도 이입을 잘 못했거든..일단 난
입장권 수준의 좌석에 오글대여도 실패해서
표정을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들었던게 컸어
그래서 지금 다들 아는 극중 내용을 주절주절 떠들고 있어도
정작 배우들 연기가 어땠는지 디테일하기 말하기는 어려워
그리고 사람 의견이 언제나 일치하는건 아니잖아?
그게 비록 현실이 아니라 극중 가상인물일지라도

까라스코는 현실이야. 돈키호테/알론조의 현실,
알돈자의 현실,돈키호테의 조카의 현실
그리고 세르반테스와 죄수들의 현실
이상과 반대되는것은 현실이니깐
그가 끝까지 감화되지 않은건 이해가 가.
애초에 감옥 뉴비가 변론이랍시고 웬 태평한 소리만 해대면
현실주의자 입장에선 그닥 설득력이 없을수도 있고
그래도 돈키호테는 적어도 까라스코로 하여금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듣게 만드는데는 성공했잖아?
근거가 빈약하긴 하지만..마지막 장면에서도 비록
돈키호테를 외면하고는 있지만 완전히 돌아보지도 않았고(배우/회차마다 다를수 있긴 함) 내가 느끼기엔
약간 입덕부정기같은 느낌이거든. 비록 지금 설득하는덴
실패했지만 계속 곱씹다 보면
분명 까라스코도 뭔가 느끼겠지. 관객들도 똑같을거고

개인적으로 극은 재밌었긴 한데 존잼! 정도는 아니었어
어딘가 살짝 아쉬운 느낌?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럴수도 있고
내가 거의 소리만 들어서 그럴수도 있고...
원래는 더 일찍 가려다 늦잠을 자버려서
시작 1시간 10분전에 도착했는데 내 2명 앞에서
오글대여가 마감됐더라고..ㅜㅜ

연기로 말할거 같으면 조승우는 그냥 다 존잘이었음...
형체만 보이는데도 윤곽이 존잘이었고 딕션도 존잘이었고
(대사가 다 들리더라고 ㄷㄷ)발성이나 목소리도 존잘이었고
연기는 말할것도 없이 진짜 할아버지같았어. 목소리도 그렇고
유연성이나 코어힘도 좋더라고
멀리서 흐릿하게 보는데도 이정도면 가까이선 어땠을지 아쉬움

알돈자는 최수진씨가 맡았는데
난 유튜브 록키호러픽쳐쇼 영상에서 본 분이다! 하고 말았거든
연기도 진짜진짜 좋으셨고(알돈자에 이입 잘됐음)
노래나 딕션같은것도 진짜 완전 좋았어
나머지 분들도 다 좋았는데 딱히 크게
기억나는 점은 없어서 뭐라고 못하겠다..ㅜ
다들 진짜 완벽했어.
오케스트라도 실수 많다고 들었는데
내가 느끼기엔 일단 오늘은 잘 한것같고

그밖의 내용으론...2막 그 씬은 공연 올릴수록
계속 순화돼서 올라온다는데 일단 난 미리 알고가기도 했고
어차피 잘 보이지도 않고 해서 많이 불쾌하진 않았음..
그것보단 2막 중간에 간수들이 여죄수 한명 끌고가느라
극중극이 잠깐 중단되는 씬이 더 무서웠음. 앙상블분이
비명을 너무 처절하게 지르셔가지고 진짜 공포스러웠어
그리고 세르반테스 이놈은 가뜩이나 소극적이던 죄수한테
그런일 당하는 역을 주다니...거울의기사 끝나고
외면받은게 이해감. 사실 나라도 외면했을거임
그 여죄수가 감화돼서 망정이지
그냥 보면서 생각나더라

첫 관극이라 아직 내 취향을 잘 모르겠는데
극호까진 아니어도 호였고
더 잘보이는 자리에서, 최소한 오글과 함께
한번 더 보고싶음
그리고 혹시 읽어준덬 있으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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