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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알렉산더 정산과 후기글 (장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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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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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미막으로 알렉산더를 보내고 돌아와서.. 멍 때리고 있다가

아 회전극인데 정산 해봐야지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받은 것들 꺼내서 정리해봤다


vlfrz.jpg



4월에 플뷰 할인/만원 현매/관대 이벤트 때문에 엄청 달릴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초반의 풋풋한 느낌 있던 때 공연이 좋았었어서 그때 많이 봐두길 잘했던 거 같아

관대 이벤트 해줘서 정말 좋았지만 시기가 너무 빨랐던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살짝 있는데

대신 빠르게 배우들의 해석과 작가 피셜의 이야기 곁가지들을 들어서 극 이해가 더 잘 된 면도 있고...

극이 좀 난해한 면도 있고, 희작은 늘 자기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집어넣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왜 하고 싶었던 건지 듣는게 좋았음


도장판 최소 2개 예약이라 예감했는데 진짜로 2개 완성했어 ㅋㅋㅋㅋㅋ

베팅북 아이디어 너무 예쁘고 좋았어... 마지막 경기가 산타아니타인 것도 맴찢이면서 좋고...

남는 도장들은 할인권이나 증정품이랑 교환했어

할인권도 디자인이 예뻐서 펀칭하고 돌려주니까 좋네

(그러고보니 3회차 증정 엽서는 사진에 빠트렸네. 대본집도 있는데 빠졌고 ㅋㅋㅋ)


폴라도 딱히 욕심이 없어서 한 쌍은 교환에 썼는데 그 때 나온 폴라가 더 예뻤던 거 같은 슬픔 ㅋㅋㅋ

할인권이 4회차 증정 혜택이었으면 4회까지만 찍은 도장판이 쌓였을지도...

회전돌았는데 기념으로 혜택 완성한 거 하난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한 쌍 챙겼어



tobZO.jpg

대니는 너무 멀리서 찍은 사진이 나와서 아쉬워 

빌리 폴라처럼 꽉 차게 찍힌게 좋은데...

어쨌거나 애정극 최애페어 기념용으로 잘 간직하려구



*



일부러 쩌리석이라도 총첫공으로 간신히 예매하고

이번 극 취향일까 어떨까 엄청나게 설레면서 갔었는데

첫 인상은 연출이랑 넘버가 너무 자가복제적이어서, 극이 실망스러운 것은 아닌데 뭔가 짜릿하지도 않다는 거였어

스토리는 함의와 별개로 표면적인 스토리만 봐도 첫 경주에서 알렉산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잘 모르겠고

마지막에 그래서 알렉산더가 우승을 했다는 건지... 어쨌다는건지... 단박에 파악하지 못하겠고


이 극에서 내가 읽었던 메세지들이 서로 모순적인 면도 있어서

작가가 어떤 방향으로 의도를 두고 쓴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

알렉산더가 자연을 거스르고 인간을 따르는 걸 부정적으로 보는 건가? 

아니면 자신의 꿈을 위해 속세를 선택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걸 긍정적으로 보는 건가?

(지금와서 생각해보자면 그냥 이 복합적인 시선 자체가 이 극의 의도 같음

극의 가장 핵심을 관통하는 단어가 '딜레마'라고도 했고)


이대로 마저 잡아둔 프리뷰 자셋까지 하다보면 공연 보면서 언제 끝날 지 시간 재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바로 그 자셋에서 빈틈없이 치였어. 그때쯤에 극을 내 나름대로 이해해버렸거든!

그 날 눈물 닦으면서 퇴장로에서 자넷표를 주섬주섬 주웠던 기억이 나 ㅋㅋㅋ...


아무튼 이해하고 보니까 극에 자체인터도 없고 넘버도 하나도 빠짐없이 너무 좋더라

처음엔 반복되는 구간이 참 많네... 정도였는데

이 리프라이즈들이 어디서 시작돼서 어떤 넘버로 이어지는지 머리로 알고 보기시작하니까

그 짜임이 굉장히 좋은거야... 


예를들면 '나를 봐'라는 넘버는 넘버 고유의 멜로디 라인이랑

'빌리의 꿈'에서 '알렉산더의 꿈'으로 이어지는 리프라이즈와

'수치심에 대하여'의 리프라이즈를 가지고 있는데

각 멜로디가 나올 때의 각기 다른 생각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뒤섞이면서

첫 경주에서 자신의 열망을 실현하는 설렘을 만끽하는 알렉산더가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달려나가는 와중에 자신이 어떤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인지 감각적으로 깨달으며

경기중에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며 공포를 느끼는 이 흐름을 멜로디로 그려주는 게 정말 굉장하다는 말 밖엔...

이 부분에서 "아무도 안 오는 숲 속에 나 혼자 남겨져 헤맬 때" 이 가사를 부르면서 순간적으로 고요해지는 순간이

극을 보면서 가장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었던 거 같아


아무튼 넘버 하나 하나가 다 의미심장하고 멜로디도 너무 좋아서

넘버에 엄청 빠르게 감겨버렸고 금방 외워버린 것 같아 (너무 자주 보기도 했었지 ㅋㅋㅋㅋ 불가치고 곡 수가 적기도 하고)

불가니까 당연히 OST 내줄거라고 생각해서 안달복달 하지도 않고 기다렸는데 그게 막공주가 될 줄은 몰랐네 ^^...

아무튼 오슷 남겨서 다행이다 실황이라 대사 박제 그대로인 것도 좋고


 

*



4월에 내가 이해했던 알렉산더라는 극은

비극적인 신화같은 극이었어

분명 이야기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이기적, 속물적 태도를 비판적으로 투영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알렉산더가 과연 자연에 속한 캐릭터인지는 모르겠다고 생각해

결국은 인간의 생과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우화적으로 그려낸 거에 더 가까운 거 같아


빌리와 알렉산더는 만나기 전부터 자신들의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고

끝이 비극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도망치려고 했어

그럼에도 알렉산더가 마지막 경주를 달리고 싶어한 이유는

그냥 그게 알렉산더의 꿈이자 알렉산더의 존재 이유 그 자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어

빌리도 알렉산더도 운명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자신들이 거부하려고 했던 삶을 살게 되었지만

사실 그 비극적인 삶이 그 둘이 가장 열망한 삶이었다는 걸 깨달으면서 카타르시스가 와닿는 극이었어


알렉산더를 경주마의 세계로 이끈 빌리가 결국에는 알렉산더가 숲으로 도망가기를 바랬지만

정작 알렉산더가 그걸 원하지 않게 된다는 엇갈림도 좋았고

(이 결말이 첫번째 경주 후 빌리와 알렉산더의 엇갈리는 대사에서 이미 복선을 주고 있는 거 같단 생각이 들더라

빌리는 "넌 자유롭게 춤추고 달렸어. 최고였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알렉산더의 눈엔 우승마에게 수여하는 망토만이 보이는 것...)

또 경기를 포기하고 경주마가 아닌 삶을 살기를 원하는 거 역시 알렉산더의 희망이 아니고 인간의 희망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가 인간중심적임을 지적하기에는 인간의 존재와 삶 자체의 근본적인 모순이 더 내 신경을 잡아먹더라

알렉산더는 왜 (=인간은 왜) 무엇을 위해서 살고, 죽는걸까 이게 가장 중요한 극이라고 생각했어


'수치심에 대하여' 넘버에서 우리가 사는 이유이자 죽어도 좋은 이유라고 부르는 그 열망

가지고 있는 게 수치스럽고, 또 한 편으로는 상상속에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그 열망이라는 게

이 극을 관통하는 중심 중 하나이기도 하고

따져보면 모든 게 다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게 세상과 자연의 이치라는 생각도 들고...



*



5월 즈음 되어서 시선이 알렉산더에서 빌리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는데

빌리가 근원적으로 품고 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더라


죽는 순간 자신을 위로할 한 조각 각설탕 같은 노래가 들려오길 소망하는 빌리

한창 화려하게, 아름답게 질주하는 알렉산더의 모습을 보면서도 이것이 영원하지 않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는 빌리

망원경으로 가득찬 경마장 객석을 바라보며 그들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을 유서를 떠올리는 빌리


계속 죽음을 품고 사는 빌리를 보니까 문득 빌리와 미아의 리차드가 참 근간이 비슷한 캐릭터구나 싶었는데

빌리에게 알렉산더의 의미가 리차드의 아폴로니아, 오스카와 같은 의미라는 걸 느꼈어

알렉산더만 보면 펑펑 울고 나오는 이유가

미아랑은 달리 알렉산더를 상실한 이후의 빌리의 모습을 보고 나오게 되기 때문이었던 거 같아 (어디까지나 내 해석으로)


그렇다고 그게 마냥 비극만은 아니고

빌리의 '각설탕 노래'가 죽음에 대한 노래였다면 '피날레'의 각설탕 노래 rep은 생에 대한 노래가 되는

그 변환점이 알렉산더의 존재이고, 이게 살아갈 이유가 없던 빌리에게 그 삶의 이유, 의미가 되었다고 생각해

알렉산더가 사라지지 않으려면, 알렉산더를 놓치지 않으려면 빌리가 계속 살아서 그를 기억해주어야 하니까

그렇게 빌리의 각설탕 노래는 죽음을 위로하는 걸 넘어서 알렉산더를 잊지 않게 해주는 노래가 되고 빌리를 살게 하는 노래가 되고...



*



다 끝난 판에 자리 이야기해서 뭐하나 싶지만 주절주절 쓴 김에...

(드아센 자리 질문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 앵콜오면 더 좋고...)


WTyIB.jpg

(정산판은 트위터에서 주웠어)


1) 고속도로 안 (A~D열)


A열. 언제 1열 앉아보나 싶어서 한 번쯤 가 본건데... 

내게 포도알 꽉찬 드아센 2관이 보인다면 망설임 없이 C열을 누르겠다고 다짐했다

앉는 자세도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힘들고 불편한 것은 또 아니었는데 그냥 이상함)

피티아 숲의 두더지가 되어 알렉산더를 지켜보는 것 같은 땅굴뷰가 별로 맘에 안 들었어

배우들이 무대 뒷편으로 슬금슬금 가면 눈높이가 맞더라고 ㅋㅋㅋ...


C 18번 자리를 두 번 앉아봤는데, 사이드인 것 치고는 시야가 정말 좋았어 대만족했어

C열이 왜 상석인지 너무 잘 알겠고. 딱히 앞 사람들 머리가 거슬리지 않았어

빌리 의자가 무대 오른편에 치우쳐있기 때문에 저 자리에 앉아도 그 의자가 가까워서 사이드라는 느낌이 잘 안 들었어


D열은 단차 조금 구린 편이야

가깝다는 메리트 때문에 어느정도의 시야방해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었던 거 같아...

왼블 D열에 앉는다는 것... 그것은 알렉산더의 갈기에 한 대쯤 맞아볼 수도 있다는 것...


앉아본 것중 제일 최고는 D열 통인데

왼쪽블럭 B,D가 통로로 튀어나온 자리라서 저기 앉으면 진짜 눈 앞을 가리는게 하나도 없었거든

무릎 접고 앉는 A열보다 왼블 B열통이 최고 상석일거라고 합리적 추론중



2) 고속도로 뒤 (E~K열)


E는 악명 높긴한데 저렇게 애매한 중간 위치에 앉으니

사람들 머리 사이로 무대 중앙면이 뚫려서 기적의 시야가 됨;

알렉산더는 앉거나 눕는 장면이 잘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봤고... 가까워서 오히려 좋았음

저 자리 앉아보기 전까지 입퇴장로 있는 왼블 시야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블 앉았을 때 만족도가 더 높다는 걸 깨달았음

극의 시작과 마무리가 빌리가 의자에 앉은 장면으로 시작되다보니...


F,G 왼블 극싸 앉으면 좋은 점이

왼편에 극장 입구가 있기 때문에 지연입장하는 알렉산더 등장 장면을 어둠속에서부터 목격할 수 있고 ㅋㅋㅋ

옆에 사람 없어 쾌적한데 그렇게 벽붙 시야도 아니라서 좋아해

단점은 소란스럽게 중간퇴장하는 사람 있으면 되게 신경쓰임 (다른 극에서 당해봄)

단차가 아주 명확하게 좋았던 건 아닌 거 같아 최근에 G1 앉았을 때 대각선 시야에 걸리는 사람 머리가 꽤 신경쓰이더라고


I열 즈음부터 멀지만.. 극장이 작아서 타극장 같은 열에 비하면 안 멀지 않나 싶음

보통 I열 정도가 많은 사람들의 마지노선 같고 J부터 갈까 가지 말까 고민이 시작되는 거 같아

J 정도면 어차피 멀기 때문에 극싸 J보다는 통로에 가까운 K열을 택해도 좋다고 생각함

K열 좌석 앞은 다른 열들보다 간격이 많이 떨어져있어서 다리가 편하기 때문



*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했던 부분...을 다 쓰기엔 글이 안 끝날 거 같아서

내 개인적인 눈물 포인트 정리



'수치심에 대하여'

고우트가 혼자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그렇게 죽으면 되겠지"라며 부르던 넘버가

두 동물들의 아름다운 합창이 되어 울려퍼지는 순간


'나는 알아'

"사람들은 모르지 넌 좀 특별한데"

빌리의 눈에 담긴 진심과 믿음, 그리고 그걸 알아보는 알렉산더


'웰컴 투 더 써커스'

"은퇴는 하지 않겠어 언젠가 추락하겠지 모두가 기다린 그 순간 추락할 때 난 춤을 출 거야"

이 넘버는 이 부분부터 완전 눈물포인트... 보통 이 넘버때부터 우는 날이 많았어

"모두가 기억하겠지 신나서 자랑하겠지" 이 가사 부르는 부분이 가장 슬펐고

한 사람의 치열한 생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로, 어떤 시선으로 보일 수 있나 이런 마음이 들어서 복잡했기 때문에...

공연 후반부에 많이 기억에 남았던건

"공중곡예사가 추락하는 걸 봤어"를 부를 때의 대니의 충격받은 표정과 넘버가 끝나고 어두운 얼굴로 마사를 향해 달려가는 대니


'내 인생 한 토막을 잘라 너에게 줄게'

"나를 봐"를 부르며 빌리에게 안기는 알렉산더, 울음을 참으며 알렉산더를 꼭 끌어안는 빌리

"출발벨이 울리면 저 끝에 허밍버드가 있다고 생각해"라며 가리키는 빌리를 바라보면서 씩 웃는 알렉산더

마치 끝에 빌리가 있을 것을 생각하며 달리겠다는 의미처럼 보이던 순간


'피날레'

"내가 사는 순간에 이렇게 그리운 순간에 내가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 노래

혼자 견디지 않게 혼자 무너지지 않게 눈 먼 나의 귓가에 조용히 울리는 노래"

잃어버린 빛이 다시 눈에 찾아온 순간, 본능적으로 지금이 어떤 순간인지를 깨닫는 빌리

그리고 알렉산더가 자신을 찾아왔음을 직감하고 눈물을 터뜨리는 빌리...

돌아보면 그렇게 그리웠던 알렉산더의 모습이 있고, 알렉산더가 빌리를 위로하는 각설탕 노래를 불러주는 순간



극을 보면서 그렇게 쉽게 우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알렉산더는 보고 또 봐도 같은 장면에서 계속 울게되는 첫 회전극이었어...

나랑 코드가 정말 완벽하게 맞는 극인가봐...

꼭 다시 올라오면 좋겠다 


널 잊지 못할거야, 알렉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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