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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10718 드큘 밤공 샤선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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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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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원토록 당신에게 묶인채로 살고싶어"

어제와 완전히 다른 공연이었어
전날은 보면볼수록 점점 숨이 차오르고 가슴이 갑갑해지는듯한
공연이었는데 오늘은 단번에 숨이 틀어막힌 느낌의 공연이었어

은은하게 물결치며 속도를 더해가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시작부터 바다 한가운데에 빠져
더 더 깊은 심해로 가라앉는듯한 느낌을 뱓음

오늘 샤큘은 등장부터 기가 정말 쎘어
화가 많지는 않은데 그냥 자연스럽게 고개 숙이게 하는 그런 느낌
특히 솔리터리맨 전후를 보는데
문득 이런 생걱이 들었어

영생의 드라큘라에게도 400년의 은둔생활과
타오르는 갈증은 견디기 벅찬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
(하긴 신을 저주하기 전 타고난 운명은 인간이었으니
시간의 흐름을 뼈저리게 느꼈겠지)

그래서 솔리터리맨 가사에서
"자유 원해 지난 과거를 버리고 새 인생 찾고싶소"
이 부분이 유독 크게 와닿더라

하지만 미나 앞에 서는 순간
샤큘을 지탱시키던 무거운 아우라가 훅 누그러지는데
단단한 외벽에 균열이 생기는 느낌이었어
1막은 조금만 건드리면 툭 끊어질 실마냥
긴장감이 팽배했는데 객석 공기도 정말 무겁다 느꼈어
기차씬이 유일한 숨구멍같았음..

한편 오늘 선녀미나는 바닷속에 잠기는 사람처럼
점점 무거운 감정에 짓눌리고 꼼짝못하는 느낌이었어
앳라스트~러빙유에서 샤큘의 감정이 거대한 파도처럼
미나한테 밀려드는데 보는 나까지 정신이 혼미해지더라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미나한테
샤큘이 "당신은!!! 이미 나와 결혼했어."라고
어미를 단호하게 내려찍으며 말하는 순간 내가 다 숨이 막힘
당신의 진심을 외면하지 말라는 드큘과
그 마음을 있는 힘껏 떨쳐내려 몸부림치는 미나의
감정 대결이 넘버 내내 너무 잘 보임

미나한테 외면당한 1막 후반 샤큘은 정말 무서웠음
오늘 옌루시와의 랖앺랖은 진짜 런던을 쓸어버리는 느낌...

그러다 2막으로 넘어왔을 땐
미나가 오히려 드큘이라는 심해에서
숨쉬는 법을 점차 터득해가는 느낌이었음
윙즈 보는데 선녀미나의 모습이
마치 이성으로 꽉 붙들고 있던
자기 감정을 자유롭게 툭 놓아주는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시덕션은 샤쿨이 주는
감정의 파도에 몸을 싣고
스스로 그 안에 갇히는 느낌이었어
드큘 미나 모두 서로에게 완전히 동화된 모습이었음

사연 샤큘 보면 시덕션-잇츠오버-트시
이 감정선이 더 견고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특히 그 부분이 잘 느껴짐
오늘 잇츠오버는 샤큘 기준
사연 역대 최고의 잇츠오버였다고 생각함
매 순간 완벽한 힘과 힘의 대결이었어

무엇보다 오늘 공연에서 반헬싱의 역할이 정말 크게 느껴짐
샤큘과 선녀미나 트시에서 완전한 하나였어
영원한 삶이 우리의 행복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느낌이었음
하지만 탤헬싱이 끼어든 순간 모든게 다 깨짐

더롱거 가사중 "왜 의심하게 됐나"라는 말 그대로
2막 후반이 되면 샤큘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도록
탤헬싱이 열심히 움직이는데
죽은 줄리아를 가리키며 막 이런 저런 말로 확확 밀어붙임
샤큘이 목소리를 높일수록 더 무너지는게 잘 느껴졌어

피날레에서 샤큘은 마치 드라큘라가 아닌
평범한 한 남자. 그 시절의 왕자로 돌아간 느낌이었음
선녀미나는 제 감정에 더 몸을 맡기고 드큘한테 다가가는데
샤큘은 더 필사적으로 미나를 밀어 보내는 모습..
드큘 죽은 후 선녀미나 마지막 모습이
마치 바닷속에 잠겨있던 한 사람이
육지로 떠밀려 돌아온 느낌이었어

관이 다 내려가기 직전에 달려가서 더듬더듬
힘겹게 노래 부르는 미나 보는데
그 장면이 마치 육지에서 어떻게 숨쉬는지
잊어버린듯한 모습같고..되게 공허했어
"그를 용서해요" 부르고서 눈이 내리는 걸
확인하자마자 주저앉아서 바로 암전 직전에
울음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림
이 소리가 엄청 여운 있었어

오늘 공연 캐슷부터 전체적으로 묵직한 분위기가 컸고,
원작이 가진 고전 고딕소설 색깔이 강하게 드러난 느낌이었어
샤선녀가 주는 서정적인 느낌만큼
고전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도 참 사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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