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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1월에 본 것들 짧후기 모음 (해적, 미인, 귀환, 킬롤, 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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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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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짧후기가 아닌 함정도 섞여있긴 한데 길게 따로 후기를 빼서 쓸 기력은 없기에...




1. 해적 앵콜



해적은 초연때도 봤었는데 초연에 비해 배우들이 더 깊어진 면이 있는 거 같아

스토리는 여전히 또 볼까 표 잡을 때마다 고민 조금 하게 될 정도로 미묘한데

배우가 생각나서 잡게 되네


난 로맨스 싫어하고 첫 눈에 반했다는 설정도 되게 안 좋아해

특히나 첫 눈에 반했지만 서로가 반한 포인트 중에 생명력...이라고 묘사되는 부분도 있는데

아니 그걸 어떻게 만나자마자 칼 끝을 부딪히자마자 안다는건데

게다가 둘의 연애사 같은거 그 이후로 하나도 부각 안 되다가 엔딩에 툭튀하니까

항상 앤 메리 작별 장면에선 나만 소외되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우모기꿈 가사도 극을 몇 번 봐도 나한텐 와닿지가 않아 ㅋㅋㅋㅋ 처음엔 거의 이해불능 수준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뮤는 내가 이해 안 되고 공감 안 가는 상황에도 내 감정을 뭉글뭉글하게 만드는 뭐가 있는지

지난번엔 우모기꿈 보면서 눈물이 났다...? 나도 내 자신이 이해가 안 가


스토리 별로인데 왜 그렇게 자꾸 보느냐 하면

희작갬성에 들어있는 낭만이랑 갓정아 넘버 포기 못해서라고 할 수 있겠네

사실 자첫때는 '기분탓이야'에 꿰여온 거 말고는 넘버들 그냥 무난하다는 인상이었는데...

(최후같은 걸 기대하고 갔는데 타입이 너무 달랐던 것도 있고)


초연 보고는 내가 불가 취향이 맞을까 의문이었는데

몇 작품 거치니까 희작극의 무슨 포인트 좋아하는건지 좀 알 거 같은 기분

그래 난 유치한 거 좋아하는게 맞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별개로 해적에서 내가 정말 맘에 안 들어하는 거...

<인터미션>...

인터의 존재까지는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무대 조명 꺼지고~ 하우스등이 켜지면~ 하는 식으로 현입 유도하는 가사가 핵싫어

차라리 아무말이라도 좋으니까 해적 이야기였으면 좋겠어





2. 미인 지방공


희작극 2탄


희작인데도 딱히 미인에서는 별로 장면들이 갑툭튀라는 인상을 받지 않았어...

연출이나 안무, 편곡 같은게 다 엄청 기교적이라는 느낌이 들고

장면들마다 하나의 유기적인 스토리 보다도 멋지게 연출된 씬들의 모음을 본다는 느낌이 좀 직관적으로 들어와서

스토리의 흐름을 아예 신경을 잘 안 쓰게 되는 거 같다고 하나;;


특히 오프닝씬이 너무 좋더라

약간 첩보 영화 오프닝같은 느낌인데...


난 주크박스 뮤지컬들은 가사가 극에 연결되기 힘들어서 매력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위에서 쓴 대로 그냥 장면들의 연결로 극이 다가오다보니까

가사랑 극에 유기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집중을 별로 안 하게 되기도 하고

편곡이 너무 개사기고... 주크박스 뮤지컬이 만들어 지는 이유 = 곡들이 너무 띵곡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됨


그리고 희작 특징 중 하나로 내가 생각하는게 유치함인데

시대적 배경이랑 맞물린 탓인가 그런 유치함이 그냥 편하게 다가와

미인은 스토리가 중요한 건 아닌 거 같아

캐릭터들이 꽤나 소모적으로 쓰이긴 하는데

개성이 강해서 별 설명 없어도 캐릭터의 전사가 생생하게 느껴져


누가 이거보고 미아랑 킹아더의 향기가 난다고 하던데 극공감

미아 같은 이유 = 인물 개성이 강렬해서 캐릭터쇼 느낌이 낭낭함 

킹아더 같은 이유 =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군무 추면서 노래하는데 넘 신남


그리고 갓상블...

앙상블들 합창곡 부르는 거 말고도 정말 여러 역할들이 있는데 다 잘하고

미인 넘버에 춤 출 때 진짜 엄청나게 신나고 행복하단 표정으로 격렬하게 춤 추는 앙 봤는데 나까지 너무 기분이 좋더라(...)

본공...올 거라서 그렇게 열심히 한거죠? 그렇다고 해줘요


과천 이틀 다 갔는데 첫날 보고 다음날 내가 또 표가 있다는거에 엄청 행복했잖아...

진짜 배우들도 하나하나 너무 좋았는데... 본공 오면 그때 얘기해줌(?)




3. 귀환


희작극 3탄


희작+갓정아 조합인데 실패할리가 없어 하고 보러갔지..

다들 자둘은 해야 괜찮은 극이라고들 해서 걱정했는데 음 역시나

희작 불호 갓정아 극호라는 결과였음


일단 처음 든 생각은 넘버들 스타일이 꽤 해적스럽다는 거였음

해적 작곡할 때 대극장 구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하던가?

갓정아의 대극장 감성이 전반적으로 이런 느낌인걸까 했음 웅장한 와중에 낭만적인.

'새는 알에서 깨어난다'는 넘버가 귀여운 그지돈이라는 평을 들었다길래 대체 뭘 작곡한걸까 싶었는데

어디서 그지돈이 연상되는 건지 1도 모르겠고... 

전체적으론 해적 결혼식이나 피날레 같은 느낌의 넘버들이 많았던 거 같음


해적은 처음에 넘버들이 그렇게 좋은지는 잘 못 느꼈고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해적으로 이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귀환은 첫 넘버부터 와 곡 너무 좋다...했음

무슨 극인지 아직 감도 잘 안 오는 상태에서 첫곡인 '기다림'이랑 두번째 '내가 술래가 되면' 정도만 들어도

이상하게 벌써 뭉클하고 감동적인거야....

이 감상이 좀 깨진 건 '봄'이라는 넘버때였는데 도입부가 너무 가요같은 감성이어서 좀 뜬금없게 느껴지더라

아 그리고.... 이 극에서 묘사되는 대학 풍경 진짜 너무 촌스러...

배경적으로 00년대쯤인게 맞다 그래서 아... 그럴 수 있나,... 했는데 그래도 축제에 반짝이 옷 입고 추는 탭댄스는 너무하지 않나..

어쩜 1930년대 배경 미인이 훨씬 더 세련될 수가....


해성이 부르는 '태도'라는 넘버가 엄청 엄청 엄청 좋았는데 

넘버 기억을 잘 못하는 편이라서... 정말 아쉬워 죽겠어

(사실 해적의 앤보다도 생명력이란 키워드를 더 잘 보여주는 게 해성일 듯... 여자 캐릭터가 부르는 생의 의미에 대한 넘버라는 면에서 앤이 좀 떠오르더라)

그나마 작곡가 트위터에 올려준 가사 읽으면 조금 생각날듯말듯 함

만약 자둘을 하게 된다면 이 넘버 들으려고 하는 거일듯,,,

자첫엔 스토리 따라가느라 노래에 감격해서 울기 쉽지 않은데 숮해성이 그걸 해냅니다


스토리는 과연 이게 완성본일까? 하는 느낌 들게 하는...

너무 얼기설기 엮어놓은 거 같은 느낌이었고... 아무도 희작의 폭주를 막지 않았구나.... 싶었음

전체적으로 현민/우주 서사의 존재 의의를 잘 모르겠음;

1막에 많은 부분이 둘 이야기길래 2막에도 중요한가 싶었더니

스토리 줄기 자체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승호 위주더라고...?

현대 애들 모습을 보여주면서 뭐 과거랑 대조도 하고, 반전에 대한 메세지도 주고 싶은 건 알겠는데

이 친구들 이야기는 1절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터에서도 쏟아지는 죽음 속 자기 생의 의미를 고민하고

다른 이의 손을 잡아주려고 하고 데미안을 읽는 인물들이 나오는 극을 쓰는 작가라서

희작을 싫어할 수는 없는 거 같아...

희작 극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낭만이 빠지지 않는 경우는 없는 듯

그래서 엄청 유치해지는 부분도 있는데 유치하더라도 그게 주는 울림이 나한테 너무 커

해성이 전쟁에 나간 이유 공감이 하나도 안 되고, 넌 나의 우주고 데미안이고 싱클레어고 그런 대사가 너무 현실감이 없고

그런 건 이미 문제가 아니다(....)


순택시 숮 빼고 다 첨보는 아이돌 캐슷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하더라

특히 김민석 배우 진구 연기하는게 너무 예사롭지 않아서 1막 끝나자 마자 누군지 검색했음 ㅋㅋㅋ

그런 순한 캐릭터 연기하면서 눈에 띄는 게 쉽지 않은데... 신인연기상 받았더라고....




4. 킬롤로지


자첫하고 나서는 굉장히 얼떨떨했던 거 같아

가장 이입할 수 있었던 인물은 데이비였는데

바깥이 싸이코패스 갱으로 우글거리고 매일 밤 살아서 집에 돌아오는 게 기적이라는 걸 어떻게 엄마한테 말할 수 있겠어요

내가 말하면, 엄마가 뭔가를 해줘야 하니까.

이런 대사들에서 느껴지는 데이비의 이해와 체념이 너무 슬펐어 (하... 데이비들 대사톤이 진짜...)


데이비가 그런 폭력의 굴레에 순응하고, 자기보다 약하며 보복하지 못할 존재에게 폭력으로 응대하는 게

끔찍하지만 데이비를 탓하고 싶어지지는 않았어...


알란이 실패했다는 점이 그나마 이 극이 보여주는 일말의 희망이란 점도 너무 슬프다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폭력의 잔인성, 폭력의 사슬을 전시해 보여주는 건 쉽지만 

회복을 이루어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마음이 복잡해지는 극이었어




5. 경종수정실록


극 속의 경종보다 그냥 역사적 인물 경종이 더 흥미로운 거 같은데(...)


경종과 연잉군은 진짜로 어떤 사이였을까?

경종이 진짜로 연잉군을 아껴서 그런 선택을 한 걸까?


개인적으로 이걸 상상하는게 극에서 보여준 그림보다 재밌음...

극에서 보여주는 것보다도 더 지독하고 복잡하고 모순적인 관계였을것 같아...


홍수찬은... 왜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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