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우리가 홍콩 민주화 운동을 응원하고 지지해줘야 하는 이유
5,838 18
2019.10.05 21:55
5,838 18
https://img.theqoo.net/sFSma

1990년부터 자주 홍콩을 방문했는데, 최근에 대규모 시위를 보고 깜짝 놀랐다. 홍콩 시민 100만 명이 지난 6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평화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무력을 사용해 진압하려 했다. 중국은 1997년에 반환된 홍콩에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안의 두 체제) 원칙을 적용했고 민주주의 진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 본토의 민주화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의 갈등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시진핑 주석이 독재 체제를 강화했고, 이에 따라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의 언론인 구금 및 미디어 검열, 지난 2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발의한 송환법 개정안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람 장관을 옹호하는 측은 송환법이 개정되더라도 홍콩이 중국 본토의 범죄인 송환 요구에 불응할 권리를 그대로 지닌다고 설명했지만, 홍콩 시민 대부분은 이를 믿지 않았다.

이 사태는 어떻게 종결될까. 국제적 지지를 받는 홍콩 시위대는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개인적인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직접 만나 본 홍콩 시민들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던 1980년대 한국인들만큼이나 용감했다. 시위대를 구성하는 시민층이 매우 다양해 중국 정부나 홍콩 행정부는 그들을 회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시민의 민주화 요구를 중국 정부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중국에서 무장 경찰이나 군을 투입할 수도 없다. 자칫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을 자극해 경제적 제재를 받게 되면 홍콩은 경제특구의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고, 그러면 중국 또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홍콩 사태는 한국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중국 정부가 홍콩 사태에 개입하면서 중국이 국제 시장에서 고립되고,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침체하면 한국 또한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홍콩 사태는 미·중 갈등을 심화시키고 이는 북핵에 대한 정책까지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홍콩 편에 서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가 트럼프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에 반발했고,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발의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은 초당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시위대 탄압 중단을 촉구하지 않으면 의회가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홍콩 시위대는 한 세대 전에 한국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위해 비폭력 시위를 벌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인사 중 다수는 홍콩 시위를 보며 그들의 시위 경험을 떠올릴 것이다. 오늘날 홍콩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1980년대 한국의 학생들이 부른 노래의 멜로디에 자신들의 가사를 붙인 노래를 부른다. 홍콩 시위대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쟁의 전방에 서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해 전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합하여 한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중국은 홍콩을 넘어 대만과 몽골, 그 밖의 아시아 내 민주주의 국가들까지 압박하려 들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동맹에 의지하는 한국에 대한 억제 전략이 된다.

물론 외부에서 중국 정부의 행태를 바꾸도록 하는 것에는 현실적 제약이 많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가하면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에도 타격을 입는다. 미국과 한국 정부에 이번 사태는 난감한 문제다. 이 와중에 한국은 일본과의 갈등 국면에 놓여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독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들의 동맹이 약화하면 독재가 승리를 거두게 될지도 모른다. 홍콩 사태는 민주 국가 진영의 분열을 누가 반기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목록 스크랩 (0)
댓글 1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스킨푸드 X 더쿠🥔] 패드맛집 신제품 <스킨푸드 감자패드> 체험 이벤트 471 00:08 7,481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39,25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2,806,05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598,07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120,637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076,54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341,64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5 20.09.29 2,168,60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36 20.05.17 2,890,83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449,56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28,30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87059 이슈 8년 전 오늘 발매♬ 케츠메이시 '友よ ~この先もずっと...' 08:57 8
2387058 이슈 롤링스톤스 인디펜던트에서 평론 만점 받은 테일러 스위프트 신작 앨범.jpg 2 08:57 86
2387057 기사/뉴스 이라크 옛 친이란 무장단체 주둔지서 폭격…1명 사망·8명 부상 08:08 72
2387056 이슈 ??? 원하지 않는 만남 강요 + 스토킹 + 몰카 범죄.jpg 2 08:08 458
2387055 이슈 [단독] YG 양현석, 보복협박 재판 위헌 신청..2심 유죄 벗어날까 1 08:05 194
2387054 이슈 산책 하다가 주인이 목줄을 놨을때 허스키와 보더콜리의 반응 10 08:01 1,214
2387053 정보 네이버페이12원 22 08:00 899
2387052 이슈 기록 갈아치우는 중인 테일러 스위프트 11집 성적... 6 08:00 445
2387051 이슈 역대 걸그룹 멜론 연간 TOP 10 6 07:50 509
2387050 이슈 첫방부터 시청률10% 넘긴 mbc드라마 <수사반장1958> 54 07:45 3,490
2387049 이슈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 리스트에 하나를 추가하고 싶다는 엠씨 3 07:31 2,321
2387048 이슈 나 20살때 첫 알바지원 문자 패기 개쩐다 21 07:26 3,337
2387047 이슈 장례지도사로 일하는 자식에게 일 끝나면 사람 많은 곳 세군데 들렀다 오라고하는 어머니.jpg 7 07:25 3,980
2387046 유머 요즘 핸드폰 사면 사야하는게 왜케 많음?.jpg 41 07:17 5,084
2387045 이슈 병상에 누워 기력이 없었던 박진영의 외할머니께서 남긴 말씀.jpg 36 07:04 4,999
2387044 유머 벌써 시작된 것 같은 서드임팩트. 6 07:02 1,948
2387043 유머 몽골사람이랑 한국사람이 닮으면 생기는 일 8 06:41 4,078
2387042 이슈 비주류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대답하지 않아도 될 질문에 대답하게 되는 것 2 06:31 2,094
2387041 기사/뉴스 "밥 주세요"...대학가 학생식당 조리로봇, 1시간에 300인분 '뚝딱' 26 06:20 3,618
2387040 이슈 13년 전 오늘 발매♬ SCANDAL 'ハルカ' 06:19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