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7개 구단의 감독과 대표선수, KB손해보험을 제외한 6명의 외국인선수가 참가해 시즌을 앞둔 포부와 준비상황, 취재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팬들이 보내준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가장 관심을 모은 사람은 인천 주안초등학교 배구부에서 함께 시작해 프로팀 사령탑으로 첫 대결하게 된 최태웅(현대캐피탈) 석진욱(OK저축은행) 장병철(한국전력) 감독 등 ‘동창생 3총사’였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최태웅 감독은 “지금 (동기들은) 잠이 오지 않을 것이다. 일단 친구로서 얘기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을 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그것을 잘 버텨야 한다. 잘했으면 좋겠고 우리와 경기를 할 때는 조금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기의 부탁에도 “맞대결에서는 모두 이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던 석진욱 감독은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친구니까 편하게 욕도 할 텐데 욕도 하지 않고 배구 얘기만 하면 흥분한다. 재미없는 친구들이다. 최 감독이 배구 얘기에 가장 잘 흥분한다”고 했다. “동기 팀에게 4승2패를 시즌 목표로 한다”는 장병철 감독은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모두가 잘됐으면 좋겠고 우정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훈훈하게 마무리를 했다.
사회자가 서로를 비난할 시간을 주자 최 감독은 폭탄발언을 했다. “예전에 석 감독이 OK저축은행의 코치로 함께하자고 했다. 그런데 ‘내 밑으로 들어오라’는 말을 해서 가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뜻밖의 폭로에 석 감독은 “우리와 레벨이 다르다. 먼저 감독을 시작했고 팀을 잘 이끌었던 감독이다. 좋은 것은 따라 하려고 하는데 따라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명언’이다. 조금만 자제해준다면 더 명감독이 될 것”이라고 반격했다.
1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팬들이 보내준 질문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은 V리그에서 3시즌을 각기 다른 팀에서 뛰게 된 우리카드 펠리페에게 한 것이다. “3개 팀의 식사 가운데 어디가 가장 맛이 있느냐”고 물었다. 졸지에 3개 구단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자존심이 걸린 질문이 됐다. 펠리페는 “우리카드의 불고기가 가장 맛있다”고 했다. 이 순간 우리카드의 주방이 1승을 거뒀고,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 주방은 의문의 1패를 당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