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구찌 꿀벌' 신는 90년대생 소비심리학
5,136 4
2019.11.28 19:26
5,136 4
[90년대생 '플렉스'의 완성, 운동화]가방·구두 자리 밀어낸 운동화, 이유는?

[편집자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아니라 운동화다. 미국 힙합문화에서 유래한 '플렉스'(부나 귀중품을 과시한다는 뜻)를 중시하는 90년대생에겐 말이다. '최애템' 신발 하나만 신으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부심'을 느끼는 그들의 이유있는 운동화 사랑을 짚어본다. 

구찌 에이스 자수 스니커즈(왼쪽), 골든구스 슈퍼스타 스니커즈 제품컷/사진=각 브랜드 온라인스토어

구찌 에이스 자수 스니커즈(왼쪽), 골든구스 슈퍼스타 스니커즈 제품컷/사진=각 브랜드 온라인스토어


한때 루이비통 가방은 명품의 상징이었다. 3초마다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고 해서 '3초백'으로 불렸다. 모두 옛말이 됐다. '요즘 애들' 90년대생은 가방 대신 운동화로 '플렉스'한다.

꿀벌 자수가 새겨진 구찌 스니커즈, 양말을 신은 듯 발목을 감싸는 발렌시아가 스니커즈, 어른들에게 '때 탄 운동화' 핀잔을 듣는 골든구스 스니커즈는 '3초 운동화' 자리를 노리는 잇템(it item)이다. 최근 나이키가 지드래곤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선보인 운동화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는 정가(21만9000원)보다 60배가량 비싼 1300만원대에 리셀(되팔기)되기도 했다.

'요즘 애들'은 왜 운동화에 돈을 쓸까. 우선은 운동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서다. 운동화는 운동할 때 신던 기능성 신발 '기능재'에서 자신을 드러내기에 최적인 패션 아이템 '상징재'로 바뀌었다. 사회경제적인 변화 속에서 그 성격이 달라졌다. 기업문화가 선진적으로 바뀌고 근무 복장을 자율화하면서 정장 대신 캐주얼룩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굳어졌다. 그러면서 '부장님'도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다. '탈코르셋 운동'이 퍼지면서는 뾰족하고 굽 높은 구두 자리를 운동화가 빼앗았다.

운동화가 가방을 밀어낸 건 '합리적인 플렉스'가 가능해서다. 일명 '구찌 꿀벌 스니커즈'는 78만원이다. 구찌 크로스백, 숄더백이 통상 200만원~300만원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방보다 운동화가 3분의1에서 4분의1가량 저렴한 셈이다. 한 번 사면 계절에 상관 없이 아무 옷에나 여러 번 착용할 수 있어 실용성도 좋다. 옷, 가방과 달리 T.P.O(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의 구애를 받지 않는 셈이다. 더 나아가 일부 소비자는 한정판 운동화를 비싼 값에 되팔아 돈을 버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에 열을 올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요즘 젊은 세대는 열심히 돈 벌어도 아파트를 못 사기에 운동화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긴다"면서 "아파트 대신 자동차에, 자동차 대신 전기자전거에, 그 대신 운동화에 투자를 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화가 기능성 신발이 아닌 패션 아이템, 럭셔리 아이템 카테고리에 들어온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등 사회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했다.

그렇게 대세 신발이 된 운동화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릴 만한) 아이템에 적격이어서 90년대생이 더욱 열광한다. 특히 구하기 힘든 한정판 운동화는 인증샷을 부른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으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를 치면 859건의 게시물이 잡힌다. 한정판 갯수(818켤레)를 뛰어넘는 숫자다. 응모 후 추첨을 진행하는 '드로우' 방식을 일상의 한 이벤트로 즐기며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그룹장은 "밀레니얼(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Z세대(1995년 이후 출생)가 운동화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팬덤에 가깝다"며 "버질 아블로 같은 유명 디자이너, 지드래곤 등 셀럽이 특정 브랜드와 손잡고 디자인에 참여하는 것도 팬덤 현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해시태그 검색 화면

인스타그램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해시태그 검색 화면
양성희 기자 yang@
목록 스크랩 (0)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에센허브 x 더쿠🌿] 에센허브 티트리 컨트롤 인 카밍 앰플 체험 이벤트 259 05.01 45,35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857,94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08,792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174,53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580,543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664,21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4 21.08.23 3,513,56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8 20.09.29 2,365,81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51 20.05.17 3,073,1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648,57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8,017,38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01269 이슈 어제 팬들을 다 놀라게 한 라이즈 앤톤 편곡 음악 09:45 19
2401268 이슈 멧갈라 앞두고 핑크 헤어로 변신한 리한나 09:44 61
2401267 이슈 자의식과잉 케이팝 해외 팬들 볼때마다 어이없는 점.jpg 9 09:41 846
2401266 이슈 한창 트위터에서 핫했던 배추찜 레시피 4 09:41 637
2401265 기사/뉴스 정부24서 개인정보 유출…행안부는 규모·원인 등 '쉬쉬' 25 09:38 921
2401264 이슈 시청률 폭등한 이번주 뮤직뱅크와 음악중심 20 09:36 1,975
2401263 이슈 마포 주공으로 보는 한국 아파트 선분양제의 기원 09:36 352
2401262 이슈 [해외축구] 2023-24 라리가 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 🏆 (36번째 우승) 2 09:33 189
2401261 이슈 키 182cm라는 임영웅.jpg 20 09:31 1,601
2401260 이슈 보기만해도 이쁜 아이돌 응원봉 커스텀 사진들 12 09:28 1,346
2401259 이슈 인사처, '가장 희귀한 공무원 직군' 필경사 채용 공고 6 09:28 1,251
2401258 유머 [KBO] 지금 순위 아~~무 의미없다는데 과연 그럴까? 14 09:27 1,199
2401257 유머 팻캠에 찍힌 치즈냥이 사랑스러운 얼굴 🐱 4 09:23 656
2401256 이슈 우리나라 40대 주요 여배우들 5 09:20 1,265
2401255 정보 kbo]비가오는 어린이날 많은 우취가 될것같은 kbo순위입니다 15 09:17 2,332
2401254 유머 음방 무대 중에 웃참하는 장원영.x 10 09:14 1,331
2401253 이슈 연예인으로 데뷔했으면 인기 많았을지 궁금한 축구선수의 리즈시절 33 09:14 2,810
2401252 기사/뉴스 이찬원, '뮤뱅'→'음중'까지 1위…'땡벌' 이후 17년만의 '대기록'[SC이슈] 6 09:12 369
2401251 유머 올해도 가짜생일 축하받는 세븐틴 디노 26 09:09 2,633
2401250 기사/뉴스 아들 앞에서 생후 일주일 딸 암매장한 엄마, 징역 7년→3년 감형 21 09:08 1,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