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4854552?sid=102
#. A씨(39)는 영끌족이다. 지난해 대출 3억5000만원과 퇴직금 등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털어서 '인서울 아파트'를 매수했다. 영끌은 했지만 후회하지 않았던 것은 1억원 정도 아파트값 상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출조건은 6개월 변동금리에 35년 만기상환이었다. 매달 나가야할 돈이 월 120만원 정도로 부담이 크지 않았다. 문제가 터진 것은 올해부터다. 슬금슬금 오르던 대출 금리가 4%를 넘어가면서 월 상환액이 160만원 수준이 됐다. 앞으로 대출 이자 8%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월 250만원 가까이 상환해야 한다. 월급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월 상환액이 두배가 된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다고 한다.
무리해서 내집마련을 했던 영끌족들이 '하우스 푸어' 위기에 처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연준 뿐 아니라 한국은행도 연달아 금리인상카드를 꺼냈다. 특히 변동금리도 대출받은 직장인들은 급격히 오르는 대출금리에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투자도 해보지만 물가상승 및 금리 인상 흐름에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미 연준은 추후에도 기준금리를 빅스텝(0.50%p)이나 자이언트스텝(0.75%p)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한은 역시 올해 최소 두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 영끌족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번 돈 절반이 대출로 나가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0%다. 지난해 12월까지 2.59%였던 것이 올 들어 1.31%p가 상승한 것이다.
금리인상이 멈출 분위기는 아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최근 4~6% 수준이며 최고금리는 7%를 넘기도 한다. 영끌해 집을 산 직장인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출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았던 것이 '독'이 됐다.
지난해 3억원대 대출을 받아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최모씨(40)는 "주담대와 마이너스 통장 모두를 동원해서 어렵게 집을 샀는데 최근 주담대 이자는 3% 후반이고 마이너스 통장 이자는 5%가 넘는다"며 "아직은 버틸 수는 있지만 추가로 이자가 더 오르면 집을 다시 팔아야 할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매수세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시 전체 면적 아파트의 평균 대출 상환액은 매월 194만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3만원이 늘었다. 지난해 도시근로자가구의 평균 가처분소득이 418만9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대출 상환에 쓰고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직방은 금리가 7%까지 상승할 경우 가구 평균소득의 62%를 대출상환에 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직장인 이모씨(46)는 "앞으로 대출이자 상환은 늘어나고 물가가 올라 교육비나 생활비 등도 늘어나고 있는데 월급은 그대로다"고 전했다.
■코인, '국장, 미장'도 신통찮아
늘어나는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일부 직장인은 여가를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주식,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 또한 하락장을 보인데다 가상자산 시장은 테라·루나 사태로 폭락했다. 한때 1코인당 5만달러대를 바라봤던 비트코인은 현재 1만9000달러가 붕괴되기도 했다.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박모씨(39) "배달 플랫폼 광고를 보면 누구나 용돈벌이 정도 가능한 것처럼 보여서 해봤는데 자차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해서는 벌리는 돈이 없다"며 "늘어나는 대출이자나 생활비 등을 생각하면 뭐라도 해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직장인 김모씨(42)는 "주변 친구나 직장동료를 만나면 주식과 코인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일상이지만 대부분 결과가 좋지 않다"며 "올 들어 국장(코스닥)은 물론이고 미장(미국증권시장)도 금리인상 영향으로 많이 하락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코인도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 첫번째 사례 1억이상 벌었다는데 이자 부담되면 지금이라도 팔면 버는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