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승객들 당국으로부터 ‘검사 이유’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드공항에 세워진 카타르항공 여객기. AP연합뉴스 |
카타르의 한 공항 화장실에서 이달 초 갓 태어난 아기가 발견된 가운데, 당시 카타르 당국이 산모를 찾기 위해 여성 승객들을 대상으로 자궁 검사를 진행하면서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일, 도하의 하마드공항 화장실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미화 관계자에게 발견됐다.
당국은 친모를 찾기 위해 카타르항공 소속 여객기에 오를 예정이던 여성 승객들을 대상으로 자궁경부검사를 진행했다. 이날 도하를 떠나 호주 시드니로 향하려던 여성 승객들은 구급차에 옮겨 타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논란은 승객들이 왜 자신이 검사 대상인지 당국으로부터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데서 불거졌다.
한 여성은 AFP통신에 “여성 승객들이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강제로 (자궁) 검사를 받아야 했다”며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세븐 뉴스는 검사를 받은 여성들은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당일의 검사 대상 여성 승객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호주 국적 승객 13명이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러한 사실은 승객들이 당시 있었던 일을 호주 당국에 알리면서 뒤늦게 공개됐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수도 캔버라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에 호주 외교 당국은 카타르 당국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호주 외교 당국 관계자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카타르 당국에 전했다”며 “정확한 경위 등의 정보를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드공항 측은 “의료 관계자들은 곧 비행기에 오를 예정인 산모의 건강을 크게 걱정했다”며 이번 검사가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BBC는 이와 관련해 카타르항공 측이 아직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아기는 시설로 옮겨져 안전하게 보호받는 중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