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우리 아빠는 오늘도 투잡합니다" '투잡 절벽' 내몰리는 가장들
2,695 19
2019.11.28 11:05
2,695 19
낮에는 학원일, 밤에는 배달 일..안타까운 사고
퇴근하고 또 다시 일터로 '빠듯한 생활비' 충당
수면부족, 과도한 노동량, 결국 건강 악화로

26일 오후 10시50분께 부산 사상구 엄궁동 강변도로에서 경차 한대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췄다. 사진=부산경찰청

26일 오후 10시50분께 부산 사상구 엄궁동 강변도로에서 경차 한대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췄다. 사진=부산경찰청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생계 때문에 밤낮으로 일하던 한 50대 가장이 심야에 배달 일을 하러 가기 위해 차를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고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직장인들이 생계 등을 이유로 투잡에 몰리면서 일부에서는 '투잡 절벽'에 내몰리는 직장인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밤낮으로 일하다 보니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의학계 우려도 있다.

27일 부산 사상경찰서와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26일) 오후 10시50분께 사상구 엄궁동 강변도로서 구포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승용차 운전자 A(56) 씨가 현장에서 숨졌다. 경차를 타고 있었던 A씨는 에어백이 터지긴 했으나 사고 충격이 컸던 게 주요 사인으로 119는 추정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A씨는 학원을 운영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지자 1년 가까이 부산 사상에 있는 한 농산물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이날도 밤에 농산물시장에 배달 일을 하기 위해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졸음운전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191128101259783fdpo.jpg

"생활비 빠듯해" 생계형 투잡 언제 끝날까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A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잡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이 직장인 및 자영업자 903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투잡백서'를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꼴로 부업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 경험이 있는지 확인하자 응답자의 78%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 가운데 직장인 비율은 71%였다.

또 취업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2017년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이 투잡을 원하는 이유 1순위는 '월급으로는 생활이 힘들어서'(57.3%, 복수응답)였다.

이어 '결혼, 빚 청산, 노후 등 목돈 마련 위해'(35.4%), '창업 등 새로운 커리어를 위한 준비차원'(23.7%), '취미 및 특기 적성을 살리고 싶어서'(22.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내용을 종합하면 결국 생활비 마련 목적으로, 직장인들은 밤낮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잡 경험이 있다고 밝힌 30대 후반 직장인 B 씨는 "생활비가 빠듯하다. 딸 두명을 키우고 있는데 아직 초등학생들이라 버틸만 하다"면서도 "지금 내가 투잡을 하고 있지 않으면, 애들 학원비를 마련하지 못할 것 같다. 한살이라도 어릴때 투잡을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관련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투잡 직업군은 복수선택을 통해 서빙, 매장관리 등 ▲서비스직(31%)이었다. 두 번째로는 사무직, 편집, 디자인 등 근무를 집에서 진행하는 ▲재택근무(25%)가 꼽혔다.

이어 대리운전, 음식배달, 탁송, 새벽 배송, 퀵서비스 등을 일컫는 ▲O2O서비스(12%)도 두 자릿수 비율을 나타냈다. 이어서 ▲강사, 강의(9%), ▲자영업, 쇼핑몰(6%), 유튜브, 1인 방송 등 ▲뉴 미디어(5%) 순으로 직장인 인기 부업이 집계됐다.

직장인이 병행하는 투잡 개수는 월평균 1.2개, 수입은 86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투잡을 병행하는 가장 큰 목적은 생활비 조달(34%) 때문으로 확인됐다.

20191128101300819zyar.jpg

"아빠 힘내" 말 들으면 피로감 사라져…의학계 '만성피로' 조심해야

투잡으로 가끔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고 밝힌 또 다른 30대 후반 직장인 C 씨는 "가끔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면서 "낮에는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걸(대리운전) 매일 할 수는 없다. 정말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그 역시 투잡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활비 마련 목적이고 애들에게 조금 더 예쁜 옷, 조금 더 맛있는 걸 먹이고 싶어서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걱정은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 씨는 "아무래도 저의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들이 제일 눈에 밟힌다"면서 "딸들이 '아빠 힘내'라고 말해주는데, 그 말 들으면 피로감이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잡은 건강을 악화할 수 있는 각종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을 가장 해치는 것은 수면 부족과 과도한 노동량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로 인해 △24시간 신체 리듬 붕괴 △수면 부족 등이 얽히면서 심혈관 질환, 당뇨 같은 합병증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 7~8시간 정도의 일정한 수면 시간을 지키면서 생활을 해야 하는데 투잡 생활을 이어가면 이런 생활이 붕괴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보통 잠을 자도 졸음이 가시지 않고, 피로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생활비 마련 목적 등으로 투잡을 뛰는 가장을 바라보는 가족의 걱정이 커지는 이유다.

의학계 한 관계자는 투잡 등으로 인해 만성피로가 올 수 있다면서 "기억력·집중력 장애, 근육통, 혹은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만성 피로로 볼 수 있다"면서 "일을 한 후 심한 권태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투잡을 뛰는 한 직장인은 저녁이 있는 삶을 희망으로 말했다. 40대 초반 직장인 D 씨는 "가정생활이 좋아지면, 당연히 투잡 생활을 청산할 생각이다"라면서 "그런 날이 오면 가족들과 느긋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하루 있었던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https://news.v.daum.net/v/20191128101257779

목록 스크랩 (0)
댓글 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스킨푸드 X 더쿠🥔] 패드맛집 신제품 <스킨푸드 감자패드> 체험 이벤트 487 00:08 7,75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39,69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2,806,369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3,598,44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120,950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076,88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3 21.08.23 3,341,70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5 20.09.29 2,168,69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36 20.05.17 2,890,90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53 20.04.30 3,449,6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글쓰기 권한 포인트 상향 조정) 1236 18.08.31 7,828,37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87119 이슈 [KBO] 4월 20일 각팀 선발투수 & 중계방송사 & 중계진 & 날씨 2 09:15 71
2387118 이슈 사진 포즈 아이디어.x 09:12 232
2387117 이슈 은근히 맛있어 보이는 음식 4 09:10 487
2387116 이슈 변요한 X 신혜선 X 이엘 영화 <그녀가 죽었다> 메인 예고편 2 09:10 215
2387115 기사/뉴스 [단독]'심야괴담회' 6월 시즌4로 돌아온다..김구라·김숙 MC 확정 15 09:07 416
2387114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4 09:06 181
2387113 기사/뉴스 [단독] "경영보다 돈"…아워홈 매각 손잡은 남매 7 09:05 927
2387112 이슈 핑계고 모닝 콜라텍 Line-Upㅣ4/27(토) 오전 9시 업로드 (라인업: 유재석, 조혜련, 다이나믹듀오, 윤성호(뉴진스님), 홍진경, 남창희, 사쿠라, 김채원, 케이윌, 별, 이동휘, 임수정, 양세찬) 24 09:01 1,410
2387111 이슈 요새는 보기 힘든 저층아파트의 감성.jpg 16 09:00 2,928
2387110 이슈 테일러 스위프트 새 앨범 리드싱글 "Fortnight (Feat. 포스트말론)" MV 공개 7 09:00 294
2387109 이슈 8년 전 오늘 발매♬ 케츠메이시 '友よ ~この先もずっと...' 08:57 45
2387108 이슈 롤링스톤스 인디펜던트에서 평론 만점 받은 테일러 스위프트 신작 앨범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jpg 5 08:57 397
2387107 기사/뉴스 이라크 옛 친이란 무장단체 주둔지서 폭격…1명 사망·8명 부상 08:08 154
2387106 이슈 ??? 원하지 않는 만남 강요 + 스토킹 + 몰카 범죄.jpg 9 08:08 1,477
2387105 이슈 [단독] YG 양현석, 보복협박 재판 위헌 신청..2심 유죄 벗어날까 7 08:05 444
2387104 이슈 산책 하다가 주인이 목줄을 놨을때 허스키와 보더콜리의 반응 28 08:01 2,817
2387103 정보 네이버페이12원 23 08:00 1,692
2387102 이슈 기록 갈아치우는 중인 테일러 스위프트 11집 성적... 9 08:00 828
2387101 이슈 역대 걸그룹 멜론 연간 TOP 10 8 07:50 788
2387100 이슈 첫방부터 시청률10% 넘긴 mbc드라마 <수사반장1958> 114 07:45 1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