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주산지 화순 낙과 피해..농·축·수산업 직격타
썩고 짓뭉개진 복숭아 (화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폭우로 떨어진 복숭아가 썩거나 짓뭉개져있다. 2020.8.10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올해 복숭아 농사는 아예 포기한 상탭니다."
8일 복숭아 주산지인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오종채(67)씨는 오랜 장마와 폭우로 망쳐버린 복숭아 농장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탐스럽게 익은 복숭아가 주렁주렁 달려있어야 할 수확 철이지만 나무엔 온전한 복숭아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나무 아래에 떨어진 썩고 짓뭉개진 복숭아가 악취를 풍겨내고 있었다.
"향기로운 냄새가 가득했던 복숭아밭이었는데…"라며 오씨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나마 나무에 달린 복숭아도 꼭지 부분이 썩어 손만 대면 열매가 나무 아래로 우수수 떨어지기 일쑤였다.
오씨가 나무를 스쳐 지나가자 물러질 대로 물러진 복숭아가 그의 어깨에 묻어져 나올 정도였다.
고개 숙인 농민 (화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0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 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폭우로 떨어진 복숭아가 썩거나 짓뭉개져있다. 2020.8.10 iny@yna.co.kr2만3천㎡에 달하는 오씨의 농장에 심어진 복숭아나무 전부가 이런 상태였다.
긴 장마로 병해충 방제 작업을 하지 못한 데다 폭우가 쏟아지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과나 배처럼 저장이 가능하면 미리 수확이라도 해놨을 테지만 복숭아는 그것도 어려운 작물이었다.
그나마 상품성이 있는 복숭아를 따다 팔아봤지만 수확기 내내 번 돈은 고작 70만원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