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1. 정민의 집 (낮)
정민의 엄마가 다리미질을 하고 있다.
정민(12)이 친구 지훈의 손을 잡고 집에 들어온다.
정민 : 엄마 나 야구하고 올게~
정민 엄마는 다리미질을 하다 말고 다리미를 정민을 향해 던진다.
정민 엄마 : 들어가서 공부나 해!
두려움에 찬 지훈, 울며 전력질주해서 도망간다.
S# 2. 중학교 복도 (낮)
지훈 : 에에~ 박정민 맹구새끼 소매에 콧물 보래요. 에에~ 콧구멍이 커서 콧물이 나나?
정민, 분노가 치밀어 뒤를 돌아본다.
정민 절친 지훈이 눈을 까뒤집고 메롱메롱 한다.
정민 : (울컥, 들고 있던 필통을 던지며) 야 이 개XXXX. XXXX가 XXX할라고 XX을 했나!
지나가던 수학 선생님이 그 광경을 목격한다.
무섭게 정민에게 다가오는 수학.
수학 : 야 이 개XXXX야! 뭐하는 짓이야!
정민 : 죄송합니다.
수학 : 지훈이 너 이 개XXXX 뭐하는 짓이냐고!
지훈 : 네?
수학 : 니가 어떻게 했길래 전교 1등 착하고 순수한 정민이가 화를 내! 대한민국의 미래 정민이 괜찮니?
일동 : …
지훈 : 대한민국 학교 족구하라 그래!!
울며 줄행랑치는 지훈.
S# 3. 고등학교 교실 (밤)
첫 모의고사가 끝난 교실 안, 반장 정민이 반 학생들의 성적표를 들고 서 있다.
망연자실한 표정.
S# 4. 기숙사 앞 공중전화 (밤)
정민, 절친 지훈과 통화 중이다.
정민 : (눈물을 흘리며) 야, 나 모의고사 꼴찌했다.
지훈 : 에에, 이 병시나, 좋은 학교 가더니 꼴찌하냐 병신병신.
정민 : ….
지훈 : 그래도 난 꼴찌는 안 했다. 등신등신.
정민 : ….
지훈 : 몇 점 나왔냐? 크크크. 동시에 말해볼래?
지훈/정민 : 백사시 …/삼백이시…
지훈, 엉엉 울며 전화를 끊는다.
S# 5. 정민 집 앞 (낮)
대학 합격자 발표날.
정민 : 야, 나 대학 떨어졌다.
지훈 : 괜찮아, 나도 떨어졌어.
정민 : 예비번호 24번인데 안 되겠지?
지훈 : 당연히 안 되지.
정민 : 넌 몇 번이냐?
지훈 : 7번.
S# 6. 정민 집 앞 (낮)
대학 추가합격자 발표날.
지훈 : 야, 나 떨어졌다.
정민 : 어, 나는 붙었다.
지훈, 울며 도망간다.
S# 7. 몽타주
-노량진
우는 지훈
-노량진
우는 지훈
-노량진
웃는 지훈. 미쳐서 웃는 지훈.
사수 끝에 지훈은 고졸이 되었다.
S# 8. 정민 집 앞 (밤)
지훈 : 나한테 왜 그랬어.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
정민 :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지훈 :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봐. 니 옆에서 개처럼 일했던 날!
정민 : 응? 이유 없는데?
지훈, 응애응애 울며 뛰어간다.
그렇게 뛰어가서 헬스를 시작한 지훈은 몸짱이 되었고, 몸짱만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건강이 우선이다’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던 그는 여전히 착하고 건강하며, 곧 취직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7개월 후면 서른이지만 여자 친구는 사귀어본 적이 없으며, 아직도 정민의 옆을 지키며 돈을 빌려주고 있다.
정민은 생각한다. 세상에서 제일 개연성 없는 인간이지만, 분명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 인간이다. 늘 리더고, 늘 긍정적이다. 늘 친구를 위할 줄 알고, 가족을 위할 줄 안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지.
< 우는 남자> 끝.
물론 정민이 지훈에게 진 빚 38만원을 감해달라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감해주면 더 좋다.
< 우는 지훈> 진짜 끝.
* 박정민 배우 '언희' 글을 슼에 매일 하나씩 올리고 있으니 궁금한 덬들은 검색하면 지금까지 내가 올린 글 나올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