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세대, 코로나에도 수입차 큰손 부상
▽ 결혼·내집 마련 포기하니..수입차 플렉스
▽ 2030 세대 "당장의 내 행복이 우선"
“고정지출이 많이 없다보니 여유자금이 있을 때는 나를 위해 돈을 쓰고 싶다. 기분탓일 수 있지만 수입차를 타고 나가면 대우가 달라지는 느낌도 받는다. 뭐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2030 세대 "당장의 내 행복이 우선"
중견기업에 다니는 A씨(32)는 최근 생애 두번째 차로 수입차를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입차를 타고 도로에서 운전하면 존중받는 느낌도 들어 만족감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승차감보다 하차감'이라는 말이 이 같은 문화를 대변한다. 고급 수입차를 탔을 때 실내에서 느끼는 승차감보다는 차에서 문을 열고 내리는 하차 때 주위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즐기는 '하차감'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수입차를 구매하는 2030의 소비 패턴에는 ‘플렉스(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는 행위)’ 문화도 깔려있다. 취업정보업체인 사람인이 지난 2월 2030세대 3064명을 대상으로 ‘플랙스 소비문화’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과반수 이상인 52.1%는 플렉스 문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플렉스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 ‘자기 만족이 중요해서’와 ‘즐기는 것도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 등이 꼽혔다.
플렉스 문화는 명품 소비뿐 아니라 수입차 구매에도 불을 붙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개인 구매 고객 8만195명 가운데 37%인 2만9687명이 10~30대였다.
이들이 구매한 수입차가 그렇다고 마냥 저가 모델인 것만도 아니다. 상반기 동안 개인 고객에게 판매된 BMW 520 차량 2665대 가운데 절반 이상인 1362대는 20~30대가 구매한 것이다. 520의 가격은 6260만~6550만원에 이른다. 차량 가격이 6300만원인 메르세데스-벤츠 E250 모델도 상반기 개인 고객에게 판매된 2806대 가운데 3분의1 가량인 879대가 2030세대의 몫이었다.
수입차의 가격대가 과거보다 다양해졌지만 하지만 여전히 일반 직장인들이 소득만 가지고 사기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내놓은 2019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서 따르면 지난해 29세 이하 직장인의 평균 월급은 206만6000원, 30~39세는 296만500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30대 직장인들은 꼬박 2년치 월급을 모아야 벤츠 E250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SNS에 차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수입차 구매 인증샷'을 올린 게시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이지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 이지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