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은퇴투어를 시작했던 이대호(40·롯데)가 이제는 웃으며 그라운드와의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까지 눈물을 좀 아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조금씩 울컥할 때는 분명히 있겠지만 올스타전처럼 확실히 울지는 않을 것이다. 은퇴식 때 너무 많이 울 것 같아서 많이 아끼려고 한다”고 했다. 이대호의 공식적인 마지막 경기는 10월8일 사직 LG전이다. 그는 “11경기 남으니까 계속 생각이 난다. 나도 사람이지라 조금씩 (은퇴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경기에서는 화려한 쇼맨십을 보였다. 4-5로 쫓아가던 9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이대호는 한화 강재민의 4구째 변화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대호의 시즌 세번째 그랜드슬램이자 프로 통산 12번째 만루 홈런이었다.
경기는 8-6 롯데의 승리로 끝났고 팬들은 이대호를 향해 아낌없는 함성을 보냈다. 관중석에서는 눈물을 닦는 팬들도 있었다. 정작 이대호는 눈물을 흘리는 대신 화려한 쇼맨십으로 팬들과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경기 후 이대호는 “그렇게까지 배트를 던질 생각은 없었는데 평일인데도 팬 분들이 많이 찾아주셨다. 나를 보기 위해 와주신 분들도 있을텐데 이런 선물을 드릴 수 있어 기쁘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흥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이런 걸 잘 안한다. 보답 차원이었다.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은퇴 투어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낀다. 너무 감사드리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계속 찡하고, 아내와도 많이 운다. 아내가 제 눈만 보면 울곤 한다. 아이들도 은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결정을 돌이킬 생각은 없다. 이대호는 “하지만 주워담을 수 없는 일이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며 멋있게 떠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저한테는 정말 소중하다. 매 경기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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