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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P.04
봄 : 누나땜에 걱정 많이 했어요 우리 봄동이?
어유 울었쪄여? 괜찮아~ 이제 누나 하나도 안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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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까 그 아저씨 내 피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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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뭐 그냥 잠깐.. 쪼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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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어떡해 엄마?
이제 엄마는 돈도 못 벌고 할아버지는 더 아프고
삼촌은 학교에서 짤리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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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쪼끔만 보여준거라서 괜찮아..
대신 2번하고 3번을 디게 잘 지켰으니까
그냥 퉁쳐달라고 얘기해볼게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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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2번! 피가 나면 엄마가 준 수건으로 닦고 버리지말고
비닐봉지에 넣어서 집으로 가져온다!
3번! 넘어져서 피가 나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그거?
영신 : 와 이 놀라운 천재성을 어떡하면 좋니?
우리 내일 초등학교 그냥 때려치고 당장 중학교 입학할까 우리 딸?
봄 : 뭐야 울 오빠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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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못 살아 못 살아 내가 미스타리땜에 못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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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메주야, 너도 예쁘게 발라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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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이씨 울오빠 얼굴 어떡해! 아 진짜! 언제 철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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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봄아!
병국 : 내가 진짜로 예쁘게 칠해줄게 메주야
봄 : 어? 이거 부러져버렸다.. 왜케 사고를 쳐!
울 엄마가 할아버지 때문에 얼마나 힘든 줄 알어?
영신 : 이봄! 얻다대고 누구한테 야단을 쳐?
할아버지가 니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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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할아버지가 자꾸 엄마 속을 상하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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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누가 속이 상해? 내가 속이 상해?
니가 내 속에 들어와 봤어?
영신 : 내가 지금 얼마나 재밌는데!
미스타리 나도 해주세요.
저기 봄이네 오빠처럼 예쁘게 화장해 주세요.
병국 : 화장해줄까요 이쁜 언니두?
영신 : 네에 화장해주세요 아주 이쁘게 해주셔야 되요?
영신 : 미스타리 덕분에 영신이가 화장도 해보네?
선물 받고 한 번도 못해봤는데.. 이영신 완전 노났다!
봄 : 우와 예쁘다~ 진짜 예쁘다!
미스타리 나도 해주세요! 나도 해줘!
이상한 기분에 뒤를 돌아보면 석현이 서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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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석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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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봄이는 좀 괜찮니?
잠깐 얘기 좀 하자..
석현 : 나한테 뭐 할 얘기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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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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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봄이.. 내 자식이니?
내가 봄이 아버지야?
그럼 지금 말해,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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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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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비겁하게 도망치거나 부인할 생각 없어.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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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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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우리 어머니가 뭐라셔도 그건 해.
모자 관계 끊자셔도 그건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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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너 귀 먹었어? 내 목소리 안들려?
아니래잖아. 아니래는데 왜 그래?
나한테 남자가 너 하나뿐이었을거 같애?
내가 뭘 어쨌는데 니 어머니, 너.. 다들 왜그래?
나한테 왜 이렇게 막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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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가슴이 아파서..
봄이를 본 다음부터 자꾸만 이상하게 가슴이 아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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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내가 마지막으로 얘기할게.
우리 봄이 아빠 따로 있어.
너 가슴 아픈 것까지 내가 그것까지 설명해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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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그래.. 미안하다.. 들어가봐 봄이 기다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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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코피가 나거나 힘든 일이 생길 땐 서로 도와야 한다..
내가 힘들 땐 고맙게 남의 도움을 받고
남이 힘든 일이 생기면 내가 기꺼이 도와주고
사람은 함께 돕고 도우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거다..
그렇게 가르쳐야 되는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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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니 자식 교육 주제넘게 간섭해서 미안한데
그건 다시 제대로 가르치는게 좋겠다.
오늘처럼 코피가 나고 힘든 일이 생길 땐,
다른 사람의 도움을 꼭 받으라구.
어른들이 옆에 있는데 여덟살짜리 애 혼자서
동동거리고 혼자 코피 닦고 혼자 수습하고..
그건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이 저 혼자만 남았을 때,
그 때 해도 되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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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혼자 둬서, 혼자 견디게 해서 미안하다..
다른 모든 아이들에게는 맞는 말일지 몰라도
봄이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말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석현의 충고에 영신은 말없이 자리를 피하고
소란 : 석현이가 지 친구들이랑 내기를 했었대.
군대 가기 전에 이영신이 한 번 짜빠뜨려보겠다고.
니가 석현이라면 껌뻑 죽는거 알고 큰소리 쳤다는데 그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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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갖고 놀 사람이 없어서 지구 상에서 제일 불쌍한 널 갖고 노냐?
설마 그의 짜빠뜨림을 당해준건 아니지?
말없이 밥을 먹으려던 영신의 헛구역질..
봄 : 뭐 해 엄마? 오줌 싸?
아 진짜 어른이 쪽팔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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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또 또 못된 말! 쪽팔리게가 뭐야!
부끄럽게! 창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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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근데 옷 입고 오줌 싸?
영신 : 아니야.. 엄마 오줌 싸는거 아니야.
다리가 아파서 좀 앉아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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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봄! 너 아직도 아빠 필요해? 아빠 갖고 싶어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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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못 하고 고개만 끄덕거리는 봄이
영신 : 어머 그럼 너 이 아저씨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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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국자가 주고간 남자의 사진을 봄이에게 보여주는 영신
두섭 : 아직도 그러고 계세요?
그만 재고 들어오세요 그냥~
기서 : 여기 정말 없냐? 다른 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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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섭 : 쩌어기 모퉁이 열라 돌아가면 하나 있긴 한데
목보수하는 어깨 성님들이 단체로 장기투숙하고 있거든요.
시끄럽고 살벌해가지고 잠자긴 힘들텐데요 거긴?
기서 : 야 여기.. 쥐는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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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여기가 귀신 나온단 그 모텔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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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섭 : 그게 우리 모텔 귀신은 아니고..
우리 모텔에 묵은 손님의 죽은 부인이었다는데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그 손님을 따라온 귀신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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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히 귀신이 나온다는 모텔이 이 곳임을 설토하는
두섭의 말에 방 안을 둘러보며 찝찝한 표정의 기서
봄 : 짱 잘생겼어 엄마!
영신 : 너는 꼭 남자를 볼 때 얼굴만 보더라?
그만 보고 자. 열 시도 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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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정말로 용주오빠 할머니가 소개시켜준 아저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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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 오늘 낮에 오셔서 사진 주고 가셨어..
봄 : 그 할머니 나하고 엄마 캡빵 싫어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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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안 그래~ 싫어하는게 아니라
그냥 표현을 조금 이상하게 하시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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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니야! 싫어하는거 맞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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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사실은 좋아하는데
그냥 표현을 좀 이상하게 하시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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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아니다. 싫어하는거 맞다!
결국 가위바위보로 진실을 가리기로 한 두 사람
영신 : 것 봐 내 말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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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싫어하는거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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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난 이 아저씨 좋아 엄마.
봄 : 아빠..? 아빠..! 아빠... 히히히
두섭에게 돈을 주며 술을 사오라고 시킨 기서는
있는 술을 전부 다 비우도록 잠 못이루고
기서 : 너도 나 따라와있냐? 따라와 있음 좀 나타나보지 차지민..
얘길 좀 해야 되지 않겠냐 우리가..
기서는 두섭의 엄마가 귀신을 쫓으려 일부러 붙혀놨다는
부적을 떼어 방바닥에 구겨 던지며 계속해서 지민일 부르는데
기서 : 좀 나타나봐라.. 어? 좀 나와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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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 꼬마.. 이렇게 웃기게 만나게 한거..
니 작품이냐? 그래서 뭐?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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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자고 일어나서 첫 배로 나 서울 갈테니까
남아서 더 자고 오든지 말든지 이 섬에 말뚝을 박든지 말든지..
대신 좀 해줄래..?
내가 혹시 못 만나고 가면 내 대신 얘기 좀 해줘..
사실은 내 잘못이 컸다구..
살아오는 내내 가슴에 두고 마음 아파 했다구..
보이지 않는 시선을 향해 손을 뻗어
잡히지 않는 허공을 쓰다듬어보던 기서는
계속해서 맴도는 지민이의 목소리에 실성한듯 웃음을 터트리다가..
기서 : 입 닥쳐 이 새끼야..
죽은 새끼가 죽은 주제에 얻다 대고.. 됐어. 몰라.. 나 잘래..
두섭 : 혹시 언니 안 필요하세요..?
그 때 두섭이 시키지도 않은 다방언니를 불러오고
기서 : 노래 좀 불러주고 가라, 나 잠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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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하지만 곧 발랄한 가요를 열창하는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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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거 말고 클레멘타인..
지난 밤 영신이 봄이에게 불러주던 자장가를 불러달라는 기서
미스정 : 오빠 변태구나! 노래하면서 뭐 어떻게 할까?
잠을 더 청할 수 없게 된 기서는 모텔에서 나와 하염없이 걷다가
결국 또 다시 영신의 집으로 발길이 향하는데
봄 : 엄마는 그럼 싫어? 그 사진 아저씨..
영신 : 싫다기 보다는 암튼 니가 정상은 아니라는거지.
봄 : 내가 왜 정상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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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보통 사람 심리가 아니 뭐 아이들의 심리가
새엄마 새아빠 들어오고 이런거 별로 안좋아하거든?
그 왜 지선이도 지난번에 걔네 아빠 재혼한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잖아.
그게 정상이라면 정상이라는거지, 뭐 물론 그게 좋은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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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지선이는 철이 없어서 그래!
영신 : 넌? 너도 그다지 철이 있는 편은 아니야!
애기야 너도, 객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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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는 결혼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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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솔직히 말하면 할아버지랑 봄이랑 이대로가 더 좋지 난..
봄 : 솔직히 말하면 미혼모 딸이 싫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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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머.. 미혼.. 미혼모가 뭐 어때서?
엄마는 사랑을 해서 너를 낳았고
결혼은 사정이 안 되니까 못 할 수도 있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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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너도 살아보니까 인생이 니 뜻대로만 되디?
어? 니 뜻대로만 돼 인생이?
봄 : 아니! 내 뜻대로 안 돼 인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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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는 미혼모 딸이 아니니까 뭐..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잖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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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뭐야? 파리가 있나 겨울에? 모긴가?
할 말이 없어진 영신은 괜히 화제를 돌려보고
영신과 봄이의 대화를 듣고있던 기서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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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 엄마~ 엄마, 자?
영신 : 으응..
봄 : 자는 사람이 어떻게 대답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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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코 고는 척을 하는 영신
봄 : 맨날 할 말 끊기면 코 고는 소리 하더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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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진짜 자.. 말 시키지마..
봄 : 알았어 오늘은 내가 자장가 불러줄게.
우리 애기~ 우리 엄마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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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엄마를 토닥토닥 해주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소리에
기서는 서서히 기분 좋게 잠이 듬
병국 : 형..! 형! 왜 여기서 자요!
방에 가서 자요. 따뜻한 방에 가서 자요!
미스타리는 문 앞에서 잠들어 있는 기서를 방 안으로 끌어다 눕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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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디언을 들고 밖으로 나감
화장실에 갔다 방으로 돌아온 봄이는 영신의 옆에
누군가 누워있자 깜짝 놀라 이불을 젖혀 보는데
봄 : 엄마! 엄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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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니가 왜 거기있어..?
슬쩍 돌아본 옆에는 기서가 잠들어 있고 화들짝 놀라 일어나는 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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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머! 봄아, 이 사람이 왜 니 자리에 누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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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몰라 똥 누고 오니까
엄마가 꼬옥 끌어 안고 있었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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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어머 미쳤나봐! 머리가 커서 난 또 넌 줄 알았지!
꿈인가? 봄마 엄마 좀 꼬집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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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꿈 아니야, 엄마.
도둑놈 아저씨 우리 봄동이 다시 가질러 왔나봐..
영신 : 저기요.. 저기요, 아저씨...! 도둑놈..!
이봐요, 뭐에요! 아저씨 왜 여기 있어요!
점점 힘을 줘서 흔들어 깨우는 영신의 손길에
자리에서 일어난 기서도 영문을 몰라 방 안을 휙 둘러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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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 뭐에요? 네? 아저씨가 왜 여기 있어요?
봄 : 봄동이 훔쳐가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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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상황을 파악하고 머리 굴리는 중
기서 : 어머니! 방을 빌려줬으면 난방은
제대로 해줘야 될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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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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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내가 쓰는 방 연탄불 누구 맘대로 뺐냐고.
사람이 추워서 잘 수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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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게요.. 그니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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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얼어죽으면 책임질래요?
영신 : 그니깐요 그게.. 어제 그냥 가버리셔서..
쪽팔려서 진짜로 간 줄 알고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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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리고 너! 훔쳐가긴 누가 뭘 훔쳐가? 저게 원래 니꺼야?
봄 : 아니요.. 아저씨 여자친구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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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럼 내가 도둑놈이야?
봄 :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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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한 번만 더 도둑놈이라 그래봐!
기서 : 봄동이 내가 너 주면 안 싸우고 잘 데리고 놀래?
봄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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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봄동이 너 가져. 너 해,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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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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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저요, 봄동이랑 절대로 안 싸워요!
얼마나 내가 잘해주는데요~
우리 되게되게 친해요, 그치 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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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우 속쓰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누워버리는 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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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속 쓰려요 아저씨? 엄마 아저씨 속 쓰리대!
영신: ...뭐 어쩌라고..!
영신 : 야 너 뭐해!
봄 : 아저씨 속 쓰리다 그래서 꿀물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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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이 아까운 걸..! 내가 너 땜에 못 살아 증말 못 살아!
어우 아까워 이거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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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꿀단지를 아주 들이부었냐? 이 비싼 거를 그냥!
너무 비싸가지고 영우 삼촌도 못 주고 할아버지만 드리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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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저 아저씨가 봄동이도 공짜로 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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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봄동이는 봄동이고 꿀은 꿀이지!
봄동이 두 번만 줬다가는 꿀단지 째 아예 안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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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이 꿀단지 저 아저씨 다 먹으라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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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또 넘친다 또 넘쳐! 어? 쪼끄만게 왜 이렇게 헤퍼?
언제는 도둑놈이라 그러더니 인형 하나 줬다고 헬렐레 해가지고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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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아니 이렇게 정많고 헤퍼가지고
너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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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험한 게 뭐야?
험한 세상할 때 험.한.이 뭐냐고!
영신 : 험하다는건 나쁘고 힘들고 못됐고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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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세상이 나쁘고 힘들고 못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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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엄마가 지금 험한 세상이라고 그랬어? 잘못 나왔네!
비싼 꿀을 너무 많이 먹어가지고 말도 이상하게 나온다야.
영신 : 세상은 험한게 아니라 아름다운거야 봄아
왜 노래에도 있잖아!
우리 함께 만들어가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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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나도 배울래, 가르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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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학교 갔다 와서~ 너는 할아버지 깨셨나 보구
수건에다 따뜻한 물 적셔가지구 얼굴 닦아 드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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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삼~ 어깨 주물러 드리고! 사~ 오줌 쌌나 똥 쌌나 냄새도 맡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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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쪼르르 미스타리의 방으로 뛰어가는 봄이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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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누구 닮아서 넘치냐 저렇게.. 땅콩만한 게..
으 달어! 뭐가 이쁘다고 이 귀한걸 타줘 저 싸가지 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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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 큰일났어! 할아버지 방에 없어 아코디언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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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미스타리를 마주친 석현
https://img.theqoo.net/gmGlx
아코디언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자
돌로 내려치려는걸 막아서고
https://img.theqoo.net/MNSfV
석현 : 돌멩이로 치면 아코디언이
아이고 아파! 그러고 울어요 할아버지.
왜요? 뭐가 마음에 안 드세요?
뭐가 마음에 안 드셔서 아들같은 아코디언한테
화풀이를 하세요? 말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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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생각이 안 나.
병국 : 생각이 안 나요..
병국 : 생각이 안 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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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아나선 영신과 봄이
기서는 그제서야 이불을 걷고 방 안을 주욱 둘러봄
https://img.theqoo.net/AVdcB
할아버지 대신 아코디언 연주를 해보며
원하는 곡이 어떤 건지 맞춰보려는 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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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노래가 아닌지 흥미를 잃고 다른 곳만 보는 미스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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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이건 아니에요?
할아버지한테 배운 곡은 이게 전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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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rbOJe
석현 : 예전에 할아버지가 이렇게 아프시기 전에
저한테 아코디언 가르쳐 주셨던거 기억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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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우리 정기가 좋아하는 노래에요.
우리 아들 생일이에요 오늘.
우리 아들은 저어기 바다 속에 있어요.
석현이 한창 연주 중인데 옆에 놓아두었던
석현의 모자가 바람을 따라 날아가고 그걸 본
할아버지는 모자를 주우러 따라가는데
https://img.theqoo.net/AYCKy
https://img.theqoo.net/niN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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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엄마! 집에 가보자.
배도 안탔으니까 다시 오셨는 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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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그래. 오셨겠지? 가자!
지민의 온기를 느끼려는듯이 봄동이를 한참 바라보던 기서는
겨우 마음을 다잡고 집을 나서려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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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영신아! 야 영신아 큰일났어! 할아버지가..!
박씨 : 야 영신아 할아버지가 바닷물에 빠진걸
석현이가 들어가서 구해줬어!
아 이 노친네 사고를 치네 사고를 쳐!
박씨 : 아 뭐해! 할아버지 방에 이불 펴고
속옷이랑 내복도 좀 내오고 빨리!
갑작스런 사고 소식에 정신이 없어 비틀거리는 영신을 잡아주는 기서
소란 : 아유 어떡해 할아버지..
https://img.theqoo.net/aEwQV
종수 : 아 거 표정 좀 풀어요!
박간호사님 할아버지가 물에 빠지셨어요?
소란 : 니 할아버지 내 할아버지가 어딨어요!
영신이랑 나 사이에!
https://img.theqoo.net/ZFLcP
영신의 집 마당에 서있는 기서를 본 소란과 종수는
아는체를 해보지만 기서는 괜히 덩달이한테 시비 걸고 있는 중
https://img.theqoo.net/dfOVM
박씨 : 저기 손주딸 그만 간 떨어지게 하시구요,
집에만 조용히 짱박혀 계세요 앞으론..
방에다 열쇠 채우래니까 말을 안 듣고!
https://img.theqoo.net/wcjac
https://img.theqoo.net/ThPOO
종수 : 다 정상이구요 뭐 크게 다치신 데도 없고..
오한이 들어서 약간 체온이 올라간 것 뿐이니까
몸만 좀 따뜻하게 해주세요.
영신 : 감사합니다..
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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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수 : 아 근데 이 분이 바다에 뛰어들어 구하셨다는 그 분인가?
와 대단하시네~ 이 추운데 그거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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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 내가 쫌만 그 앞을 일찍 지나갔다면은
나도 당연히 구해드렸을거야 영신아.
석현 : 그럼 할아버지는 걱정 안해도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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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괜찮아지신 줄 알았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데
소란 : 할아버지! 선생님! 할아버지 어떡해요!
종수 : 큰일났다. 펄스가 너무 약해.
박씨 : 뭐야 뭐야 노친네 큰일난거야 지금?
육지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겨야 되는거 아니야?
종수 : 에피하고 아트로빈 하나씩 놔주세요.
조금 진정이 되신듯 무언가 말하려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다들 한시름을 놓고
종수 : 민기서 선배님이시죠? 저 97학번 오종수입니다.
아버님 되시는 민준호 교수님이 지도교수님이셨구요,
선배님 명성은 귀에 지진이 나도록 많이 들었습니다..
종수 : 근데 허트어택이면은 펄스가 안 잡혀야 되는거 아니에요?
일단 레이트가 느리긴 하지만은 펄스는 있단 말이에요.
근데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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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 선생님! 할아버지가 또 이상해요! 숨결이 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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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너 고혈압이지? 그럼 이딴거 말고
좋은 소금이 많이 들어간 걸로 먹어야지 임마.
기서 : NACL말고 KCL이 많이 들어간 걸로 이 닭대가리야!
눈치껏 알아들으라는 듯이 종수에게 할 말을
덩달이에게 큰 소리로 외치는 기서
종수 : KCL.. 칼륨!? 에이비 블락..!?
종수 : 할아버지가 고혈압에 당뇨병이 있잖아!
그리고 신부전 초기고! 그러니까 추위에 너무 떨어서
혈액 내에 칼륨 수치가 높아진거야, 그래서 부정맥이 온거지!
아이 참 나 이걸 몰랐네!
미스타리에게 바둑을 알려주려는데
바둑알을 흩뜨러트리는 할아버지
봄 : 아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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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너랑 안 해. 석현이랑 할거야!
봄 : 아 진짜 석현이가 누군데! 석현이가 누구야 엄마?
병국 : 석현이 오라고 해, 석현이 오라그래 어서!
봄 : 석현이가 누군데!
병국 : 우리 영신이 친구다 왜! 나쁜 메주야
봄 : 영신이면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가 영신이야 미스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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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아니야! 영신이는 우리 영신이야, 석현이는 영신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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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석현이를 기억하시겠어요, 할아버지?
저도 영우도 봄이도 기억 못하시면서 석현일 기억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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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국 : 석현이 오라고 해!
국자 : 니가 정신이 있는 애야 없는 애야
정신이 있는 놈이냐구 이 염병할 놈아!
석현 : 아니 다짜고짜 무슨 일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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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물에 빠진 영신이 할아버지 니가 구했냐?
석현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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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자 : 니가 왜! 니가 왜! 너까지 빠져 죽으면 어쩌려고 니가 왜!
석현 : 제 모자 주워주시려다 그렇게 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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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저 때문에 바다에 빠지셨다구요 할아버지..
국자 : 그게 왜 너때문이야? 영감탱이 노망이 들어서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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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제발 억지 좀 부리지 마세요!
영신이 할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기꺼이 뛰어들어서 구했을 거에요.
국자 : 아무튼 그 집 식구들하고 털 끝조차도 엮이지 말어.
코딱지만한 동네에 안그래도 소문이 무성한데
은희도 용주한테 그 소리 듣고부터는 내색은 안해도
안색이 하얘져가지고 응? 신경 좀 써 은희한테!
석현 : 미안합니다. 늦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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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벌써 네 병이나 비웠네?
혼자서 먼저 취해버리면 어떡합니까 반칙인데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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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안 취했어요 주량이 한 박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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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핸드폰은 왜 안 받아요? 얼마나 찾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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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잃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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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이거로 써요, 그럼. 내가 두 개로 갖고 쓰던거니까.
기서 : 내 꺼보다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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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영신이 집엔 어떻게 있게 된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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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뭐 그냥.. 어쩌다보니까..
모텔도 후지고 민박도 없고 무슨 동네가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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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곱게 컸다는 말.. 했을 텐데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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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쌓여가는 소주병들..
석현 : 거기 계속 있을래요? 영신이 집..
영신이.. 음식 솜씨도 좋고 깔끔하고 착하고
그 집만한 민박집 찾기 힘들텐데..
거기 있을래요? 여기서 떠날 때까지?
석현이 건넨 봉투를 열어보는데 가득히 들어있는 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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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봤으니까 알겠지만 영신이 어린 게 혼자 몸으로
어린 딸 키우면서 치매 걸린 할아버지까지 수발하고 있어..
어린 게 혼자 몸으로 혼자 애쓰고 혼자 버티고..
그 기지배 그러다가 결국 쓰러지고 말텐데..
죽어 자빠져도 도와달라고 소리 한 번 못 지를 기집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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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그만 마시지. 많이 취했는데.
기서 :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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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니가 좀.. 지켜줄래?
우리 영신이 옆에서 도와주고 지켜줘 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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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할아버지 오늘같은 일..
분명히 또 수도 없이 생길텐데 영신이 혼자 감당 못 해..
힘 쓰는 일 뭐든지 잘한다 그랬잖아 너.
기서 : 니가 해라 그럼. 그렇게 걱정되면 니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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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 난 안 돼.. 안 해. 할 수가 없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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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일종의 수고비냐?
석현 : 더 필요하면 더 말해. 얼마든지 더 줄게.
엎어지면 일으켜 주고 다치면 약발라주고 도와달라고
소리 안 질러도 니가 알아서 손 내밀어주고..
혹시 울거든 눈물도 좀 닦아주고..
석현 : 할아버지도 챙겨주고 봄이도.. 아빠처럼 챙겨주고..
기서 : 그러지 뭐.. 땡 잡았다. 술 깨고 나서 다시 달라 그러지 마라.
영신 : 언제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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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지금요. 도와줘요?
영신 : 아니요, 거의 다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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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 : 술 많이 드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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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 : 아니요! 나 샤워 좀 하고 싶은데?
익숙하지 않은 샤워 기계를 마구 만져대던 기서의
머리 위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영신의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와버린 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