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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SNS 세상] '세제 먹방·장애 연기'..선 넘는 온라인 시선 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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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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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정윤경 인턴기자 = 온라인 콘텐츠 생산, 유통과 관련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선을 끌기 위해 동원하는 수단이 단순한 이색 소재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회 수와 구독자 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유튜브 시장에서 인기 콘텐츠인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은 음식을 많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이색 먹을거리를 다루는 것을 넘어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소재에까지 접근했다.

분필, 세제, 수건, 철물 등 누가 봐도 음식이 아닌 소재가 먹방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 유튜버들 사이에서 식자재를 생활용품처럼 보이게 가공, 먹는 장면을 연출하는 '프랭크(prank) ASMR'이 유행처럼 번졌다. 장난이나 가짜라는 뜻의 영어 단어와 특정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는 뜻인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 합쳐진 말이다.

진짜 세제나 수건을 먹는 것은 아니고 밀가루, 설탕 같은 재료에 식용 색소 등을 섞어 그럴듯하게 꾸민 것이지만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 충격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유튜브 주 시청자인 어린이들이 따라 할 우려도 있다.

구독자 3천200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식용 세제'를 먹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입 주위에 흰색 가루를 묻혀가며 먹방을 진행하다 울 샴푸 통의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도 했다.

'식용 세제' 먹방 [유튜브 캡처]

'식용 세제' 먹방 [유튜브 캡처]

그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제는 쌀과 젤리를 갈아 만들었고 샴푸 통에는 주스를 담았다"며 "다른 콘텐츠에 비해 이색 먹방의 조회 수가 높게 나온다"고 촬영 의도를 설명했다.

유튜브 마케팅 업체 '녹스인플루언스' 분석에 따르면 일바타 채널의 동영상당 평균 조회 수는 329회. 세제 먹방 영상의 조회 수는 1만4천회를 넘어서 다른 영상보다 약 40배 높다는 계산이 나온다.

괴이한 콘텐츠의 범람이 먹방이나 유튜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장애를 과장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례도 논란이 되고 있다.

본인을 뚜렛증후군(투레트증후군·틱장애·무의식적 행동이 반복되는 신경장애)이라고 소개했던 유튜버는 진짜 증상을 가진 게 맞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6일 "증상을 과장했다"고 털어놓는 해명 영상을 올리고 지난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

'alien****'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내 아이는 뚜렛증후군이 있어 매일 아침, 저녁 약을 먹으면서 학교에 다닌다"며 "어떻게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용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소변으로 보이는 액체를 편의점 어묵 조리에 사용하는 듯한 사진과 글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파문이 일자 작성자는 해명 글을 올려 "관심을 받고 싶어 쓴 글이 이렇게 퍼질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편의점 본사에 진위를 묻는 문의가 빗발치는 등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해당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문제가 된 편의점의 CCTV를 확인한 결과 글에 적힌 행동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게시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절한 검증 없이도 콘텐츠를 제작, 유포하기가 쉬워진 상황에서 경제적 이득을 노릴 수 있고 관심 욕구도 해소할 수 있는 점이 자극적 콘텐츠가 쏟아지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개인이 온라인으로 뛰어들었다"며 현실에서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개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왜곡된 욕구를 해소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유튜브에서 브이로그 채널을 운영하는 이수민(24)씨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조회 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조회 수를 위해 없는 일상을 자극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됐다.

지난해 7월 과도하게 자극적인 유튜브 콘텐츠에 법에 따른 제재를 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유튜브가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플랫폼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가짜 뉴스에 대한 차단을 유튜브에 요청했지만 일부만 받아들여졌듯 콘텐츠 삭제를 결정하는 기준이 우리와 다르다"며 "해외 사업체라 개별 콘텐츠를 당국이 차단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제공]

유튜브 [연합뉴스TV 제공]

국내 플랫폼이더라도 온라인상 각종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와 맞물려 쉽지 않은 문제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김성욱 교수는 "예전보다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고 유통 방법도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며 "어떤 것이 자극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기준과 피해 대상을 확정 짓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규제는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폭식과 비만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먹방에 대해 2018년 보건복지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반발에 부딪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콘텐츠가 유통되는 공간에서 보다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용자 준수를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콘텐츠를 생산, 소비하는 대중에 대한 교육도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유튜브 등 플랫폼이 제작자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시행하고 가이드라인 수용 여부에 따른 상벌점제를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팀 오수정 팀장은 "요즘은 어렸을 때부터 콘텐츠 제작 경험이 많이 주어지지만 내 콘텐츠가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에 대한 윤리적인 교육은 부족한 형편"이라며 "교육 당국이 미디어 교육에 관심을 갖고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csm@yna.co.kr

https://news.v.daum.net/v/2020011107003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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