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서지영]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지난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LG그룹 내 '최장수 CEO'인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이 또 한 번 재신임받은 가운데 1980년대생 여성 상무가 2명이나 탄생했다. LG생건이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여성 임원은 4명에 달한다. 업계는 LG생건이 철저한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했다며 뚜렷한 실적이 있다면 연차와 나이, 성별은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른 넷 여성 상무 발탁
LG생건은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전무 3명·상무 승진 10명을 포함한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올해 임원인사는 정확히 1년 전 단행된 LG생건의 2019년 정기 임원인사와 완전히 달랐다. 당시 LG생건은 20년 간 M&A·IR 분야 전문가로 활약한 문선화 부문장을 상무로 발탁했다. 승진한 여성 인원도 문 상무 말고는 없었다.
2020년은 완전히 달랐다. 총 13명의 승진 인사에서 여성이 4명이었다. 이중에서 80년대에 태어난 여성 상무가 2명이나 포함됐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가장 눈에 띄는 건 85년생 심미진 상무다. 올해 만 서른넷의 심 신임 상무는 2007년 LG그룹에 입사해 헤어케어&바디케어 부문장을 맡고 있다.
심 신임 상무는 화장품에 다소 눌려있던 생활용품 부문을 공격적으로 운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상무는 ‘온더바디 벨먼 내추럴 스파 보디워시’를 중국 시장 히트템 반열에 올려놨다. 국내에서는 오랄케어 시장 1위 ‘히밀라야 핑크솔트’ 치약의 개발에 힘을 보탰다.
심 신임 상무는 상당히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색깔이 흐려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잡고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한다.
올해 샴푸 업계 화두였던 '탈모' 부분에서도 성과를 냈다.
심 신임 상무는 탈모 증상 케어 브랜드인 ‘닥터그루트’의 시장 입지를 단단히게 다졌다. 특히 '재구매율 1위'라는 키 메시지를 개발하고 공격적으로 홍보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신임 상무는 또 '한물 간' 브랜드로 여겨졌던 헤어 케어 브랜드 ‘엘라스틴’ 역시 ‘최신 스킨케어 트렌드를 헤어에 빠르게 적용해 나가는 헤어 토탈 코스메틱 브랜드’로 다시 잡으면서 주목 받고 있다. 초기 모델이었던 전지현을 7년만에 '재소환'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81년생 임이란 신임 상무는 2007년 LG그룹에 입사해 현재 오휘마케팅 부문장을 맡고 있다. 오휘는 LG생건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더후'와 겹치는 이미지로 과거만 못한 매출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오휘는 올해 들어 고급화를 선언하고 '프라임어드밴서 엠플세럼', '임페리얼 주얼 컬렉션' 등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오휘는 올해 22%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임 신임 상무의 승진도 이런 오휘의 성공이 배경에 깔려있다.
LG생건 측은 "성과주의와 조직 내 성장 기회를 감안한 승진인사를 실시했으며, 젊은 사업가 및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상무로 신규 선입했다"며 실적을 냈다면 서열과 나이, 성별을 따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5년째 LG생건 지키는 차석용 부회장
젊은 여성 임원은 전진 배치됐으나 기업의 수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2018년 부임 당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부회장을 대부분 용퇴시켰다. 그러나 차 부회장만은 예외였다. 올해로 14년째 LG생건을 이끄는 차 부회장은 부회장단 중 최고령인 66세이지만 연임에 성공했다. 차 부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CEO 가운데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차 부회장은 매년 작성 중인 눈부신 실적을 인정받았다.
LG생건은 차 부회장이 부임한 뒤 매년 큰 성장을 일궜다. 올 3분기까지 LG생건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6분기 연속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8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05년 1조392억원, 717억원에서 지난해 6조7475억원, 1조393억원으로 13년 사이 각각 6.6배, 17.9배씩 성장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5조6721억원, 9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12.9%씩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 매출 7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탁월한 M&A 실력도 한몫했다. 차 부회장은 취임 후 코카콜라·더페이스샵·CNP코스메틱스·다이아몬드샘물·태극제약 등의 M&A를 단행했다. 해외에서도 존슨앤존슨의 구강케어 브랜드 리치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 일본 화장품 회사 긴자스테파니 등을 따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실력과 성과였다. LG생건도 후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여성 임원을 전면에 배치했다"며 "파격적인 이번 임원인사가 역동적인 LG생건은 물론 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지난주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LG그룹 내 '최장수 CEO'인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이 또 한 번 재신임받은 가운데 1980년대생 여성 상무가 2명이나 탄생했다. LG생건이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여성 임원은 4명에 달한다. 업계는 LG생건이 철저한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했다며 뚜렷한 실적이 있다면 연차와 나이, 성별은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른 넷 여성 상무 발탁
LG생건은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전무 3명·상무 승진 10명을 포함한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올해 임원인사는 정확히 1년 전 단행된 LG생건의 2019년 정기 임원인사와 완전히 달랐다. 당시 LG생건은 20년 간 M&A·IR 분야 전문가로 활약한 문선화 부문장을 상무로 발탁했다. 승진한 여성 인원도 문 상무 말고는 없었다.
2020년은 완전히 달랐다. 총 13명의 승진 인사에서 여성이 4명이었다. 이중에서 80년대에 태어난 여성 상무가 2명이나 포함됐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심미진 LG생활건강 상무. LG생활건강 제공
가장 눈에 띄는 건 85년생 심미진 상무다. 올해 만 서른넷의 심 신임 상무는 2007년 LG그룹에 입사해 헤어케어&바디케어 부문장을 맡고 있다.
심 신임 상무는 화장품에 다소 눌려있던 생활용품 부문을 공격적으로 운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 상무는 ‘온더바디 벨먼 내추럴 스파 보디워시’를 중국 시장 히트템 반열에 올려놨다. 국내에서는 오랄케어 시장 1위 ‘히밀라야 핑크솔트’ 치약의 개발에 힘을 보탰다.
심 신임 상무는 상당히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색깔이 흐려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잡고 효과적으로 마케팅을 한다.
올해 샴푸 업계 화두였던 '탈모' 부분에서도 성과를 냈다.
심 신임 상무는 탈모 증상 케어 브랜드인 ‘닥터그루트’의 시장 입지를 단단히게 다졌다. 특히 '재구매율 1위'라는 키 메시지를 개발하고 공격적으로 홍보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신임 상무는 또 '한물 간' 브랜드로 여겨졌던 헤어 케어 브랜드 ‘엘라스틴’ 역시 ‘최신 스킨케어 트렌드를 헤어에 빠르게 적용해 나가는 헤어 토탈 코스메틱 브랜드’로 다시 잡으면서 주목 받고 있다. 초기 모델이었던 전지현을 7년만에 '재소환'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임이란 LG생활건강 상무. LG생활건강 제공
81년생 임이란 신임 상무는 2007년 LG그룹에 입사해 현재 오휘마케팅 부문장을 맡고 있다. 오휘는 LG생건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더후'와 겹치는 이미지로 과거만 못한 매출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오휘는 올해 들어 고급화를 선언하고 '프라임어드밴서 엠플세럼', '임페리얼 주얼 컬렉션' 등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오휘는 올해 22%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임 신임 상무의 승진도 이런 오휘의 성공이 배경에 깔려있다.
LG생건 측은 "성과주의와 조직 내 성장 기회를 감안한 승진인사를 실시했으며, 젊은 사업가 및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상무로 신규 선입했다"며 실적을 냈다면 서열과 나이, 성별을 따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5년째 LG생건 지키는 차석용 부회장
젊은 여성 임원은 전진 배치됐으나 기업의 수장은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2018년 부임 당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부회장을 대부분 용퇴시켰다. 그러나 차 부회장만은 예외였다. 올해로 14년째 LG생건을 이끄는 차 부회장은 부회장단 중 최고령인 66세이지만 연임에 성공했다. 차 부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CEO 가운데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CEO. LG생활건강 제공
차 부회장은 매년 작성 중인 눈부신 실적을 인정받았다.
LG생건은 차 부회장이 부임한 뒤 매년 큰 성장을 일궜다. 올 3분기까지 LG생건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6분기 연속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8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05년 1조392억원, 717억원에서 지난해 6조7475억원, 1조393억원으로 13년 사이 각각 6.6배, 17.9배씩 성장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5조6721억원, 9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3%, 12.9%씩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 매출 7조원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탁월한 M&A 실력도 한몫했다. 차 부회장은 취임 후 코카콜라·더페이스샵·CNP코스메틱스·다이아몬드샘물·태극제약 등의 M&A를 단행했다. 해외에서도 존슨앤존슨의 구강케어 브랜드 리치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 일본 화장품 회사 긴자스테파니 등을 따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실력과 성과였다. LG생건도 후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여성 임원을 전면에 배치했다"며 "파격적인 이번 임원인사가 역동적인 LG생건은 물론 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