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감정 상해 그랬다"…경찰, 기소 의견 檢 송치
교육당국 "성범죄 등 중대 사안 아냐"…징계는 없을 듯
이별을 통보한 옛 연인의 집에 몰래 찾아가 애완견을 때려죽인 60대 고교 교사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교육청과 학교 측은 아동학대나 성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A씨에 대한 징계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주거침입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교 교사 A(60)씨를 지난 3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3년간 교제해온 여자친구 B(48)씨가 이별 통보와 함께 연락을 받지 않자 지난달 11일 오후 9시쯤 강진군에 있는 B씨의 집으로 찾아갔다. B씨는 집에 없었다. 그는 알고 있던 집 현관 비밀번호를 눌러 들어간 뒤, 자신을 향해 짖는 B씨의 반려견을 발로 차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밤 집에 돌아온 B씨는 5년간 키운 반려견이 숨져 있는 것을 봤고, 현관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신고했다. A씨는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그는 경찰에 "지난 9월 이별을 통보한 B씨에게 감정이 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전남의 한 실업계 고교 교사로 확인됐다. 다만 A씨는 정교사가 아니라 학교로부터 별도 고용된 계약직 교사여서 도교육청 차원의 조사나 징계 대상은 아니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공무원이 아닌 A씨의 징계 여부는 고용 당사자인 학교에서 결정한다"면서 "다만 이번 사건이 성범죄나 아동학대처럼 교육 직무에 영향을 주는 중대한 사안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A씨가 징계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재직 중인 학교 교장은 "이번 일은 학생이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개인사’로 보고 있다"며 "A씨의 과목은 전공자가 드물어 대체 인력이 없는 만큼 당장 계약을 해지하기도 곤란하다"고 했다. A씨는 이날까지 수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B씨의 딸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가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만약 A씨가 집에 찾아왔을 때 어머니가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했다. 경찰은 신변보호 차원에서 B씨에게 위급상황 발생 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