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주심 ‘아웃’ 선언후 비디오판독
명백히 태그 없었는데 원심 유지
KBO, 비디오심판 구성 공개 요구
주최 WBSC “비공개 원칙” 거부
스트라이크존도 들쑥날쑥 도마에
공식스폰서 8개중 일본기업 7곳
심판 29명중 일본인이 8명 최다
프리미어12는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하는 야구국가대항전이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은 프로 정예로 팀을 꾸렸다. 미국과 멕시코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대회 운영은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질 낮은 판정, 오심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미국의 슈퍼라운드 1차전. 3회 말 김하성(키움)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이 과정에서 태그가 이뤄지지 않은 건 TV 중계화면을 통해 확인됐다. 그런데 시마타 데쓰야(일본)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고, 한국대표팀의 요청에 따라 비디오판독이 실시됐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8년 차인 김성철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은 “명백한 오심이고 태그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비디오판독 후에도 이런 판정이 내려졌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5-1로 편파판정을 극복하고 C조 조별리그 포함, 4연승을 달렸다. 스트라이크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투구에 스트라이크가 선언되곤 한다.
KBO는 미국전 오심 직후 경기당 국가별 심판 배정 원칙, 비디오판독 심판 구성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WBSC는 “자세한 상황을 공유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남정연 KBO 홍보팀장은 “심판 관련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 심판진 구성 비율 등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말을 (WBSC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엔 편파판정을 막기 위해서 여러 국가, 특히 참가국 출신의 심판을 골고루 투입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 프리미어12는 다르다. 일본 심판의 비중이 유독 높다. 총 35명의 심판 중 관리자 6명을 제외하고 29명이 경기에 투입되는데 일본 심판이 8명으로 가장 많다. 미국 심판이 3명이고 멕시코와 한국, 대만, 캐나다 등이 2명의 심판을 파견했다. 나머지 참가국들의 심판은 1명씩 참가했다. 한국-미국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도 4명의 심판 중 2명이 일본인이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일본은 4년 전 제1회 프리어미12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4-3으로 역전패했고, 한국이 정상에 오르는 걸 지켜봤다.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 게다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기에 더욱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WBSC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프리미어12 공식스폰서 8곳 중 7곳이 일본기업이다. 구조적으로 일본에 기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본에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이다. 그래서 편파판정, 명백한 오심은 12일 대만, 15일 멕시코, 그리고 16일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대표팀을 괴롭힐 것으로 우려된다.
4년 전에도 그랬다. 2015년 프리미어12 한국-일본의 준결승전에서 미국인 마커스 파틸리오 주심은 상식 밖의 스트라이크존으로 지탄을 받았다. 양 팀 투수들에게 다른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했다. 특히 일본의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심판 가슴을 향한 투구에도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고, 당시 오타니는 7이닝 1안타 무실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당시엔 또 일본인 가와구치 구오타 심판이 좌익 선심으로 배정됐다. 불리한 여건이었지만, 당시 한국은 9회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고 결승에 올랐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편파판정, 오심을 가장 확실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경기에 집중해 실력으로 이기는 것이다.
김하성은 미국전 직후 “(세이프 판정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고 판정은 끝났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판정은) 아쉽지만 깨끗하게 인정하는 게 좋다”면서 대만과의 2차전(12일 오후 7시)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