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 성명문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원회는 2019년 9월 6일 CJ ENM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2월 17일) 프로그램에 관계된 수 명의 입건자 중 2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피의자가 대체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였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 등의 이유로 구속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수사 기관의 다음 절차를 지켜보도록 할 것입니다.
CJ ENM은 이 조작 사건의 당사자로서 아이돌학교 종영 직후 벌어진 투표 조작 논란을 인지하였음에도 지난 3년여간 단 한차례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직적 은폐를 의심케하는 조치들만을 해왔습니다.
어제 이뤄진 사법 절차 과정에서 CJ ENM 제작진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 과정에 오기까지 CJ ENM의 자발적인 역할은 전혀 없었음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과 같은 성과는 전사적으로 기리면서도,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마치 제3자인 듯 행동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CJ ENM의 행태는 국내 굴지 미디어 기업의 부끄러운 민낯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We are K-pop."이라는 거창한 구호 아래 4년간 5개 프로그램에서 시청자 참여를 왜곡한 점이 밝혀진 상황입니다.
시청자들의 충격과 불신,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출연자들의 기회비용, 실추된 K-pop 이미지. 이 모든 사태는 ‘조작 행위'로 초래되었습니다.
투표 조작 사건의 본질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의 해이한 방송 윤리와 관리 능력 부실’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특히 아이돌학교 제작 과정에서 '유례없는' 기망과 비인권적 대우에 대한 증언과 정황이 있었습니다.
방송 전 3천여 명의 일반인 지원자들을 기망하여, 결과적으로 단지 프로그램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만든 처사가 있고, 40여 명의 본 방송 출연자들은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외부와의 단절된 열악한 환경에서 수개월간 감금되다시피 생활하며 프로그램 제작에 동원되었습니다.
합숙 기간 동안 부실한 관리체계와 무리한 촬영 일정, 통제 및 강요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나마 투명해야 할 출연자 간의 경쟁과 시청자 참여마저도 제작진의 의도적인 개입으로 인해 모든 출연자와 시청자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제작진의 무능이고 관리주체인 CJ ENM의 과오입니다.
비록 3년여의 긴 시간이 걸렸으나 최소한의 조작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구분과 처벌은 공명정대한 법의 심판에 맡기고 수사 진행 과정과 결과를 예의 주시하겠습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앞으로 아이돌학교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그 외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본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피해자를 살피고, 숨은 문제점을 찾는데 마지막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CJ ENM 아이돌학교의 조작 사건에 대한 사법적 절차가 끝나기까지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2020.02.18.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