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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부부도 다른 성 쓰게 해주세요" 日서 재조명된 '부부별성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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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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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자에 한해 자신의 원래 성(姓)씨를 선택하는 행동에서 어느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는 건가."(마사코 오가와라 입헌 민주당 소속 중의원)
"국민의 의견은 나뉘어 있다. 부부의 성이 달라지면 자녀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하는 사람도 상당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지난 4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야당 의원과 아베 총리 간에 설전이 오갔다. 부부 사이라도 다른 성씨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선택적 부부 별성(別姓)'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부부 별성에 대한 질의가 들어오자 "나라마다 고유한 가족관이 있다"며 "가족이란 같은 집안에서 같은 유대감을 가진다는 인식"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사실상 선을 그으며 정중히 반대의 뜻을 표한 셈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2일 중의원 회의에서 '선택적 부부 별성(別姓)'을 거론한 야당 대표 발언에서 시작됐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이날 발언대에 서서 한 지인 커플의 사례를 소개했다. 여자친구가 성씨를 바꾸길 꺼리기 때문에 결혼을 못하고 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었다.

현재 일본인 부부가 다른 성을 쓰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여당인 자민당도 오랫동안 반대 의견을 고수해오고 있다. 다마키 대표가 "자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요"라고 말을 건네자 그 남성이 "제 결혼은 정권이 바뀔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겠다"며 한숨 섞인 답변을 내놨다고 전했다. 이어 다마키 대표는 "결혼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면 어떤 장애물이라도 없애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부부 별성을 도입하는 방법이 일본의 저출산 현상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 순간 자민당 측 의원석에서 "그렇다면 결혼을 안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야유가 날아왔다. 여당인 자민당 소속 스기타 미오 의원이었다. 스기타 의원의 한마디에 야당은 즉각 비난에 나섰다. 렌호 입헌민주당 간사장은 "시대에 맞춰 다양한 결혼 형태와 삶의 방식이 보장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헌법에 보장된 '결혼의 자유'를 부정하는 '낡고 낡은'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에서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성으로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민법 750조에 의해 부부가 같은 성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남편과 아내 중 한 명의 성으로만 통일하면 되는데 96%가 남편 성을 따른다. 서로 다른 성을 쓰는 사례는 국제결혼일 때만 허락된다. 이렇듯 메이지 시대인 1898년 법제화된 관습은 오래되고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다시금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같은 해프닝이 벌어지자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25~26일간 전국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유권자 2166명에게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과 함께 부부 별성 도입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것이다. 그 결과 일본 국민 10명 중 7명이 선택적 부부 별성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가 별성이든 동성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개정안을 반대한다는 사람은 24%에 불과했다. 이번 찬성률은 49%를 기록한 2015년 조사를 포함해 2016년(47%), 2017년(58%)보다 눈에 띄게 높아진 수치다. 심지어 자민당 지지층조차 찬성한다는 응답률이 63%를 기록했다. 특히 여성 측에서 찬성 목소리가 더욱 높았다. 여성의 71%가 부부 별성을 찬성한 동시에 남성은 66%가 동의했다. 50대 이하 여성에게선 80%가 넘는 지지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당시에는 공명당,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자민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야당이 부부 별성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민당은 "전통을 소중히 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이 심각한 만큼, "어떤 방법으로 '가족 형성 과정'에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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