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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규격 안맞는 중국산 태극기에 밀려 사라지는 국산 태극기.g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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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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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짝퉁’ 태극기 펄럭일 광복절
신문1면 TOP 기사입력 2019.08.14. 오전 4:43 기사원문 스크랩  본문듣기   설정

남대문시장ㆍ종로 등 가보니 도ㆍ소매상 절반은 중국산 판매

태극문양ㆍ4괘 ‘비뚤비뚤’… 길이ㆍ너비 비율도 규격 안 맞아

제품 원가 국산 대비 500원 이상 차이… 보수단체 태극기 대량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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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 '플래그몰' 사무실에서 만난 이래원 대한민국국기중앙홍보회 회장. 1989년부터 회장을 맡아온 이씨는 "90년대 3.1절에 탑골공원 앞에서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하면 언론사 동정란에 오르고,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룰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2년 이후 태극기와 각종 깃발 등을 판매하는 가게'플래그몰'을 운영해왔다. 홍인택 기자


한눈에도 정품이 아니었다. 누렇게 빛바랜 천에 태극문양과 4괘는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가로로 길쭉하지 않으면 세로로 땅딸막한 규격 외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시장상인들은 “중국산 짝퉁이라 그렇다”고 했다.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서울 남대문시장 등에서 만난 태극기의 상당수는 중국산 홍수 속에서 이처럼 수난을 당하고 있었다. 

중국산 태극기의 시장 점유율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시중 상인의 상당수가 중국산 태극기를 취급하고 있었다. 12일 찾은 서울 남대문 시장과 을지로, 종로 일대의 태극기 도ㆍ소매상 10곳 가운데 2곳은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10군데서 구입한 태극기를 감정한 전문가는 다른 3곳의 제품 또한 규격에 맞지 않고 품질이 떨어진 중국산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태극기를 취급하고 있는 상점의 절반 가량이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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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12일 남대문, 종로, 을지로 일대의 태극기 도소매상을 돌며 구입한 태극기들. 홍인택 기자


태극기는 국기법의 엄격한 규정에 따라 제작해야 한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국산 태극기는 대부분 표준규격을 무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시되는 태극기 규격은 길이와 너비의 비례. 국기법 제7조는 깃면의 길이와 너비를 3대 2로 만들 것을 정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태극기는 길이 30㎝에 너비 22㎝ 등 규격 외 제품들이었다. 길이 25㎝, 너비 15㎝의 5대 3 비율로 만들어진 중국산 태극기도 유통되고 있었다. 상인들은 “큰 사이즈들은 국산이 많지만 판매 비중으로 따지면 길이 25㎝, 너비 15㎝짜리 중국산이 10배는 더 나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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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 한 상점에서 구매한 2,000원짜리 태극기는 정상적인 태극기라면 깃면 가운데 있어야 할 태극과 4괘가 왼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홍인택 기자


국기법 7조에는 ‘국기는 가운데의 태극과 내 모서리의 건곤감리로 구성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태극과 4괘가 한쪽으로 치우친 제품도 눈에 띄었다. 깃면에 누런 빛이 감도는 태극기나 태극문양 속 빨간색과 파란색이 균질하게 칠해지지 않아 물결 무늬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태극기를 감정한 이래원 대한민국국기홍보중앙회 회장은 “규격 외 태극기는 하나의 원단에서 최대한 많은 제품을 제단하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원가 절감을 위해 탈색 공정을 덜 거치면 누렇게 빛이 바랜 태극기가 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중국산 태극기도 다르지 않았다. A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태극기를 검색했을 때 노출되는 첫 번째 페이지에서 제조국을 중국이라고 밝힌 제품은 7개였고, 이중 4개는 표준규격이 아니었다. 길이 27㎝, 너비 20㎝로 규격에서 어긋난 태극기의 경우 판매가는 200원에 불과했으며 7,700건을 넘어 판매되고 있었다. B소셜커머스의 경우 판매량 1,2위 제품은 개당 160~200원짜리 중국산 태극기였으며,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마찬가지로 표준규격과는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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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태극기(위쪽)와 겹쳐놓은 중국산 태극기. 흰색 바탕에 누런빛이 더 많이 감돈다. 이래원 대한민국국기중앙홍보회 회장 "원가 절감을 위해 탈색 공정을 덜 거친 경우"라고 설명했다. 홍인택 기자


상인들에 따르면 태극기의 신규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내 생산 업체들은 영세한 데다 국산 보다 저렴한 중국산이 범람하면서 짝퉁 태극기가 판을 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37년간 태극기를 판매해온 길모(68)씨는 12일 “30년 이상을 국산 업체를 통해 태극기를 납품 받고 있지만 원가가 500원 이상 차이나 국산 태극기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가격이 싸다고 규격에도 맞지 않는 중국산이 판을 치고 있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허탈해 했다. 

최근에는 극우 보수단체들이 태극기를 대량 주문하면서 중국산 짝퉁의 범람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30년 동안 체육사를 운영하며 태극기를 판매했다는 종로구 상인 C씨는 “태극기를 대량으로 주문하는 보수단체들이 중국산을 사간다”며 “아무래도 구매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제품을 원할 수밖에 없다 보니 가격 경쟁력이 강한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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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원 회장이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제작한 뱃지에는 임시정부 당시 사용된 태극기(왼쪽)와 현재의 태극기가 함께 그려져있다. 호응을 기대했지만 3.1절 당시 서울역, 서울시청 등 현장에서는 "좌파 태극기"라는 비난을 들었다고 한다. 홍인택 기자


중국산 짝퉁의 범람과 함께 광장에서 이념 대결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태극기의 수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보수단체들이 태극기를 앞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태극기가 극우의 이념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서울 종로 일대에서 태극기와 각종 깃발, 휘장 등을 취급하는 상인 김모(70)씨는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걸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태극기 집회 등으로 태극기 이미지가 손상되는 걸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국산이 비싸니까 중국산 찾는 거야 어쩔 수 없다고 보는데
그렇다고 규격에 안맞는 태극기를 팔면 어떡하냐
나라에서도 저런 규격 안 맞는 태극기는 좀 단속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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