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한결씨의 어린시절 사진과 그의 생일에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팬의 인증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덕’들의 마음일 겁니다. 특히 생일에는 그 스케일이 남달라지는데요. 척 봐도 수천만원 어치가 넘는 선물 꾸러미를 턱턱 안기는 조공 문화가 바로 그것이죠. 그런데 한 가수의 팬들은 그의 생일에 조금 다른 식으로 돈을 썼습니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그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보듬고, 소외된 이웃을 살피고 싶은 마음에서였습니다.
프로젝트 그룹 X1 등에서 활동하는 이한결(20)씨는 보육원 출신입니다. 갓난아기때 버려졌고, 그곳에서 7살까지 살았다는군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지금의 어머니가 한결씨를 아들로 입양했습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지금까지 나를 챙겨줬던 사람들에게 다시 갚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꼭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팬이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의 그룹에 뽑혀 어엿한 가수로 무대로 서는 가수가 됐습니다. 팬들은 그의 생일(12월7일)에 특별한 조공을 준비했고, 이를 공개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팬은 한결씨가 지냈던 보육원에 한결씨의 이름으로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냈습니다. 한결씨는 학창 시절 자신의 어린 시절이 스민 그곳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봤다고 하네요. 그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한결이를 ‘한결이형’를 알고 있다는군요.
이 팬은 “많이 못 해드려서 아쉬운 마음이지만 아이들이 한결이처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과자 등 간식이 가득 담긴 박스 3개를 촬영해 공개했습니다.
이한결씨의 팬이 트위터에 공개한 기부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또 다른 팬은 또 다른 보육원에 한결씨의 이름으로 기저귀를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도 “한결이의 이름으로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습니다.
보육원 출신인 가수를 위해 보육원에 기부한 팬이 남긴 후기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한결이를 위해 하는 후원이지만 내가 더 많은 걸 받은 거 같은 경험’
올해 끝자락으로 달려가는 지금, 주변을 살피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한결씨의 팬이 트위터에 공개한 기부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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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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