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을 빗자루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23)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를 나서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3살 딸을 빗자루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A씨(23)는 17일 오후 1시2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인천지방법원으로 이동했다. A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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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의 A씨는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등장했다. 상·하의는 모두 남색으로 입고 있었다. 손에는 수갑을 차고 몸은 포승줄에 묶여 있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범행에 가담했느냐’ ‘피해 아이에게 할 말은 없냐’ 등의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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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4일 오후 10시59분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원룸에서 딸 B양(3)을 청소용 빗자루와 주먹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일 “딸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지인에게 연락했고, 지인이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이 A씨 자택으로 출동했을 때 B양은 의식을 잃고 호흡하지 않는 등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동학대를 의심한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은 B양의 온몸에서 시퍼런 멍 자국을 발견하고 15일 오전 1시쯤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며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혼모로 B양과 단둘이 원룸에서 지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폭행과 B양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A씨 집을 자주 오갔던 20대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범행 공모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