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근무복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갖춘 모습에 중점을 뒀으며 신축성과 기능성, 쾌적한 착용감을 갖춘 소재를 채택해 동복과 하복으로 제작됐다. 2019.10.18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법궁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勤政殿) 앞이 18일 처음으로 패션쇼 런웨이로 변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궁궐과 조선왕릉 직원들이 입을 새 근무복을 이날 전문 모델과 직원 16명이 참가한 근정전 패션쇼를 통해 공개했다.
직원 근무복은 9품목 28종으로, 동복과 하복으로 나뉜다. 동복은 패딩 점퍼, 짧은 재킷, 바지, 조끼로 구성된다. 동복보다 얇고 가벼운 소재로 만든 하복은 짧은 재킷, 바지, 긴소매 티셔츠, 반소매 티셔츠, 조끼로 이뤄졌다. 전체적으로는 남색을 띠며, 점퍼와 조끼는 파란색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문화유산에서 직원 근무복 패션쇼를 열기는 세계 최초라고 한다"며 "새로워진 근무복과 함께 아름다운 궁궐과 왕릉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 근무복은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문화예술공연팀 의상감독을 지낸 임선옥 파츠파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제작했고, 직원 의견을 수렴한 뒤 전문가 논의를 거쳐 최종 디자인을 선정했다.
임선옥 디렉터는 "직원 근무복은 문화재의 얼굴이기에 디자인하는 데 부담이 컸다"며 "한국의 온화한 정체성을 살리고 화려함보다는 단순함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했다.
궁능유적본부는 새 근무복 특징으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디자인과 기능성을 꼽았다.
근무복은 한복의 부드러운 깃과 동정(한복 저고리 깃 위에 덧대어 꾸미는 헝겊 오리)의 선을 적용해 목선을 단아하게 표현하고, 주머니는 궁궐 담 모양을 응용해 만들었다. 또 밤에는 빛이 반사되는 재질을 사용했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은 "궁궐과 왕릉 직원 근무복은 그동안 관리소별로 지급돼 통일되지 않고 관람객과 구분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새 근무복은 실용성을 강화하고 관람객 안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