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전이나 지금이나 손님은 꾸준히 없어요. 이제는 텅 빈 매장이 익숙해질 정도입니다.”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일하는 알바생 김정훈(가명)씨가 말했다. 그는 ‘불매운동이 식었다’는 언론 보도나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해 “현장에선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유니클로 매장에서 일하는 이진성(가명)씨도 비슷했다. 진성씨는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여전히 이전 매출의 50%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00일이 넘었다. 유니클로 본사 임원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망언을 하면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각에선 ‘한국진출 15년 기념 감사 세일’ 등 유니클로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불매운동이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유니클로 알바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3일과 1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유니클로 알바생 2명을 만났다.
정훈씨는 “제품 세일은 불매운동 전부터 계속 있어왔다”며 “세일 판매대는 원래 재고가 별로 남지 않은 상품을 내놓기 때문에 품절이 잘 된다”고 일축했다. 커뮤니티 게시글에 돌아다니는 ‘상품이 동 난 세일 판매대 사진’은 불매운동이 끝났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진성씨도 “명동점 같은 경우엔 매출이 많이 회복됐다지만 거긴 원래부터 외국인 고객이 많았던 곳”이라며 “다른 지점의 경우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손님은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 구매는 꽤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에 들어가 보니 대표 상품인 후리스는 주요 사이즈가 품절 상태였고, 지난 11일 출시된 패션 브랜드 ‘엔지니어드 가먼츠’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출시 첫 날 일부 상품이 품절됐다.
알바생들은 불매운동 상황을 이용해 보상을 요구하는 진상 고객들에 대한 고충도 털어놓았다. 정훈씨는 “불매운동 중에 물건을 팔아주는데 당연히 추가 할인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하는 손님도 있었다”며 “이 시국을 이용해 더 심한 ‘갑질’을 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성씨는 “‘유니클로’ 로고가 새겨져 있는 쇼핑봉투 대신 다른 봉투에 넣어달라는 손님이 있어서 로고가 보이지 않도록 봉투를 뒤집어서 넣어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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