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카페서 말했을 뿐인데 "조용히 좀 해줄래요?"
8,976 66
2019.06.16 09:58
8,976 66
[프로불편러 박기자]대화하면 째려보고, 짐 놓고 외출까지..서점까지 진출한 카공족

[편집자주]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잠들기 전 눌러본 SNS에서…. 당신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상 속 불편한 이야기들, 프로불편러 박기자가 매주 일요일 전해드립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만의 평일 휴무, 직장인 서하은씨(26)는 어머니와 함께 대학가에 위치한 한 카페를 찾았다. 카페 내부엔 사람이 가득했지만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괜히 눈치가 보여 서씨는 어머니와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10분 뒤 옆자리에서 공부하던 손님이 서씨 쪽을 흘끔거리기 시작했다. 서씨와 어머니가 계속 대화를 이어가자 그 손님은 '공부하는 사람이 많으니 목소리를 낮춰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건넸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의 존재가 '불편'해지고 있다. 늘어나는 '비매너' 카공족으로 인해 카페를 찾기 껄끄러워진 이들의 불만이 많아지면서다.

20190616063013436hidj.jpg

책을 펴고 공부하거나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모습. 이제 주변 카페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됐다. 도서관, 독서실 등 보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카공족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4명은 '카공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몬이 대학생 563명을 대상으로 '카공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스로 카공족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41%가 '그렇다'고 답했다. 공부할 때 선호하는 장소를 '카페'라고 꼽은 응답자도 42.5%로 가장 많았다. '카페에서 취업준비, 공부해 본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77.4%의 대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은 향후 카공족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향후 카공족이 증가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88.3%의 대학생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아니다'는 응답은 11.7%에 그쳤다.

자유로운 환경, 비교적 저렴한 가격 등을 이유로 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카공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일부 '비매너' 카공족의 행태가 다른 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 좌석을 차지하고 공부하는 이들은 대표적인 '비매너' 카공족 유형으로 꼽힌다. 혼자 방문해서 4인석을 점령하거나 자리를 맡아두고 점심 먹으러 다녀오는 등 다른 손님들의 불편을 유발하는 카공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직장인 정모씨(27)는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4인석에 앉아 노트북, 책 등을 잔뜩 꺼내놓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에 그러고 있으면 짜증 난다. 카페 직원에게 조처해달라고 했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장인 박모씨(23)는 "콘센트나 와이파이 없는 카페를 찾아가는 편"이라며 "카페 내부에 콘센트가 있으면 무조건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점심시간에 그런 카페 가면 카공족이 많아 자리가 없어서 일부러 피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료 등 메뉴를 시키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카공족도 적지 않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장인 최모씨(38)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라도 시키면 양반이다. 카페 구석에 앉아서 텀블러를 꺼내 놓고 4~5시간씩 공부하는 손님이 여럿이다. 공부하다가 고구마, 김밥 등을 꺼내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카페서 대화를 나누는 이들에게 눈치를 주는 카공족도 '비매너' 유형 중 하나다. 누리꾼 A씨는 "2명이서 소근소근 대화해도 째려본다. 직접적으로 말만 안 했지 눈 흘기고 한숨 쉬어서 진짜 거슬렸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김모씨(22)는 "학교 주변에 아예 도서관 느낌이 나는 카페도 많다. 분명 사람이 꽉 차 있는데 숨소리만 들린다. 그런 데서 떠들었다가 '조용히 해달라'는 소릴 들은 적 있다. 그래서 이젠 도서관 분위기가 나면 그냥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 '비매너' 카공족이 서점까지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테이블이 마련된 서점에서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개인 공부를 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 누리꾼 B씨는 "카공족이 아니라 진공족이다. '진상공부족'"이라며 "요즘 서점에서 인강 틀어놓고 공부하고, 점심시간 되면 짐 놓고 밥 먹고 오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서점이다보니 문제집이나 수험서도 그냥 가져와서 본다"고 꼬집었다.

직장인 김모씨(33)는 "카페는 공간에 대한 사용료까지 지불하는 곳이라 쳐도 서점에 만들어 놓은 테이블은 책 읽는 사람들 잠깐 쉬어가라는 배려인데…. 그런 데서까지 공부하는 건 정말 몰염치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페들도 '카공족'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카공족의 필수품인 충전용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곳이 늘고 있는 것. 카페들이 테이블 높이를 낮추거나 다소 불편한 의자를 매장에 배치하는 것도 '카공족' 피하기 전략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직 바리스타 권모씨(26)는 "카페에서 공부하거나 업무를 보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이게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행동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카공족이 매너만 지킨다면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나 손님 입장에서 싫어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목록 스크랩 (0)
댓글 6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듀이트리X더쿠 이벤트💙] 덥즈 큐 찐픽! <PX에도 입점한 올영1위 ‘쿨 카밍 선스틱’> 체험 이벤트 249 00:11 12,477
공지 📢이벤트 게시판 신설 및 이벤트 공지 기능 추가 안내📢 01.05 1,688,41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모든 공지를 한 번씩 누르면 접기설정된 공지는 접힙니다📢] 23.11.01 2,015,876
공지 📢📢기능 추가 필독!!!!!!!!!!!!! [모바일 하단바 / 전체게시판 즐겨찾기한 게시판만 보기 / 게시글 공유 기능 등]📢📢 23.08.22 2,097,165
공지 더쿠 GIF 업로드 기능 오픈 및 과거 이미지 복구 관련 안내 23.07.30 1,754,488
공지 검색기능 개선 완료 공지 (23/7/9 12:50 시작단어 한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옵션 개선, ^옵션 삭제) 23.07.08 2,139,265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2,745,07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7번 항목 더쿠 사이트 및 회원들에 대한 비방/조롱 및 유언비어 유포 행위 강력 제재 갱신) 20.04.29 19,590,761
공지 성별관련 공지 16.05.21 20,450,15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2 21.08.23 3,151,75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11 20.09.29 1,925,39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18 20.05.17 2,704,36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46 20.04.30 3,264,40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번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7,615,77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386957 이슈 [KBO] 바뀐 사직야구장 길안내 23:58 135
2386956 이슈 기혼남 30년된 '성기 때' 발견…아내는 몰랐을까? 21 23:55 1,485
2386955 정보 일본 가이시 홀, 개수 공사에 따른 휴관 기간 연장이 결정 당초 예정은 내년 6월까지 23:54 77
2386954 기사/뉴스 "딸 키우고 싶어서"…신생아 5명 매매 후 유기한 부부 실형 5 23:52 523
2386953 유머 2024 나이정리 25 23:51 1,048
2386952 유머 달 월 자가 들어가는 예쁜 한자 단어.jpg 8 23:49 1,071
2386951 이슈 결혼식에 후배가 딱 1명 왔다는 개그맨...jpg 55 23:47 5,414
2386950 기사/뉴스 영화 '오펜하이머', 논란 끝에 피폭국 일본서 개봉…"복잡한 심경" 18 23:46 618
2386949 유머 스스로 유치원 등교하는 댕댕이 3 23:45 820
2386948 이슈 아일릿 원희 프로필.jpg 7 23:44 1,155
2386947 기사/뉴스 샤오미 첫 전기차 'SU7' 돌풍…27분 만에 5만명 몰렸다 9 23:43 490
2386946 이슈 [공홈]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잔류 7 23:43 579
2386945 이슈 변백현! MBTI도 바뀌었는데 아직도 성 붙여서 이름 불리는게 싫어??? 4 23:41 775
2386944 유머 [KBO] 퇴근길 팬서비스까지 야무지게 하고가신 한화 김승연회장님ㅋㅋㅋㅋㅋ 24 23:40 2,261
2386943 기사/뉴스 '마지막MC' 이효리, '엄마의 봄' 부르며 울컥..눈가 촉촉 [Oh!쎈 포인트] 23:38 362
2386942 기사/뉴스 “비트코인 8000개 실수로 버렸다”…매립지 옆에 사는 男 19 23:37 3,178
2386941 이슈 손흥민 사인 받으려고 토트넘 훈련장 앞에서 기다리는 팬들 41 23:37 3,588
2386940 이슈 [원더풀 월드 10회 예고] "이건 고의성이 있다는 거네요?" 4 23:36 595
2386939 이슈 동생들한테 사랑 받는 극한 직업 나우어데이즈 리더 현빈.jpg 2 23:36 311
2386938 기사/뉴스 박휘순 "결혼한 지 3년 넘어, 임신 준비 중" 깜짝 고백 (찐천재) 3 23:35 2,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