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설명하면
전근대 사회에서 왕이 하는 사냥은 일종의 왕권강화책이었음
(진짜 가서 동물을 잡는 사냥만 하는게 아니었음)
http://contents.history.go.kr/mobile/km/view.do?levelId=km_040_0040_0020_0010
왕권을 강화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 바로 사냥임
왕이 단순히 사치와 향락을 위해서 사냥을 나가는 경우보다는
사냥을 통해서 지배층을 단속하고 군사를 사열하는 기능을 한 경우가 더 많음
이게 왜 이렇게 되냐면
왕이 시도 때도 없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없고,
왕은 전방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란기가 아닌 이상 왕은 기본적으로 군사적인 업적을 쌓기가 힘듦
하지만 왕이 직접 사냥을 나간다고 하면 (표면상)
지배층 (귀족등)이 이 왕을 호위하기 위해서 출진해야 하고
왕의 명령을 좋든 싫든 수행해야 함
다시 말해 서열정리가 될 수 밖에 없는 거
귀족들이 앞서서 왕이 사냥하는 걸 말리는 것도
표면적으로는 '민생이 도탄에 빠집니다'였지만
실제로 전근대 사회에서 왕이 사냥에 나가서 하는 일 중 하나는
백성을 직접 만나고 고충을 들어주는 일이었음
궁궐에 있으면 이게 불가능하고, 왕이 혼자 나가서 백성을 만나면 신변 문제가 있지만
왕이 사냥을 한다고 무장된 군사들을 이끌고 나가면 신변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직접 백성들을 만나기가 쉬웠음
그래서 사실 귀족들이 '민생이 도탄에 빠집니다'라고 하는 것도
내실은 '서열정리 당하기 싫어'인 경우가 많음
역사서에 기록될 때는 단순히 사냥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고
귀족들이 민생을 들어서 반대하는 게 많이 기록되고,
왕이 몰락하는 경우에도 사냥을 근거로 삼다 보니
마치 향락을 즐겨서 왕이 망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도 많지만
맥락을 잘 살펴보면 상당수의 왕이 정말 단순히 향락 때문에 사냥을 나갔다고 보기 힘든 경우가 많고
왕의 사냥에 대한 비판도 '민생'을 내세워서 귀족들이 왕권강화에 반발한 경우라고 보는 게 적절한 경우가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