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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물컵 갑질 조현민의 경영 복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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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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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한진칼 전무.
‘조현민 한진칼 전무.ⓒ정의철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씨가 지난주 전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10일 조 씨가 대한항공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전무로 선임된 것이다.

물컵 갑질과 엽기적 샤우팅(혹자들은 그의 목소리가 고라니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고라니 샤우팅’이라고도 부른다)의 진수를 보여준 뒤 고작 14개월만의 복귀다. 2018년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던 언니 조현아 씨도 땅콩 회항 이후 3년 4개월을 기다렸는데, 동생은 그 기간마저 채우지 않았다. 자숙의 기간치고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당연히 여론도 악화일로다. 그런데도 조 씨 남매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건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이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멍청하다는 사실이다.

세간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

조현민의 전격적 복귀는 조 씨 남매가 직면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한항공 그룹은 조현민의 물컵 갑질 이후 외부로부터 심각한 공세에 시달렸다. 올해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아버지 조양호 전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이 좌절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조양호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외형상 회장 직함은 장남 조원태 회장에게 돌아갔는데, 경영권이 매우 불안정하다. 주식을 상속받을 것으로 보이는 조현아와 조현민 자매가 조원태에게 협조하지 않는다면 조원태는 경영권을 방어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조원태가 동생의 환심을 사느라 전무 자리를 내주는 무리수를 뒀다는 게 합리적인 해석이다.

오빠는 그렇다 치고, 조현민은 무슨 생각으로 경영에 복귀했을까? 언론은 “조 전무가 더 이상 세간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해석한다. 충분히 근거 있는 추정이다. 이 집안은 문제가 생기면 겉으로는 사과하지만 속으로는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땅콩 회항 당시 조양호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딸에 대한 교육을 잘못시켜 죄송하다. 아버지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는 그의 진심이 아니었다.

땅콩 회항 사건 직후 조양호 회장이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에게 “우리 현아가 무슨 잘못을 했나?”라며 강하게 반발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소 재벌을 앞장서서 옹호했던 이승철 부회장조차 여론과 지독하게 동떨어진 조양호 회장의 현실 인식에 말문이 막혔다는 후문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김슬찬 인턴기자

그런 아버지의 비호를 받은 조현민 씨가 반성이라는 것을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그는 법적인 문제도 해결됐으니(갑질 혐의는 공소권 없음 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더 이상 세간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조 씨 3남매에게 닥친 시련

문제는 그들의 이번 선택이 그들 남매에게 전혀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있다. 그들의 못된 성격이야 충분히 그러려니 하는데, 사태 파악을 이 정도로 못한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다.

대한항공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진짜 승부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내년 주주총회에서 벌어진다. 그런데 내년 주주총회는 조 씨 일가에게 매우 위태로운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원태가 외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원태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즉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승부부터 만만치 않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이미 한진칼의 지분을 16%나 확보했기 때문이다. 조 씨 3남매가 조양호 회장의 주식을 모두 물려받는다 해도 그들의 지분은 28%다. 조 씨 3남매가 12% 가량 앞서지만, 그들이 이기기 위해서는 66.7%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반면 강성부 펀드는 33.3%만 넘어도 조원태의 이사 연임을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조 씨 3남매에게는 경영권을 방어할 현금 여력도 없다. 아버지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을 경우 이들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20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상속세도 버거운 판에 주식을 더 사 모을 여력이 있을 리가 없다. 반면 강성부 펀드는 현재 16% 정도의 지분을 내년 주주총회 전까지 20% 선으로 높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선택

이런 상황에서 조현민이 복귀하면서 안 그래도 안 좋던 여론이 더 나빠졌다. 여론이 중요한 이유는 국민연금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식을 4.11% 보유하고 있다. 박빙의 승부가 벌어진다면 4.11%는 승패를 가를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최근 이 문제에 대해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조양호 전 회장의 이사 연임을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후 재계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했고, 조양호 전 회장마저 4월 8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연금(현 정부)이 조양호 회장을 죽였다”는 정치 공세까지 펼쳤다.

물론 말도 안 되는 공세지만, 정치권의 파상공세에 국민연금이 부담을 안 느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인지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9.88%나 보유했던 한진칼 주식을 올 들어 꾸준히 팔아 지분율을 4.11%까지 떨어뜨렸다.

그런데 조현민의 복귀로 여론이 뒤집어졌다. 국민연금이 다시 한진칼 분쟁에 개입할 충분한 명분이 생겼다. 조현민 씨는 ‘적’들이 단결한 훌륭한 계기를 선사한 셈이다. 그의 복귀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선택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컵 갑질과 고라니 샤우팅의 주인공이 태연히 경영에 복귀하는 현실은 매우 슬프다. 대한항공 그룹 노동자들이 겪을 고통도 매우 안타깝다. 하지만 승부는 결국 내년 3월 한진칼 주총에서 결정된다. 그리고 그때까지 고작 9개월이 남았을 뿐이다.

http://www.vop.co.kr/A000014144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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