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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아파트 주민들이 부동산 값 올리자고 강남구랑 싸워 신사동,삼성동 이름 가져왔던 관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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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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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청 자치행정과 측은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동네 이미지를 개선하고, 행정 편의적인 ‘숫자 나열식’ 동명 대신 지역 실정에 맞는 동명을 부여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구청 측은 또 "삼성동은 신림10동에 삼성산이 있어서, 신사동은 신림4동을 ‘신사’로 줄여 편하게 부르기 위한 이유가 있었다”며 새 동네 이름의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당시 동명 개정을 통해 구청 측이 옛 봉천6동을 ‘행운동’(幸運洞)으로 바꾼 점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관악구는 동네 이름 변경 문제를 놓고 강남구에 법적 소송을 당하는 ‘굴욕적인’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강남구청 측은 관악구의 새 이름이 시행되기 직전이 지난 2008년 8월 "삼성동과 신사동의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며 관악구청을 상대로 법원에 ‘행정동 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결국 관악구는 우여곡절 끝에 현재 삼성동과 신사동 등 새 이름을 계속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악구 삼성동의 골목길 (사진=손기영 기자) 
   
  ▲신림6동·10동에서 삼성동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동네에는 ‘신림 열쇠’, ‘신림 상회’ 등 옛 이름을 유지한 상점들이 많았다 (사진=손기영 기자) 
지난 해 12월 22일 저녁 찾아간 서울시 관악구 지역은 동명 개정이 이뤄진 지 2년이 넘었지만, 상점 간판 등 동네 곳곳에서 ‘삼성동’과 ‘신사동’이라는 새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시촌이 밀집해 있는 삼성동 인근 관악구 ‘대학동’(大學洞·옛 신림9동) 역시 새 이름이 쓰인 곳이 거의 없는 등 주민들 속에서 새 이름이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또 지하철 2호선 신림역 부근에 있던 버스정류장 안내판에는 여전히 ‘신림4동 동사무소’라고 표기된 반면, 이곳에서 탑승한 버스의 안내방송에는 ‘신사동 주민센터’로 나오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다만 주민센터 등 동네 관공서에만 새롭게 바뀐 이름을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삼성동 앞에 ‘관악구’ 붙여야 이해

삼성동(옛 신림6동·10동) 주민들은 동명 개정 이후, 다른 지역에서 발송된 우편물이 강남구 삼성동으로 보내져 택배비를 더 물고 찾아오거나, 옛 신림본동부터 신림13동(14개 동네에서 11개로 통폐합)까지 모두 바뀐 동네 이름을 일일이 외우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등의 애로사항을 겪고 있었다.

또 ‘거대 재벌’ 삼성그룹을 연상케 하는 새 이름이 신림동과 어울리지 않다며 불만을 표시하거나, 삼성동 앞에 꼭 ‘관악구’를 붙여야 다른 지역 사람들이 알아듣는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다만 노후 주택이 많은 옛 신림6동과 달리 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파트 밀집지역인 옛 신림10동 주민들은 새 이름에 우호적인 편이었다. 

삼성동에서 만난 신선택 씨(62)는 이곳에서 40여 년째 양복점을 운영하고 있는 동네 토박이 중  한명이었다. 그에게 바뀐 동네 이름 이야기를 꺼내자 “우편물이 엉뚱하게 강남구 삼성동으로 보내져, 택배비를 더 주고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옛날부터 삼성동하면 강남구에 있는 동네로 알지, 누가 관악구 삼성동을 떠올리겠느냐”며 답답해했다. 

   
  ▲서울시 관악구 삼성동과 신림동에서 만난 주민들. 왼쪽 상단부터 삼성동 양복점 사장 신석택 씨,  삼성동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최창욱 씨(좌)와 이름을 밝히지 않은 60대 남성, 삼성동 시장 상인 차복순 씨, 신사 시장 상인(왼쪽 조끼 입은 이) 임정민 씨 (사진=손기영 기자) 

동명 개정 과정에서 다수의 옛 신림6동 주민들은 ‘신림’이라는 이름을 남기고자, ‘원래 신림동’을 뜻하는 ‘원신림동’, ‘원신동’을 제안했지만, 옛 신림6동보다 인구가 많은 옛 신림10동 주민들의 제안이 채택돼 삼성동이라는 동네 이름이 결정됐다고 신 씨 등 주민들은 전했다.

‘동네 토박이’들이 많은 옛 신림6동과 달리, 옛 신림10동은 아파트 밀집지역이며, 대부분 건물이 새롭게 지어진 이후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이들이 살고 있다. 신 씨는 “우리와 달리 신림동에 대한 향수가 별로 없는 아파트촌 사람들에게는 삼성동이 더 세련되고 멋져 보일 수 있을 것 아니냐”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한편 새 이름의 선정 사유가 된 삼성산(三聖山)은 옛 신림10동에 위치하고 있다.

신 씨의 양복점 옆에는 간판에 ‘소 허파 볶음, 뼈 없는 닭발’이라고만 적힌 가게 이름도 없는 식당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옛 신림6동(삼성동)에서 30여 년간 산 최창욱 씨(50)와 옛 신림7동인 ‘난향동(蘭香洞)’ 주민인 60대 남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 건설 현장에서 ‘벽돌 쌓기’ 일을 하는 일용직 노동자였으며, 소주 한잔을 건네며 이들에게 동네 이름 이야기를 꺼내봤다.

삼성그룹 연상되는 동네 이름

최 씨는 “ 어느 잘나가는 재벌처럼 동네에 ‘별’이 세 개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구청에 있는 놈들이 어울리지 않는 동네 이름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 듣기 거북하다”며 불쾌한 반응이었다. 최 씨의 말이 끝나자 60대 남성 역시 “신림동이란 이름이 얼마나 구수하고 좋은데, 그동안 **** 놈들 할 게 없으니까, 멀쩡한 동네 이름이나 바꾸고 탁상공론을 해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옛 신림6동 시장에서 30여 년째 생선 가게를 하고 있는 차복순 씨(67)는 작은 연탄난로에 몸을 녹이며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차 씨 역시 “동네에서 누굴 찾을 때 (그 사람의) 큰 아이 이름 불러야 알지, 막내 아이 이름 부르면 알아듣겠냐. 동네 사람들이 원래 이름인 신림6동이라고 하면 다 알아듣지만, 삼성동이라고 하면 어리둥절해 한다. 또 신림동의 새 이름들을 어떻게 다 외우겠느냐”며 불평했다.

   
  ▲동명 개정에 따라 ‘신사 시장’으로 이름을 바꾼 옛 신림4동 시장 (사진=손기영 기자) 
삼성산 인근 식당에 동네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던 이경숙 씨(57)는 “강남 따라가면 좋겠지만, 주민들이 잘 살게 하는 정책을 펴야지 이름만 바꿔놓으면 무슨 소용 있느냐”고 따졌고, 일행인 박옥주 씨(54)도 “다른 사람들이 어디 사는지 물어보면, 꼭 삼성동 앞에 ‘관악구’를 붙여야 알아듣는다. 왜 구청까지 나서서 창피를 주냐”고 하소연했다. 두 사람 모두 옛 신림10동 ‘주택가’에 거주하는 주민이다.

반면 옛 신림10동 아파트 밀집지역을 찾아가자, 삼성동이란 새 이름에 대한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4년 전 옛 신림10동 ‘벽산 블루밍아파트’로 이사왔다고 밝힌 김 아무개 씨(43)는 “처음에는 왜 바꾸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대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인 서 아무개 씨(58)도 “신림동 이미지가 좋지 않은데, 삼성동은 아무래도 낫지 않느냐. 세련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옛 신림10동에서 7년째 살고 있는 주민이기도 한 ‘삼성공인중개사’의 김명자 대표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동명 개정 조사 당시 옛 신림10동 아파트촌 엄마들 사이에서 신림동이 달동네 이미지가 나니까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동네 이름이 세련되게 바뀌면, 아무래도 집값이나 땅값이 예전보다 오르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택시 타면 강남구 신사동으로 직행

‘신사동’(新士洞)으로 이름을 바꾼 옛 신림4동에서도 동명 개정 이후, 택시를 탔지만 관악구 신사동이 아닌 강남구 신사동에 도착한 해프닝 등 주민들의 웃지 못할 사연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제법 규모가 컸던 ‘신사시장’(옛 신림4동 시장)이 있었으며, 상인들은 시장 이름이 ‘강남스럽게’ 바뀐 이후에도 장사가 잘 안 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신사시장’에서 만난 상인 박 아무개 씨는 이곳에서 12년째 생선가게를 하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 술 먹고 택시타면서 신사동으로 가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재수 없게 택시가 강남구 신사동으로 간 적이 있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이미 강남구와 은평구에 신사동이 있는데, 왜 쪽팔리게 관악구에서 신사동을 만드느냐. 공무원들이 쓸 데 없이 이름을 바꾼 것 같다”며 “얼마 전 이곳 시장 이름이 신사시장으로 바뀌었지만, 장사가 안 되긴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 ‘진행청과’에서 일하던 임정민 씨(30)도 “상인들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지, 이름이 바뀐 이후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아이들과 함께 시장 어묵 가게를 찾은 신사동 주민 서보경 씨(36)는 “좋은 이름들을 놔두고, 굳이 다른 곳에 있던 동네 이름을 따라 쓸 필요까지 있겠느냐. 강남구, 은평구 신사동 주민들이 우리들을 어떻게 보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옛 관악구 대학동(옛 신림9동)에 있는 ‘신세계 공인중개사’ 측은 "동네 이름이 바뀌면서 신림동 지역의 집값, 땅값 등이 올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하기도 했다.

동네 이름 바뀌었지만 장사 그대로

동명 개정 조사와 관련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신사동의 ‘연세공인중계사’ 대표는 <레디앙>과의 통화에서 “3년 전부터 옛 신림4동에 살고 있는데 당시 시장 상인이나 주민들 중 조사에 진지하게 응한 이들이 거의 없었다. 또 아예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이도 있었다"며 "대부분 생계가 바빠서 ‘하자는 대로 하자’는 식의 분위기였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시장 ‘진행청과’에서 일하는 임정민 씨도 “이곳 상인들이 장사하기도 바쁜데, 그것까지 어떻게 일일이 신경 쓸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요약: 
1. 원래 관악구에 신림동(신림n동)들이 있었음. 원 주민들은 동네 이름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았음,  (바꿀 이유없음. 익숙한 지명) 

2. 신축 아파트 부녀회측에서 동이름이 빈티난다고 불평이 자자했음. 

"‘동네 토박이’들이 많은 옛 신림6동과 달리, 옛 신림10동은 아파트 밀집지역이며, 대부분 건물이 새롭게 지어진 이후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이들이 살고 있다."

"신림10동 아파트촌 엄마들 사이에서 신림동이 달동네 이미지가 나니까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동네 이름이 세련되게 바뀌면, 아무래도 집값이나 땅값이 예전보다 오르지 않겠느냐" 

3.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서 구청을 쑤석임. 그 의견을 받아들인 관악구청에서 이름 바꿈. 강남구랑 소송도함. 결국 바뀜. 

4. 정작 기존부터 몇십년씩 살아온 주민들은 불편하고 이름이 저게 뭐냐고 불평함. 바뀐 동 이름 기억하는것도 존나 귀찮았음. 

5. 아파트촌에선 만족중. (자기들이야 ~아파트 ~동 이라고 말하면 끝나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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