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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화성 8차 사건 말고도 억울한 사연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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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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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사건 말고도 억울한 사연 '수두룩'
기사입력 2019.10.13. 오전 9:30 기사원문 스크랩 본문듣기  설정

폭행·가혹행위로 허위 진술조서 받아 범인 조작한 사례

누명 쓴 채 스스로 목숨끊은 '평범한 사람들'도 있어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검거돼 20년간 수형생활을 한 윤모(검거 당시 22) 씨가 결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과거 억울한 누명을 썼던 사람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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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조사 (CG)[연합뉴스TV 제공]


경찰의 강압 수사에 못 이겨 처벌을 감수한 채 허위자백을 했던 이들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후유증으로 숨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찰은 아무런 증거 없이 의심 가는 용의자를 상대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았고, 미리 설계한 대로 자백을 받아내 범인으로 특정하기도 했는데, 이런 그릇된 수사방식은 현재로선 상상조차 불가능할 정도이다.

화성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다뤄진 9차 사건의 수사 과정을 뜯어보면,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다.

경찰은 1990년 12월 17일 화성 9차 사건의 피해자 김모(13) 양을 살해한 용의자로 윤모(19) 군을 검거,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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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9차 사건 용의자로 특정된 윤모군 현장검증.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군은 순간적인 성적 충동을 해소하기 위해 김 양을 추행하려 했으나 우발적으로 살해에 이르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윤 군은 현장검증에서 "모든 자백은 경찰이 시켜서 했다"며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다.

윤 군이 범행을 부인하는 데다 그의 직장동료 증언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시 윤 군은 통근버스를 타고 퇴근하고 있었고, 2차례나 이뤄진 정밀감식에서 검출되지 않던 점퍼의 혈흔이 갑자기 발견됐다는 경찰 발표가 나오자 증거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윤 군에게 자백을 받아낸 경찰관들이 이에 앞서 사건 현장 부근에 사는 김모(19) 군을 강제로 연행, 자신들이 만든 조서를 보여주며 손도장을 찍으라고 강요하고 폭행한 사실 또한 추가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애꿎은 10대를 범인으로 몰았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검찰로 송치된 윤 군은 일본에서 진행된 유전자 감정 결과 범인이 아니라는 회신을 받아 최종적으로 혐의를 벗게 됐다.

화성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사람은 윤 군 한 사람만이 아니다.

과학수사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어서 사건 현장 보존 등 초동조처는 엉망이었고, 지문이나 혈흔 등 증거물 수집이 제대로 안 될 때가 많았다.

이는 폭행과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하는 수사가 버젓이 이뤄진 하나의 배경이기도 하다.

아무런 죄 없이 경찰에 끌려갔던 사람들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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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이춘재 범행 일지(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 씨가 모방범죄로 알려진 화성사건의 제8차 사건까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가 자백한 14건의 살인사건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zeroground@yna.co.kr


1990년 12월 18일 화성 9차 사건의 용의자로 조사받은 차모(당시 38) 씨가 화성 병점역 부근 열차 건널목에서 기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이로부터 20여일 전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풀려난 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991년 4월 17일에는 화성 10차 사건과 관련한 수사대상자인 장모(당시 33) 씨가 오산의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장 씨는 추행 혐의로 입건된 전력이 있고, 환각제를 상습 복용해왔다는 이유로 용의선상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설이나 다름없는 황당한 제보로 인해 경찰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숨진 사람도 있다.

1997년 2월 10일 김모(당시 45) 씨가 수원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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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한 김모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씨는 1987년 1월 화성 5차 사건 발생 이후부터 경찰 감시를 받아오다 1993년 5월에 이르러서는 한 재미교포의 제보로 본격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제보는 "꿈속에서 화성 사건의 범인으로 김 씨라는 이름을 봤고, 이것은 분명 신의 계시"라는 등 황당한 내용이었으나, 경찰은 이를 근거로 3달에 걸쳐 수사했다.

무혐의로 풀려난 뒤인 같은 해 8월 결백을 주장하며 자살을 기도한 김 씨는 당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후에도 거의 매일 술에 의지해 살아가다 건강이 악화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으로 기록된 화성 사건의 수사대상자는 2만1천280명에 달한다.

이런 점에 미뤄보면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로 고통받았으나, 피해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화성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과 별개로, 억울한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yh@yna.co.kr

이춘재 ㅅㅂㄴ 때문에 생긴 일이긴 하지만 무고한 사람 괴롭힌 경찰도 진짜 할말하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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