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디스패치 기사를 보고 쓰는 글임.
못 본 사람은 이거부터 읽어보고
https://www.dispatch.co.kr/2084030
본인은 현업에서 일하는 작곡가이고,
해당 기사에서 말하는 Splice 라는 샘플 사이트를 보통 어떻게 이용하는지 간단하게 설명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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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에서 의문제기를 하고 있는 부분을 보면
"슈가가 해당 인물을 모르다는 가정하에 가설을 세웠을 때, Splice 사용시 해당 샘플팩의 설명란을 읽지 않은 것이냐?"
라는 말로 해석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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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본적으로 나는 Splice의 샘플팩 세부 페이지로 들어가서, 샘플팩의 세부 설명란을 일일히 읽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말이 극히 드물다는거지, 사실상 읽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해도 무방함.
그리고 윗 사진의 샘플팩 설명을 보면 중간에 문장이 짤려있는데, 해당 부분까지 문제의 인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존재하지 않음.
이렇게 More 버튼을 눌러서 세부 설명란으로 들어가야만 읽을 수 있는 내용인데,
샘플팩의 More 버튼까지 눌러서 설명을 하나하나 정독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극 소수 중 소수임.
내 경험을 되돌아봤을 때, 주변 작곡가들 or 공동작업을 했던 경우 이런 방식으로 샘플 서칭을 하는 경우는 단 한번도 못 봄.
또한 애초에 샘플팩의 세부 페이지로 들어가는 경우도 잦지 않음.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Splice 샘플 서칭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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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색창에 원하는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관련된 모든 샘플들이 세로로 줄지어서 나옴.
2. 상단부터 순서대로 (연관성/인기도)순 + (장르/조성/템포) 등 여러가지 종류로 필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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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원하는 조건들을 설정해 놓고, 최대한 많은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는 "전체 페이지"에서 서칭을 하는 방법을 상당히 많이 사용함.
이렇게 전체 키워드만 설정해놓으면 내가 설정한 가이드라인 내부에 있는 공통적인 사운드들만 검색되니까
그 후에는 윗 움짤처럼 무작위로 하나 플레이를 시켜놓고, 아래로 키보드 방향키만 누르면서 연이어 샘플들을 들어보는 경우가 많음.
그리고 작곡가들은 많은 양의 샘플들을 검색하기 때문에, 샘플의 제목을 하나하나 보는 경우도 극히 드물음.
워낙 특이한 샘플 제목도 많고, 제목만 가지고 디테일한 정보를 얻는 것은 불가능함.
따라서 어차피 소리만 들어보면 1~2초 내에 내가 원하는 사운드인지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윗 움짤처럼 사운드를 듣고 눈으로 소리의 파형을 보면서, 원하는 소리가 아닌 것 같으면 빠르게 넘기는 경우가 많음.
쭉 듣다가 마음에 드는 샘플들이 공통된 샘플팩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해당 샘플팩에 들어가서 단순히 똑같은 방법으로 서칭하는 거지.
또한 Splice는 이렇게 웹페이지가 아닌 데스크탑 프로그램으로 나온 버전이 존재
데스크탑 앱의 경우에도 서칭 방식은 위에 설명한 내용과 동일
여기서 중요한 점은 웹페이지 버전과 데스크탑 버전의 차이점임.
웹페이지 버전은 샘플을 다운받고 DAW(프로그램)에 다이렉트로 올려놓는게 불가능함.
하지만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다운받은 샘플을 다이렉트로 올려놓을 수 있음.
여기서 오는 작업 편리성의 차이는 매우 큼.
또한 윗 움짤을 보면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보다시피 샘플팩의 상세페이지에 설명이 전혀 적혀있지 않음.
물론 사람마다 웹페이지 버전 or 데스크탑 버전의 선호도는 갈리며, 통계가 없기 때문에 어떤 버전을 더 많이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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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얘기하는 부분들은 당연히 절대적인 내용은 아님.
허나 디스패치는 실 사용자들의 작업 방식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을로 보임.
결론적으로 내 글을 읽어보면 슈가가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했다"라고 해명한 부분은 충분히 수긍 가능하다고 보임.
주로 웹페이지 버전을 사용할 경우 이를 인지하기에는 충분히 어려울 수 있고, 만약 데스크탑 버전을 사용할 경우 더더욱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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