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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글씨마저도 스펙 시대…'지렁이체 바꿔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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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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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악필이면 감점, 자격시험 통과 못해”…교정 수강생 40%가 고시생·취준생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장모씨(24)는 지난 학기 민법 중간고사에서 감점을 받았다. 교수는 답안지를 나눠주며 “글씨 때문에 점수가 깎였다”고 했다. “이렇게 글씨를 쓰면 변호사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고도 했다. 장씨는 방학하자마자 글씨 교정학원에 등록했다. 장씨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에 학원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필기구 잡는 법부터 다시 배웠다.

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행정·임용고시, 변호사·노무사 등 논술형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자필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학원에서는 오래 쓸 수 있도록 손힘을 조절하는 방법, 시험 시간에 맞춰서 빠르게 정자체를 쓰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18일 서울 강남구 선릉에 있는 교정 학원 관계자는 “수강생의 약 30~40%가 고시생과 취업준비생”이라며 “취업이 잘 안되면서 또 다른 경쟁력을 갖추려고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읽기 좋은 글씨체가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해 학원을 찾는다. 인천 송도에서 교정학원을 운영하는 박선준씨(40)는 “학원을 찾는 분들은 ‘내가 글씨를 못 써서 계속 떨어지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글씨체 교본이나 필기구에 끼워서 쓰는 간이 교정 기구를 사 스스로 글씨를 교정하는 이들도 있다.

포털 취업 카페에 ‘글씨’를 검색하면 “악필인데도 필기에 통과한 분 계신가요” “글씨가 별로라고 채점도 안 하고 그러진 않겠죠?” 같은 게시글이 자주 나온다.

오뚜기, 산업은행 등 여러 기업이 자필 자기소개서를 쓰도록 요구한다. 이 회사 지원자들은 취업 카페에 “글씨에서 차분함, 꼼꼼함 등 사람 성향이 드러난다” “줄자로 맞춰서 써라” 같은 정보를 공유한다.

학원 관계자들은 취업준비생들이 글씨 교정학원을 찾는 이유를 ‘취업 절벽’과 ‘공무원 쏠림’ 현상과 연결해 분석한다. 선릉의 교정학원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나 대학교 1, 2학년생들이 고시를 준비한다며 찾아온다”며 “공무원 시험으로 쏠리는 사회 분위기 영향”이라고 했다. 박씨는 “답안지나 자기소개서 여러 개를 펼쳐놓고 평가를 할 텐데 그중 글씨가 눈에 띄면 당연히 ‘플러스알파’”라며 “글씨도 본인을 표현하는 매체가 된 것”이라고 했다.

취업준비생들은 “글씨도 스펙이 된 지 오래다. 비싼 학원비가 부담”이라고 말한다. 학원비는 시간당 2만~3만원. 장씨는 “학원비는 50시간 기준 100만원 정도였다”며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글씨로 불이익을 당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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