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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미·중 징용피해자엔 사과한 미쓰비시, 왜 한국에만 강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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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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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해자 논의 요청 묵묵부답
3~4년 전 미·중 피해자엔 "사과"
"조선인 노역 불법 아니라는 논리"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 본사 전경. [AP=연합뉴스]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 본사 전경. [AP=연합뉴스]
일본의 대표적 전범기업인 미쓰비시는 16일 양금덕 할머니 등 강제노역 피해자 5명에게 1인당 1억~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지난해 11월)에 대한 이행방안을 논의하자는 피해자 측 요청을 또 다시 거부했다. 사실상 판결을 이행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미쓰비시가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소송 대리인단 등은 미쓰비시의 압류 재산을 현금화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자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미쓰비시 중공업의 자산 매각과 관련, "만에 하나 일본 기업에 피해가 미치는 일이 생기면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쓰비시가 이처럼 일본 정부를 등에 업고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에 대해 보상은커녕 고개조차 숙이지 않고 있지만, 3~4년 전 미국과 중국 등 열강의 피해자들에겐 이미 사과와 보상을 약속했다. '이중잣대'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2015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카모토 유키오 미쓰비시 마테리얼 이사회 임원과 기무라 히카루 상무, 제임스 머피 강제노역 피해자가 함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왼쪽부터). [AP=연합뉴스]

2015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카모토 유키오 미쓰비시 마테리얼 이사회 임원과 기무라 히카루 상무, 제임스 머피 강제노역 피해자가 함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왼쪽부터). [AP=연합뉴스]

 
미국·중국선 고개 숙인 미쓰비시

4년 전인 2015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선 낯선 모습이 연출됐다.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 미쓰비시 머티리얼 사외이사가 미쓰비시의 전쟁범죄에 대해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오카모토 사외이사는 기무라 히카루(木村光) 미쓰비시 머티리얼 상무와 함께 90대 노인이 된 미쓰비시 강제노역 피해자 제임스 머피의 손을 꼭 잡았다.

미군 포로 출신인 그는 태평양 전쟁 당시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잡힌 뒤 일본으로 끌려가 미쓰비시 탄광 등에서 강제노역을 당했다. 태평양 전쟁 당시 1만2000여명에 달하는 미군 포로 강제노역 피해자를 대표해 그가 미쓰비시 간부들 앞에 선 것이다.

기무라 상무는 미국 LA 유대인 인권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에서 "우리는 전쟁포로를 가장 심하게 착취한 기업 중 하나"라며 "미국 전쟁 포로들과 그 가족들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측의 사과에 머피는 "70여년 동안 갈망해온 영광스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BBC 등 외신은 미쓰비시의 전쟁범죄 사과에 대해 "사실상 일본 전범기업의 첫 사과"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미쓰비시의 사과는 중국에서도 이뤄졌다. 2016년 6월 미쓰비시는 중국 베이징에서 3765명에 달하는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하며, 1인당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내놓겠다고 했다. 2년 전 중국인 강제노역 피해자들이 중국 법원에 소송을 낸 데 따른 보상책이었다. 당시 미쓰비시 대변인은 "피해자들에 사과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사과의 증거로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는 기금을 조성해 기념비를 만들고, 추도행사를 진행한다는 보상안도 함께 내놨다. 중국인 피해자 3765명에 대한 보상액은 총 660억원에 달한다. 당시 미쓰비시는 중국인 강제노역 피해자 대표 세 명과 합의서에 서명까지 마쳤다.

지난해 12월 5일 광주고법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함께 미쓰비시중공업의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5일 광주고법에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함께 미쓰비시중공업의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 홀대', 유독 한국에서만

미쓰비시를 비롯한 일본 전범기업은 왜 유독 한국에만 뻣뻣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걸까. 지한파 정치학자인 호사카 유지(保坂祐二)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이같은 미쓰비시의 태도에 대해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본 정부와 같은 논리"라고 분석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에 대해서만 반응을 보이지 않는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의 논리는 아베 정권의 논리와 같다"며 "과거 일본이 조선을 합법적으로 점거했기 때문에 당시 조선인은 일본인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일본 법에 따라 일본인도 강제 징용됐기 때문에 일본 기업에 의한 조선인의 강제 징용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https://news.v.daum.net/v/20190717050137655?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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