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6일 국회 정상화로 향하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루한 공방만 이어갔다. 6월 국회는 제1야당을 제외한 반쪽 국회로 문을 열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 세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들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막판 물밑협상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을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해 왔다. 거대 양당 간의 중재자를 자임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는 주말에도 여러 번 통화했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는 만나서 얘기를 나눴다”며 “두 당이 서로 양보를 안 해 사실상 협상은 결렬됐다”고 말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한국당이 요구한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국회 경제청문회 도입 문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선(先) 경제청문회, 후(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재의 경제 위기가 정부 말대로 대외 여건 때문인지 아니면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정책적 문제인지 청문회를 통해 짚어야 한다”며 “정확한 원인을 규명한 뒤 어떤 성격의 추경이 필요한지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국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지도부 회의를 마친 뒤 “(경제청문회는) 프레임 문제이고 여태껏 국회에서 관례가 없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민주당은 7월 중 추경 집행을 위해서는 청문회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6월 국회를 열면 기획재정위원회 등 상임위 현안 질의를 통해 충분히 경제 실정 문제를 따져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 협상을 대하는 한국당의 진정성도 의심하고 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호소문에 대해 “그간 국회의 시급한 논의들을 외면했던 한국당이 이제야 들고 나온 경제청문회는 참으로 뜬금없고 갑갑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여야가 국회 정상화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국회는 일단 한국당을 제외하고 첫발을 떼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바른미래당 오 원내대표는 “17일에도 협상 타결이 안 되면 우리 당은 행동에 돌입하겠다”며 6월 국회 독자 소집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17일 오후 2시 6월 국회 소집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오 원내대표는 “국회 문을 열겠다는 절박한 의지가 있는 의원들이 (임시국회 소집 요건인) 75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소집요구서를 내면 국회가 열리겠지만 그 다음이 문제”라며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은 오늘까지 상황이고 내일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17일 중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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