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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유용/추천 제39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⑥ - 양천공원 책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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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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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로아키텍츠   |   김정임

처음 할 일은 공원 안에 집을 앉힐 자리를 찾는 것이었다. 야외공연장 무대구조물을 개조하여 어린이놀이터로 만든 장소 옆에 자리를 잡아 기능을 묶어주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집을 앉힐 터에는 듬성듬성 몇 그루의 나무가 있었는데 수형이 예쁜 감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그 나무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시작한 것이 결과적으로 예전부터 그곳에 있어온 것들의 존재를 다 수용하며 집을 앉히는 것으로 발전되었다. 감나무와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나무그늘 아래 둘러앉을 수 있는 외부공간을 만들고 서쪽의 놀이터와 동쪽 잔디밭의 둥근 선형을 그대로 가져와 집을 앉혔다. 먼저 있었던 존재들 사이를 조심스레 비집고 들어가 집이 앉은 모양새이다.

부지에 있던 1.2미터 정도의 레벨차이는 내부에서 그대로 경사로로 연결하여 아래 레벨은 카페와 어우러져 차 한 잔 하면서 책 읽는 공간으로, 윗 레벨에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를 두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었다. 또한 레벨 차를 이용해 몇 단의 스텝식 좌석을 만들었는데 그 앞쪽의 잔디밭을 향한 외벽은 폴딩 도어를 설치해 계절 좋은 날은 열어서 작은 음악회나 영화상영 등 공원과 연계된 다양한 이벤트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도서관을 설계할 때 예전에는 서재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면 요즘은 거실 같은 분위기의 공간으로 만드는 추세이다. 양천공원 책 쉼터도 개방된 하나의 공간으로 계획하여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실 같은 분위기가 되길 바라며 계획하였다.

지붕하중을 받치는 구조재가 별도의 존재감을 갖지 않도록 중앙의 커피스탠드를 콘크리트 구조로 하고 감나무와 느티나무 쉼터의 책장에 스틸플레이트를 결합하여 구조재로 사용하였다. 140평 정도의 단층 건물은 녹음이 우거졌을 때나 잎을 떨군 후 짙은 색의 나뭇가지들이 돋보일 수 있는 배경이 되도록 아이보리색 벽돌로 마감하였다. 놀이터와 책쉼터 사이에 있던 둔탁한 스테인레스 프레임 캐노피는 철거하고 두께 9mm 철판을 가느다란 원형기둥으로 받친 간결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어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그리고 함께 온 어른들이 쉴 수 있는 그늘막이 될 수 있게 하였다.

공원과 도서관은 참 잘 어울린다.
개관 후 거기서 일하시는 사서선생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비오는 날, 눈오는 날이 참 좋다는 얘길 해주셨다. 생각해보니 궂은 날 건물 안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책장을 넘기며 공원을 바라보는 기분이 꽤 괜찮을 것 같다. 서울시에서는 혹한기나 혹서기에도 공원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공원 안에 쉼터 만들기 사업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생활SOC사업이고 거창하게 말하면 공간복지를 구현하는 일인건데 아뭏튼 동네에 누구나 갈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많이 있다는 건 모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고 이를 설계할 기회를 갖게 된 건 건축가에게도 무척 보람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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